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기획] 행복Green디자인 프로젝트 – 참여 학생작가에게 듣는다⑤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시각디자인학과 석사과정 이새빈
2023.06.09 | SKinno News

 

SK이노베이션은 국민대학교와의 산학협력 디자인을 통해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으로 대표되는 ESG 실행 및 성장 전략을 더욱 친숙하게 표현하고자 행복Green디자인(가칭, 이하 행복그린디자인) 전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Kinno News는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새빈 학생으로부터 그가 준비 중인 독특한 친환경 원숭이 캐릭터 ‘찰스’와,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캐릭터인 ‘행코(행복한 코끼리)’처럼 행복을 전하는 ‘행코 서체’ 준비 과정 및 그 작품 계획을 청해 들었다.

 

“지속가능성, 친환경, ESG, 그리고 넷제로(Net Zero)”  

 

여러분은 평소 이러한 말들에 대해 얼마나 생각해 보셨나요? 사실 저에게는 거리가 아주 먼, 낯선 말들이었답니다. <친환경>은 그 단어와 의미를 꽤 오래전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접해와 나름대로 익숙한 단어였고, <ESG>는 저의 체감상 많은 사람의 주목을 받은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앞으로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중요한 가치로 생각됩니다.

 

수많은 이가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라는 구호 아래 저마다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전 ‘나는 적당히 살다 생을 마감할 것이고, 후손들은 알아서 잘 살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야말로 지독한 ‘무관심‘이었죠. 그나마 최근 몇 년 사이 짧아진 봄, 가을과 덜 추워진 겨울, 그리고 매년 여름마다 더욱 무더워지는 날씨를 체감하면서 ‘정말 환경문제가 심각하긴 하군,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생각만 할 뿐이었습니다.

 

올해 대학원에 입학한 직후만 하더라도, 교내 카페에서 음료에 빨대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보며 적잖이 열을 내곤 했습니다. ‘음료 속에서 흐물거리는 종이 빨대도 싫은데 이젠 아예 제공을 안 한다고?’ 빨대가 없어도 충분히 음료를 마실 수 있지만, 빨대로 마셔야 음료를 마시는 느낌이 든다며 혼자 불만을 토로하다 결국,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빨대 한 뭉치를 구매해 학교 연구실 제 자리 서랍 안에 잔뜩 챙겨 두었답니다. 이런 제가 이번 전시 소식을 처음 접한 순간 든 생각은 뻔했습니다. ‘그 흔한 친환경조차 관심 없었던 내가 이런 전시에 참여를?!’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감을 잡기도 어려웠던 시기에 SK이노베이션과 ESG에 대한 자료수집부터 천천히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더 깊이 사유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맞아, 나는 환경에 관심 없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지만, 다가올 행복그린디자인 프로젝트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지금은 환경에 대한 무관심, 그로 인한 무지에 당당했던 과거의 제가 솔직히 조금 부끄럽습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과거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지금의 저에겐 자연스레 사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학교 연구실 서랍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꺼내 쓸 때마다 점차 뜨끔하던 저는 결국 텀블러를 구매했습니다. 분명 몇 달 전만 해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텀블러를 챙겨 오시는 손님들을 보며 ‘귀찮을 것 같은데 대단하시다! 텀블러 할인 때문인가? 그런데 정량 측정하기에는 애매한데…’ 등의 생각을 하던 제게 불과 몇 달 사이 일어난 신기한 변화였습니다.

 

이렇게 전시를 준비하며 느끼고 깨닫게 되는 바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참 놀라워 저는 이번 전시의 목표를 이렇게 정했습니다.

 

첫째, 환경 문제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해 사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사소한 변화의 불씨라도 심어주기!

 

둘째, SK이노베이션이 대중들과 더 가까워지도록 힘을 보태고, SK이노베이션이 진정성을 갖고 추진하는 친환경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기!

