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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가능한 기후에너지사회를 위한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사업 현장학습 – 이화여자대학교 민배현 교수
2023.09.14 | SKinno News

7월 1일(현지시간), 베트남 짜빈성(省) 즈웬하이현(Duyen Hai Town) 지역에서 이화여자대학교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학생들과 민배현 교수, 베트남 현지 사회적기업 맹그러브(MangLub) 직원들이 맹그로브숲 복원활동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사회적경제협동과정 민배현 교수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학부생 및 대학원생 21명과 함께 베트남에 방문했다. 베트남 남부에 위치한 짜빈성,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사업 자회사인 SK어스온 호치민지사, 그리고 붕따우 석유생산기지를 방문하며 ‘지속가능한 기후에너지사회’를 위한 현장학습을 진행했다.

 

특히,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3일 동안은 베트남 남부 짜빈성을 방문해, 현지 사회적기업 맹그러브(MangLub)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참여했다. 이번 베트남 현장학습은 학생들에게 인류의 에너지산업활동이 야기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사회적가치를 제고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에너지자원, 기후변화대응, 사회적가치의 연관성에 관해 체득함을 목표로 했다.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은 열대와 아열대 해안지대의 갯벌이나 하구에서 자라는 나무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열대 우림보다 약 3~5배 뛰어나 대기 중 탄소저감에 효과적인 식물이다. 우리 학과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 참여를 위해, 2020년 1월 이후 3년만에 재방문하는 것이다. 그간 SK이노베이션이 맹그로브숲을 복원해 온 역사를 두 눈으로 확인한 뜻깊은 시간이었다.

 

짜빈성 방문 1일차(6월 30일)

 

짜빈성 방문 1일차, 짜빈대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며 양국의 기상과 기후변화, 산업 현황에 대하여 토의했다.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졌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메콩강 삼각주 내 맹그로브 식수 활동을 준비하면서 토지의 염분 함유량 등 식수 장소의 특성에 적합한 맹그로브를 심어야 한다는 점, 식수 시 맹그로브 묘목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일정한 간격으로 심을 것, 묘목 뿌리가 손상되지 않도록 뿌리를 감싼 보호 비닐을 제거하고 비닐은 분리수거 할 것, 식수 장소가 오염되지 않도록 식수 시 화장품 사용을 지양할 것 등 주의사항을 배웠다.

 

짜빈성 방문 2일차(7월 1일)

 

짜빈성 즈웬하이현 지역 내 새우 양식장에 맹그로브 묘목 500여 그루를 심었다. 짜빈성은 베트남에서 새우 양식업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한국 또한 상당량의 새우를 짜빈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수년간 운영한 새우 양식장은 배설물, 사료 찌꺼기, 세균 등 여러 이유로 오염돼 버려지고 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은 또다른 맹그로브숲을 벌채해 새로운 새우 양식장을 만들어 왔다. 이렇게 맹그로브숲이 지속적으로 파괴되면 해수면 상승과 염해 등 기후위기를 가속화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사회적기업 맹그러브와 함께, 지속가능한 지역 산업 보전과 탄소감축을 위해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짜빈 숙소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의 새우 양식장 인근에 도착하자, 지역 주민들이 우리를 대나무 댄스와 환영사로 반겨줬다. 이내 식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7월 1일(현지시간), 베트남 짜빈성(省) 즈웬하이현 지역에서 이화여자대학교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학생들과 민배현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가 맹그로브숲 복원 활동을 하고 있다.

 

맹그로브 묘목을 심는 과정 자체는 복잡하지 않았다. 손과 발을 이용하여 진흙 구멍을 만들고, 맹그로브 묘목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비닐을 조심스럽게 뜯고, 구멍 안에 묘목을 심은 후, 다시 진흙으로 잘 덮어준다. 하지만 갯벌에 처음에 들어갈 때에는 발이 잘 빠지지 않아 학생들 모두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마른 땅이 아닌 갯벌에서 작업했기 때문에 움직임에 제약이 생겨 예상했던 것보다 체력이 많이 소모됨을 느꼈다.

