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에게 SK이노베이션이 유·무형으로 추진 중인 그린(Green) 청사진을 친숙하고 쉽게 전하기 위해 출발한 행복Green디자인(가칭, 이하 행복그린디자인) 프로젝트. SKinno News는 프로젝트 참여자들에게 그린디자인에 대한 생각부터 전시회 준비내용 및 현황을 들어보고 그 전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화에서는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주연 학생이 작업한 상반된 느낌의 두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내가 쓴 플라스틱, 언젠가 내 입으로 들어오겠지.”
플라스틱은 ‘20세기 기적의 소재’, ‘신의 선물’ 등으로 불릴 만큼, 인류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한 소재입니다. 실제로 인류는 지난 수십 년 간 셀 수 없을 만큼의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잘 알듯이 플라스틱 사용을 마냥 반기긴 어렵습니다.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약 9% 정도로, 사용 후 쓰레기가 됐을 때 처리가 쉽지 않은 물질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수많은 폐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거나 개발도상국으로 보내져 ‘쓰레기 섬’을 양산하는 등 지구와 생물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도 자주 펼쳐지곤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 이슈가 환경문제의 극히 작은 조각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빠르게 녹아내리는 북극의 빙하 문제나 빈번해진 폭우 및 산불 피해 등 환경과 관련한 시급하고 심각한 위기는 이미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는 ‘현실’이 됐습니다. 지금은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지속가능한 실행방안을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입니다.
▲ 김주연 학생이 플로깅(Plogging) 애플리케이션 기획 중 산책로/동네 골목 현장답사를 진행한 과정 및 이를 통해 도출한 결과
이에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진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관련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에코백과 텀블러 이용으로 일회용품 사용 자체를 줄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고자 고체샴푸를 활용하는가 하면 음식배달 대신 직접 용기를 가져가 포장해 오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소비의 주체인 개인뿐 아니라 생산 주체인 기업 역시 적극적으로 환경을 위해 앞장서고 있습니다.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를 확대하는가 하면 폐기물 재가용률을 개선해 자원의 순환을 유도하는 등 ESG 경영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많은 기업이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 “매일을 엣지(ESG) 있게!”
저는 이 같은 사회적 배경을 살펴보며, 행복그린디자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ESG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캐릭터 행코(행복한 코끼리)
저는 이를 위한 신중한 고민 끝에 ‘캐릭터’라는 접근 방식을 택했습니다.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를 뜻하는 캐릭터(Character)를 제대로 활용할 수만 있다면, 환경을 향한 목소리를 부담 없이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김주연 학생이 ‘엣지프렌즈’를 통해 표현할 ‘라쿤’과 ‘키위새’
접근 방식을 정한 뒤에는 “환경을 파괴할 수 있는 일상 속의 작은 행동이나, 미처 신경쓰지 못한 사회적 문제”라는 구체적 주제를 수립했고, 캐릭터를 통해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하고자 행복한 코끼리 <행코>에게 친구를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이에 ▲학대를 당했던 ‘라쿤’ ▲지구온난화로 인해 고통받는 ‘키위새’ 등을 포함하여 ESG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는 <엣지프렌즈>를 기획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하는 행복그린디자인 전시에서 <행코>와 <엣지프렌즈> 친구들이 풀어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관람객들이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을 알아보고, 환경을 위한 일상에서의 노력 및 실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길 바라봅니다.
| 뮤턴트 유 헌트(“MU’TANT, U’HUNT.”)
▲ 김주연 학생의 두 번째 작품 <돌연변이 페트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나뒹구는 페트병에서 착안해 탄생했다.
두 번째 작업물은 플라스틱 캐릭터인 <돌연변이 페트병>입니다. 돌연변이 페트병은 잘못된 분리배출과 플라스틱 남용으로 인해 탄생한 비운의 캐릭터로, 귀엽고 친근한 모습을 강조한 <엣지프렌즈>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이 캐릭터는 찌그러진 페트병과 왠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눈, 몸에 가득 들어찬 오수와 쓰레기 등을 반영해 구성했으며, 환경에 대한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러한 표현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캐릭터의 이미지는 오는 8월 초, 행복그린디자인 전시를 통해 공개하겠습니다.
본 캐릭터의 슬로건은 뮤턴트 유 헌트(“MU’TANT, U’HUNT”)입니다. 돌연변이라는 뜻을 지닌 뮤턴트(MUTANT)를 중심으로 이를 살짝 변형한 유 헌트(U’HUNT)를 더해, “돌연변이가 당신(인류)도 사냥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슬픈 사연을 갖고 있는 돌연변이 페트병과 다소 섬뜩한(!) 메시지를 담아낸 슬로건이 많은 사람에게 환경을 위한 노력, 그리고 실천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길 바라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무엇이든 간에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면 끝을 맺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환경을 위한 행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하거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일도 처음엔 막연하지만, 막상 실천해 보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환경을 위해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자 습관만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 것입니다.
당장의 행동이 어렵다면 행복그린디자인 전시를 통해 우리가 지켜야 하는 환경과 지구, 그리고 ESG를 한 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환경을 생각하는 <엣지프렌즈>와 <돌연변이 페트병>의 이야기를 함께하다 보면 자연스레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고, 실제 행동으로도 연결될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