 

▲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새빈 학생의 자체 제작 브랜드 <OVAVE> 아이덴티티 포스터 (2021) / 이새빈 학생이 작업한 선미 <주인공> 프로모션 포스터 (2020) / 이새빈 학생과 사랑스러운 반려견 강이의 즐거운 한때 / 이새빈 학생이 작업한 레드벨벳 <The Velvet> 음반 디자인 중 일부 (2022)

 

“기후 변화로 위기에 처한 원숭이 ‘찰스’의 탄생”  

 

환경 문제 완화에 도움을 주고, 또 타격을 입는 것들은 무엇일까? 이를 조사하던 중, 앞서 설정했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디자인 요소로 ‘원숭이’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위기에 처한 원숭이를 어떻게 시각디자인으로 멋지게 풀어낼 수 있을까요?

 

제가 첫 번째로 택한 방법은 <캐릭터>입니다. 캐릭터는 대중이 보다 친숙하게 느낄 수 있어 편안하게 다가가기 쉽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지구를 과거의 맑고 깨끗한 지구환경으로 되돌리려는 SK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캐릭터 ‘행코’의 좌충우돌 타임워프(Time warp) 판타지에 합류할 원숭이 친구 ‘찰스‘를 제작했습니다.

 

두 번째로는 원숭이를 주제로 하는 일종의 <이미지 놀이>를 택했습니다. 원숭이 이미지를 시각적으로만 관찰하여 새로운 이미지로 재구성하면, 그 이미지는 자연스레 시각적 콘셉트가 되고 그 콘셉트에서 추출한 시각 요소를 응용하면 다양한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코끼리 행코와, 화가 난 원숭이 찰스. 행코는 다정하지만, 찰스는 괴팍하게 우리들의 친환경 실천을 독려합니다. 찰스는 타고난 지능에 거침없는 성격을 더해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행코와 함께 원하는 바를 이루고 말 것입니다.

 

“기후 변화로 나무 위가 너무 뜨거워졌어. 푹푹 찌는 뜨거운 집에서 더는 버틸 수가 없어서 나와 우리 가족, 친구들 모두 살아남기 위해 땅으로 내려왔어. 모두 집을 잃은 것이지. 나무 위에서의 평화롭던 일상이 그리워. 과거의 기억과 우리의 집을 어서 되찾고 싶어!”

 

찰스에 대한 세세한 부분과 다양한 결과물은 모두 행복그린디자인 전시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으며, 앞으로 찰스 서체까지 제작해 상품화할 계획도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행코와 함께 대중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중이라면, 저는 제가 디자인한 ‘찰스’도 함께해 두 발짝 더 다가가는 시너지(Synergy)가 생기길 기대합니다.

 

최근에는 많은 브랜드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용 서체를 제작/활용하는 추세로, 제가 보기에 그 효과는 가히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 역시 ‘행코 서체’를 디자인하기로 했습니다. 행코의 이미지처럼 행복을 전하는 기분 좋은 서체, 행코의 시각적 형태를 활용한 재미있는 서체, 행코가 언제나 행복 에너지로 우리에게 친환경 다짐을 독려하는 것처럼 생기 넘치는 동시에 행코와 찰스를 한 팀으로 묶어줄 서체를 디자인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서체가 채택되어 앞으로 행코가 대중들과 접하는 순간마다 더 효과적으로 쓰이기를 바랍니다. 행코의 친환경 아이덴티티(Identity)를 바탕으로 제작된 개성 강한 서체가 캐릭터의 매력을 증폭시켜 이미지를 각인하고 생명력을 강화하며, 추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더 큰 생동감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행코 서체 개발을 위해 초기 손 스케치 작업 중인 이새빈 학생

 

미래에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 원동력을 찾아내고 만들어 내기까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자원을 최대한 아껴 쓰고 덜 쓸 수 있을까요? 저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모두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이번 전시의 관람객분들이 제 작품과, 각기 다른 시선과 의도가 담긴 다른 학생들의 작품을 보시며 궁극적으로는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시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민 원장님께서 <디자인이란 대중들이 쉽게 접하고 공유하고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일상에서 늘 곁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이라고 SKinno News와의 인터뷰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대중들이 제 디자인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라는 열린 장소는 물론 소셜미디어로 쉽게 접하면서 직접 소통, 공유하며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나아가 우리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하며, 어느 날 문득 그들의 일상에 사소한 인식의 변화라도 이끌어내길 바랍니다. 제가 전시를 준비하며 그랬듯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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