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글로벌 3대 車 시장 유럽·미국·중국, ‘전기차’로의 전환 가속
2021.02.23 | 윤진식

 

“석기시대가 끝난 것은 돌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 사우디아라비아 前 석유장관, 셰이크 야마니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한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특히 글로벌 3대 자동차 시장인 유럽, 미국, 중국은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발맞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2020년 하반기 전기차 판매량 급속 증가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현지시간 1/30일)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해 전기차 출시 및 생산 일정이 지연되자, 빠르게 전기차 판매량을 늘렸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처럼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속도를 낸 것은 2020년 강화된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지 않을 경우 고액의 벌금을 부담해야 하는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스가 시장조사업체인 번스타인(Bernstein)의 자료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20년 서유럽에서 생산된 전기차 73만 대 중 30만 대 이상이 10~12월에 고객에게 전달됐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한 배경에는 유럽 각국의 전기차 지원책도 뒷받침됐다. 실제로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3배 증가한 독일의 경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2배 늘려 전기차 1대당 9천 유로(한화 약 1천 2백만 원)를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 온라인 거래 사이트인 오토트레이더(Auto Trader)는 “영국 정부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후, 온라인으로 전기차를 검색하는 영국 소비자의 수가 하루 새 2배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기후변화 관련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해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노르웨이의 경우 2020년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차(HEV)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5일(현지 시간) 로이터 및 마켓워치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 도로교통정보원(OFV)은 2020년 판매된 신차 14만 1,412대 중 전기차가 7만 6,789대로 54.3%에 달했으며,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이 50%를 넘은 것은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 미국 자동차업계,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전기차 전환 가속도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1월 말,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된 이후 강화된 친환경 정책에 따라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美 자동차업계는 정부 정책 변화에 힘입어 중국과 유럽에 뒤처진 전기차 보급률을 따라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전기차만 판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 시간 2월 1일,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Tesla)의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최근 소셜미디어 중 하나인 ‘클럽하우스’에서 “배터리 공급업체들이 배터리셀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슬라의 연간 전기차 생산목표는 2천만 대 규모로, 이는 테슬라가 2020년에 납품한 전기차 약 50만 대의 40배에 달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게 되면 테슬라는 2030년 전 세계 도로를 달리는 20억 대 자동차 중 약 1%를 차지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파나소닉(Panasonic)의 경우 테슬라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네바다州에 위치한 기가팩토리(제1 배터리 공장)에 약 1억 달러(한화 약 1천 1백억 원)를 투자해 배터리 생산능력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또한 노르웨이에 리튬이온배터리 생산을 위한 공장 건설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 당초 20%에서 25%로 상향 조정

 

중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육성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당초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으며 2035년에는 전기·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를 50%까지 끌어올리고 휘발유·디젤 엔진 차량은 퇴출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2년 더 연장하는 것은 물론, 판매세는 면제하기로 했다.

 

전차휘(电车汇)의 최근(2월 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工业和信息化部)가 지난해 발표한 제1~13차 ‘신에너지차 추천 목록(이하 추천 목록)’에 포함된 차량 가운데, 신에너지 승용차는 471개 모델로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종 별로 보면 순수전기 승용차는 408개, PHEV 승용차는 59개, 연료전지 승용차는 4개 모델이다.

 

전차휘(电车汇)는 “2019년 추천 목록의 신에너지 승용차에 탑재된 배터리 중 에너지밀도가 상위 5위인 배터리 공급업체가 CATL이었던 반면, 2020년 추천 목록의 경우 에너지밀도가 상위 5위인 배터리 공급업체는 베이징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인 ‘아크폭스(ARCFOX)’에 배터리를 공급한 SK이노베이션”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 8일, 베이지싱 에너지저장망(北极星储能网)은 “중국 장쑤성(江苏省) 정부가 2020년 12월 ‘산업체인 강화를 위한 3년 행동계획’을 발표하며, 3년간 장쑤성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포함해 30개의 산업 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장쑤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신춘닝(邢春宁) 부주임은 “30개 산업 체인 중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산업이며, 향후 전망과 시장 규모를 중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쑤성 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 투자가 활발한 곳은 리양시(溧阳市)와 창저우(常州市) 진탄(金坛)구 등 2곳이 꼽힌다. CATL, 상하이자동차그룹(上汽集团) 등 2개사 외 현재 리양시에서 진행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 프로젝트는 50개 이상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가 창저우시 진탄구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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