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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정한 행복 나눔’의 파트너십-보건복지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센터장
2018.12.28 | 김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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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서대문에 홀로 거주하시는 김00 어르신(81세, 여) 댁을 독거노인생활관리사의 인솔하에 기업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방문한 적이 있었다. 처음 어르신 댁을 방문한 자원봉사자는 “문도 안 열어주시고 문전박대하면 어쩌죠?” 라며 두려움을 드러냈다. 함께 동행한 독거노인 생활관리사가 문을 두드렸을 때 대문 너머로 “누구요?” 라는 퉁명스런 한마디가 들렸고 “저예요, 어머니”라는 생활관리사의 대답에 활짝 웃으며 어르신은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어주시고 손을 잡아 주셨다. 어르신 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자원봉사자는 “생활관리사 선생님은 정말 따님 같으세요. 어르신이 필요하신 게 무엇이신지, 어디가 아프신지, 하나에서 열까지 참 세심히 잘 챙기시는 것 같고 어르신도 선생님을 친딸같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였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찾아뵙다 보니 친딸보다도 가까워지는 거죠”라고 생활관리사도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다만, 돌보던 어르신이 돌아가시면 감정적으로 충격을 받아 계속 어르신들을 돌보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고 한다.』

 

독거노인 자원봉사활동

▲ SK이노베이션 계열 신입사원들의 독거노인 대상 자원봉사활동

 

 

과거 우리나라의 사회공헌활동은 대부분 기업이 연말연시에 일회성 생필품을 빈곤층에 기부하는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점차 임직원의 노동과 시간을 투입하여 빈곤층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하기는 하였으나 기업의 기부는 사회적 책임감과 진정성이 결여된 채 수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단지 기업 이미지 홍보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대상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고 시리게 하는 등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과 사회의 변화를 위한 노력에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변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가치경영(CSV : Creating Shared Value)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윤을 사회에 재투자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 대표적인 예로 SK그룹의 ‘사회적가치 창출을 통한 행복경영’이 있다. 이는 더 이상 보여주기 식의 사회공헌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세상의 아름다운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다. 또한 주변의 사회복지기관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역사회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등 SK는 다각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중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행복 경영의 파트너십을 실천하는 선도적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실천의 하나로 기업의 이익추구를 위한 이해관계자가 아닌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사각지대라 할 수 있는 독거노인과 발달장애인을 중점 자원봉사활동 영역으로 선정하여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지속적인 자원봉사활동을 임직원 모두가 실천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혜 대상자 지원에만 집중하고 실제 그들을 보호하고 관리해주는 종사자나 사회복지사들을 위한 지원은 생각하지 않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임직원들이 독거어르신과 보다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도록 자원봉사활동의 매개자인 독거노인생활관리사들과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업무소진 등으로 인해 지치지 않고 어르신들을 잘 살필 수 있도록 지지·격려하는 전문프로그램을 민간 기업 최초로 기획해 올해 2회에 걸쳐 시행했다. 생활관리사는 정서적,정신적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독거노인을 돌봐주는 종사자로 고독감, 우울감, 자살 생각 등의 영향을 크게 받는 독거노인에게 안부를 물으며, 어르신이 조금이라도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 사회 전체 노인인구 780만 중 독거노인은 141만 명(19%)으로 생활관리사 1명이 평균 25명을 관리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행복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부모님처럼 돌보던 어르신의 돌아가시는 경우 트라우마(trauma)를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그들을 위한 정서적 힐링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전국의 생활관리사 9,000여명을 대상으로 힐링 프로그램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정부 예산과 인프라는 극히 제한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힐링 프로그램 지원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것이다.

 

마음행복 힐링캠프

▲ SK이노베이션과 함께하는 독거노인생활관리사 ‘마음행복 힐링캠프’

 

 

SK이노베이션 사회공헌팀장은 “독거노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그들을 돌봐주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하기 때문에 독거노인들을 부모같이 돌보는 생활관리사들의 감정노동의 문제도 노인문제의 일환으로 생각했으며, 그들의 행복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올해 정부, 지자체, 협력기관 등으로부터 다수의 노인복지 유공단체 수상을 한 SK이노베이션의 사회공헌활동은 이처럼 독거노인의 사회문제를 사회복지 생태계 관점에서 세심하게 고민하고, 궁극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한 진정성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 아닐까.

 

앞서 언급한 서울 서대문구의 독거노인 댁 방문에서 어르신께서는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편안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씀하셨다. 익숙한 자신의 생활패턴, 주변 환경 등이 노년에 갑작스럽게 변화되는 것이 큰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독거노인이 스트레스, 우울 등의 상황에 빠지지 않고 그 지역 내에서 행복한 노후생활(AIP: Aging In Place)을 영위해갈 수 있도록 독거노인생활관리사, 기업의 자원봉사자 등이 그 역할을 확대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민간기업의 사회공헌이 SK이노베이션의 활동처럼 복지 대상자에 대한 봉사활동에서부터 종사자에 대한 배려에 이르기까지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과 활동의 폭을 넓혀갔으면 한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연수원, 전문강사 등의 인프라를 조금만 활용할 수 있다면 복지종사자들은 다시금 행복하게 복지대상자를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 나눔은 돌봄을 받는 사람과 돌보는 사람이 모두 행복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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