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배터리 산업의 ESG 동향과 SK이노베이션의 발자국
2022.03.24

▲ 美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시간으로 2022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개최된 CES 2022에 SK그룹이 참가했다. CES 2022 SK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의 1구역 그린 애비뉴(Green Avenue) – 청정(Clean) 섹션을 통해 소개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NCM9 배터리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ESG*는 더 이상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선택이 아닌, 기업 성장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파리기후변화 협정으로 시작해 유럽, 미국,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각국들이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2050년 탄소 배출 제로(2050 Zero Carbon Emission), 및 2060년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 2060) 등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여러 정책을 발표했다.

 

그중 산업에 직접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일으킨 화두가 있다면, 우호적인 전기차 지원 정책일 것이다. 미국의 650억 달러(한화 약 80조 원) 인프라 계획(Infrastructure Plan)과 유럽의 61억 유로(한화 약 8조 원) EU 공동 관심분야 주요 프로젝트(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와 같이, 많은 국가가 소비자를 위한 전기차 세금 혜택을 포함해 전기차 보급의 사회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사회 기반 시설과 배터리 산업 발전에 온 힘을 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 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SASB)는 산업 77개를 분류해 경영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각국 리더들의 정책과 규제로 시작해, 현 시대의 전기차 산업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해 가고 있다.
(*)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발맞춰 기존 탄소 중심의 산업구조를 그린 중심 산업구조로 탈바꿈을 준비하며 혁신적인 기업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정책 변화로 인한 폭발적인 전기차 수요에 대한 배터리 공급과 ESG 규제에 응할 수 있는 ‘그린 앵커링(Green Anchoring)’과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reen Transformation)’ 사업 구조를 선언했다. ‘그린 앵커링’은 배터리 사업을 주축으로 분리막 확장,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의 신규 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것이고,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존 사업을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플라스틱 리사이클 산업 추진 및 탄소 중립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중 ‘그린 앵커링’에 속해 있는 배터리 산업은 Closed-loop business model, 배터리 안정성 강화,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 및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

 

| 첫째, Closed-Loop Business Model

 

ESG 관점에서 배터리 산업의 기회이자 첫 번째 트렌드는 바로 ‘Closed-loop business model’이다. 즉, 사용하고 난 배터리를 재사용 혹은 재활용하여 다시 새로운 배터리의 원재료로 활용하는 긍정적인 사이클(cycle)을 의미한다. 이는 SASB에서 규정하는 배터리 산업의 ESG 기준인 ‘수명이 끝난 제품의 관리(product end-of-life management)’와 ‘ 원재료 조달(material sourcing)’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배터리 셀(Cell)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가격/물량 측면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요소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7월 1일 개최한 스토리데이(Story Day)에서 배터리 리사이클 산업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그간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리튬(LiOH)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폐배터리 재활용(BMR, Battery Metal Recycle) 시장의 선두주자 중 하나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광산 혹은 염호에서 채굴한 수산화리튬 대비 탄소배출량을 각각 74%와 41%까지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미국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 DOE)의 아르곤 국립 연구소로부터 인정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하여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 기준 연간 30GWh(기가와트시)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 3천억 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 EBITDA : 기업이 영업 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

 

▲ SK이노베이션이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수산화리튬

 

또한, 국내외 배터리 셀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일부 기업들은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는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직접 리사이클 기술을 개발/도입하고자 한다는 측면에서 이 분야의 선두주자라 꼽을 만하다.

 

| 둘째, 배터리 안전성 강화

 

2021년은 배터리 산업이 화재와 리콜이라는 뼈아픈 성장통을 겪은 한 해였다. 이러한 리콜은 배터리 셀 제조업체에 높은 일회성 비용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SASB 기준인 ‘제품안전(product safety)’에 큰 영향을 주므로, 전기차의 주요 부품인 배터리도 이 기준에 부응해야 한다. 배터리 산업은 SASB의 여러 기준 중 ‘근로자의 건강과 안전(workforce health & safety)’만 포함하고 있지만, 이는 사용자의 안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으므로 주요한 ESG 기준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와 전문가들이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SK이노베이션은 workforce health & safety 관점에서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S·H·E(safety/health/environment) 경영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 측면에서도 업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품 안전성 측면에서 봤을 때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은 전극을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인 Z폴딩(Z-folding)으로 배터리 셀을 생산해 안전성을 높였고, 접착 공정을 없애면서 생산 단계가 줄어들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우세를 보인다. 더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은 단 한 번도 배터리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적 없다는 ‘배터리 화재 제로(Zero battery fire)’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 (위) 지난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SK온 부스 내 ‘Always On 존’ 조립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별화된 배터리 조립과정과 Z폴딩 / (아래 왼쪽에서부터) 안정성을 극대화한 SK온의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Z폴딩과 젤리롤

 

| 셋째, 온실가스 감축 및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전 세계가 ESG 목표 중 가장 중요시하는 항목은 2050년 탄소 배출 제로다. 2050년을 목표로 기업들은 넷제로(Net zero carbon)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변화를 증명해야만 하는 위치에 놓여있다.

 

SK이노베이션은 넷제로 달성을 위해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 2, 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공정 효율 개선, 운영 최적화 및 저(低)탄소 원료/동력을 도입해 Scope1에 해당하는 탄소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 전력을 도입해 Scope2에 해당하는 배출량 또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도달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아울러 ‘Less carbon, more green’ 포트폴리오에 부합하기 위해 저탄소 비즈니스 및 바이오 연료(bio fuel) 등 그린 비즈니스를 확장하여 Scope3 배출량 또한 50% 이하로 낮추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의 열분해 기술을 통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 국내 온실가스 저감 효과 또한 창출할 수 있어 Scope 3 저감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단순히 석유화학 사업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해 2030년에는 50% 감축, 그리고 2050년에는 순배출 제로(Net Zero Emission) 달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사회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친환경 중심의 공정 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 넷제로를 달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듯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산업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 전반의 ESG 성장 방향에 맞춰 선두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향후 2, 3년간 SK이노베이션이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제시했던 목표들의 달성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글 | Henny Jung
다이와증권 연구원 / Analy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