외부 전문가 칼럼
[기획] SK이노베이션과 함께한 ‘행복Green디자인展’ – 국민대학교 장중식 조형대학장
2023.08.25 | SKinno News

 

국민대학교 조형대학은 3년마다 한 번씩 ‘조형전’이라는 대규모 종합전시를 진행해 왔다. 공업디자인, 시각디자인, 의상디자인, 금속공예, 도자공예, 공간디자인, 영상디자인, 자동차·운송디자인, AI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공에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연구한 결과물을 선보였다. 1976년 제1회를 시작으로 17회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한 결과를 전시했고, 1993년도 조형전에서는 ‘그린(Green)디자인’을 주제로 전시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 ‘행복그린디자인展(전)’은 ‘친환경’과 그 해결방안인 ‘탄소감축 노력’ 등에 대한 대국민 인식 변화를 목표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 SK이노베이션과 디자인교육의 명문 국민대학교가 함께 준비했다. 청년 학도들의 실질적이며 주도적인 참여를 독려하여 산학 공동의 연구를 진행했으며, 그 연구 결과물의 실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2023년 봄학기 수업을 통해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7개 학과(공업디자인, 시각디자인, 금속공예, 도자공예, 공간디자인, 자동차운송디자인, AI디자인)의 학부생과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TED) 6개 학과(디자인사이언스, 스마트경험디자인, 제품이노베이션디자인, 공간문화디자인, 시각디자인, 건축디자인) 및 일반대학원 1개 학과(혁신소재리뉴어블디자인학과 혁신제품디자인전공) 석/박사과정생 등 418명이 각 전공별 지도교수 33명과 함께 총 261점의 작품을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국민대학교 디자인계열 각 전공별 특성을 살려 ‘행복한 생활’, ‘그린 캠페인’, ‘행코 이야기’라는 3개 부문으로 구성했으며, 학생들의 의견에 따라 서울특별시의 랜드마크인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행복한 생활’ 부문은 전체 작품의 20% 정도로, 창의적인 장신구나 테이블웨어와 같은 소품디자인 결과물이 창출되었다. ‘그린 캠페인’ 부문은 SK이노베이션의 ESG 관련 아이디어 및 콘셉트디자인으로, ‘탄소배출 감축’, ‘지구환경보호’, ‘그린디자인’, ‘지구온난화’,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넷제로(Net Zero)’, ‘미래형 에너지 스테이션’, ‘SK이노베이션 전용 서체’ 등 전체 작품의 40%를 차지했다. 재미있는 ‘행코 이야기’ 부문에서는 행코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goods)와 서체, 영상물 및 캐릭터 등 다양한 콘텐츠로 표현되었고 30% 정도로 구성되었다.

 

‘행복그린디자인전’ 포스터 및 사인

 

전시장은 폐플라스틱으로 제작한 팔레트를 활용, 탄소 장막으로 형성된 미로를 표현하고 그 가운데 청년들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와 해법을 디자인으로 제시한다는 의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수상과 관련된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SK이노베이션과 같이 수상자를 선정하여 시상하는 프로세스로, 2단계의 심사를 통해 수상자를 선발한다. 두 번째는 SK이노베이션에서 수상과는 별개로 활용 가치가 있는 작품을 선정 후 기술이전을 통해 실무 적용 가능성 검토와 함께 실용화를 추진하는 프로세스로,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마지막 세 번째로는 전시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인기투표를 통해 선정된 인기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과 국민대학교 공동 주최로 8월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뮤지엄관 2층 전시2관에서 열린 ‘행복그린디자인전’ 전시장 내부 전경(좌)과 전시작품 행코 슈퍼사인(우)

 

수상 여부를 떠나 현장에서 관람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우선 전시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행코 슈퍼사인’은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캐릭터인 ‘행코’를 4m가 넘는 대형 공기 조형물로 표현한 작품이다. 행코 옆에 위치한 돔(Dome) 형태의 조형물은 탄소 풀러렌(fullerene) 구조와 유사한 2.4m 높이의 프레임 구조로 제작해 탄소와 지구를 표현했다. 또 돔의 오각형, 육각형 면에는 ESG 관련 키워드와 더불어 전시작들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키워드(RE100, 10억 마리의 코끼리 등)를 넣었다. 본 조형물을 통해 “행코와 함께 탄소를 잡고 지구를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으며, 포토존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았다.