 

가슴팍까지 물이 차오르는 깊은 곳에서도 묘목을 심어, 온 몸은 진흙으로 물아일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묘목을 하나 둘 심을수록 점차 식수에 익숙해졌고, 바람이 불어 날씨가 생각보다 선선했다. 모두 합심하여 500여 그루의 맹그로브 묘목을 성공적으로 심을 수 있었다.

 

오후에는 맹그러브 사무실을 방문해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의 성과를 확인하고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이 지금껏 이룬 성과들은 2018년 첫 식수 활동 이래 SK이노베이션 전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 그리고 맹그러브와 같은 현지 사회적기업 활동가의 노력이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은 맹그로브숲 복원뿐만 아니라 지역 학생들의 환경교육 및 활동가 양성을 위해서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또, 2020년 복원사업에 참여한 이화여대 학생들의 당시 사진도 볼 수 있어서 강단에 서는 교육자로서 기쁜 순간이었다.

 

짜빈성 방문 3일차(7월 2일)

 

미롱남(My Long Nam) 페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메콩강 삼각주 하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그동안의 맹그로브숲 복원 현장을 두 눈으로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선착장은 올해 9월 6일 SV얼라이언스 출범 기념 현판식 행사가 열린 곳이다. 선착장 인근에서는 자생한 맹그로브 나무들을 볼 수 있고, 약 10분 배를 타고 이동하면 SK이노베이션이 복원해 온 맹그로브숲을 볼 수 있다. 복원된 숲의 규모가 생각보다 매우 커서 학생들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본인들이 심은 묘목 또한 시간이 지나 저 큰 숲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미약하지만 탄소감축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7월 2일(현지시간), 이화여자대학교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학생들과 민배현 교수가 맹그로브숲 복원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수년 전 심은 나무들은 이미 사람 키보다 훨씬 크게 자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앞 부분의 나무들은 전일 심은 맹그로브 묘목들처럼 확실히 작아, 심어진 시기에 따라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새로 심은 나무들이 자라나면 홍수 등으로 강물이 범람할 때 발생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배를 타고 약 30분 이동하면 왼편에는 베트남 최초의 해상풍력발전단지인 메콩 델타 짜빈성 동하이1(Dong Hai 1) 풍력발전단지, 오른편에는 화력발전소를 동시에 볼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화력이 마주보고 공존하며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은 에너지자원과 기후변화를 함께 학습하는 학생들에게 에너지 전환의 현실과 미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성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복원사업으로 조성된 베트남 맹그로브숲

 

전일 심은 맹그로브 묘목이 수년간 성장한 후의 모습을 마주한 학생들은 맹그로브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게 되었고, 맹그러브와 활발히 토의하며 맹그로브의 특성과 탄소감축 효과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렇게 조성된 맹그로브숲은 이산화탄소 흡수뿐만 아니라 열대 해안가 갯벌에 뿌리를 내려 천연방파제로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맹그로브숲은 새우, 조개 등의 서식지로 생물다양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원 현장을 견학하면서 나무들의 성장으로 얻는 기후환경 효과뿐 아니라 현지 새우 양식장 종사자의 입장에서 경제적 효과 역시 생각할 수 있었다.

 

7월 3일~5일, 현장학습을 마치다

 

짜빈성 방문 이후 SK어스온 호치민지사, 붕따우 석유개발기지, 제마링크(Gemalink)의 스마트항만 등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7일간의 기후에너지 현장학습을 마쳤다.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인간의 산업활동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환경 훼손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

 

이번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베트남 현장학습은 기상∙기후, 에너지, 사회적가치의 융합 등을 이론적으로 공부한 학생들이 현장에서 활동가와 주재원들을 만나 토론하며 이론과 실제를 일치시키고 현실 세계의 기후에너지 문제를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제출한 활동보고서에 따르면, 맹그로브숲 복원사업 참여는 현장학습 전체 일정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체험으로 남았다.

 

본교의 베트남 현지 맹그로브숲 복원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준 SK이노베이션에 깊이 감사드리며, 지속가능한 기후에너지사회의 실현을 위하여 본교와의 지속적인 산학협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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