 

‘행복그린디자인전’ 전시 작품인 SK이노베이션 전용 서체 연구결과물

 

또한 SK이노베이션 전용 서체와 더불어 행코 캐릭터를 표현한 작품,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굿즈, 가구 콘셉트 디자인, 건축물 디자인, 폐소재를 활용한 공예작품 등이 다양하게 전시되었다.

 

‘행복그린디자인전’ 전시 작품인 행코 보드게임(좌)과 행코의 신규 캐릭터 친구들 ‘코코코’(우)

 

행코를 활용해 제작한 보드게임과 캐릭터 디자인 등 아기자기하고 매력적인 작품들 역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여러 동물을 캐릭터화하여 제작한 행코의 새로운 친구들 ‘코코코’는 다양한 분야의 환경 문제를 조명하며 보다 발전된 연대 의식을 보여주었다.

 

‘행복그린디자인전’ 전시 작품인 불편한 의자(좌)와 리사이클 모바일플랫폼시스템(우)

 

일반적인 의자와 달리 계속해서 중심을 잡기 위해 애써야 하는 ‘불편한 의자’도 인기였다.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진 폐어망을 활용한 연결부위와, 재활용 가능한 나무 합판으로 제작된 ‘불편한 의자’는 환경오염에 대해 끊임없는 긴장감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당장 눈앞의 이익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는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의자에 앉아 두 다리를 바닥에 대고 중심을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인간과 환경에 대한 불균형을 인지하고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리사이클 모바일 플랫폼 시스템’은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작품들은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비즈니스 측면의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행복그린디자인전’ 전시 작품인 신규 에너지 스테이션 콘셉트 디자인(좌)과 아기코끼리 디자인(우)

 

‘SK에너지스테이션 디자인’ 팀은 전기차 충전을 위한 신규 에너지 스테이션의 콘셉트 디자인을 선보였다. 기존 주유소에서 나아가, 사람들이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변화를 디자인하여 제안했다. ‘BEPA(Baby Elephant Protection Association)’ 팀은 ‘행코’ 캐릭터를 모티브로, 친환경적인 미래 지구에서 행복한 아기 코끼리를 표현한 오브제를 전시하고 배부했다.

 

애기 코끼리의 줄임말 ‘애코’ 오브제에는 환경을 의미하는 단어 ‘Eco’와 메아리를 뜻하는 ‘Echo’의 의미를 함께 담아, 환경보호 메시지를 널리 퍼뜨리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또한 ‘애코’를 세라믹 오브제 폐플라스틱 키링으로 제작하여 전시하고, 관람객들에게 배부해 작은 실천의 메시지를 전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잼버리 단원들과 관람객들의 관심 덕에 전시 종료일에는 모든 배부용 오브제가 소진되었다. ‘애코’ 오브제를 통해 관람객들은 일상에서 아기 코끼리를 떠올리고, 그들의 터전인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될 것이다.

 

지난 3월,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행복그린디자인전展’ 학생 설명회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는 장중식 조형대학장

 

이제는 단순히 연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연구의 결과가 필요하다. 또한 실제 환경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교육을 통해 해결 방법을 직접 모색하고, 우리 사회에 적용하여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는 저렴한 소재인 플라스틱을 남용했을 뿐, 이를 재사용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결국 폐플라스틱 문제는 우리의 생태계는 물론 생활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토록 손쉽고 편리하게 사용하는 소재들 역시 자연에서 온 것이라는 점이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소중한 소재, 즉 소중한 플라스틱의 라이프 사이클을 생각하지 못한 것이 현재 우리 시대의 불편한 현실과 진실로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토록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자연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혜로운 우리 디자인계에서 교육과 실천적 측면에서 주도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해 나가야 한다.

 

오션(해양) 플라스틱(Ocean Plastic)의 문제를 안고 있는 여러 국가는 이미 프리시어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 운동 등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사업을 바탕으로, 조금씩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실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문제는 더 이상 막연한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SK이노베이션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진행한 프로젝트와 전시를 계기로 모든 이의 마음에 ‘친환경’ 단어가 깃들기를 바란다. 나아가 더 많은 학생과 기업은 물론 국민 모두가 지구환경 지킴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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