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다국적 기업과 국영 기업 20개가 지구의 플라스틱 쓰레기 55% 이상을 배출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도 44kg으로 영국과 함께 전세계 3위에 올라있다.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의 필요도, 편의성에 따라 그 사용량이 더 증가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플라스틱은 순환되지 않고 소각이나 매립되어 버려지는 선형(Linear) 소비 경로였다. 또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도 대체로 소비자의 분리수거나 매립지의 부족, 소각장의 냄새와 같은 국지적인 영역에 한해 다뤄졌다.
코로나 사태는 일종의 도화선(Trigger)이었다. 매일 써야 하는 의료용 마스크, 자가격리나 재택근무, 외부출입 자제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배달음식 용기들로 전세계는 플라스틱 몸살을 앓게 되었고, 재활용 선별장은 불가항력(Force Majeure)까지 선언하며 아우성이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더이상 소비자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많은 기업이 이 문제에 뛰어들었다.
석유화학 회사는 어떻게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제품을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용이하게 재질을 개선하고, 재활용이 안되는 재질은 물성을 연구하여 대체가능한 소재로 바꾸기도 한다. 브랜드 오너(Brand Owner), 유통업계가 필요로 하는 재질을 개발하기도 하고, 중간에 위치한 컨버터(Converter)가 필요로 하는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플라스틱 생산의 최전선에서 산업생태계의 체인 커넥터(Chain Connector) 역할을 통해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처음 SV(Social Value) Squad라는 신규 조직을 맡았던 19년 1월을 돌이켜보면 막막하기 그지없었다. 일단 밸류체인에 있는 회사들을 하나씩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했다. 각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나누다 보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보였고 협업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가 보였다. 그해 11월에는 플라스틱 포장재와 관련된 민·관·학의 이해관계자가 모여 친환경 패키징 포럼도 개최할 수 있었다.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업 방안과 해결책을 논의하는 진정성 있는 교류의 장(場)으로 올해로 3년 차를 맞이한다.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의 기계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을 통해 재생수지로 탄생시켜 다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고 있다. 작년 12월 정부지침으로 투명PET병의 경우 별도수거가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PE, PP 소재는 갈 길이 멀다. 계속해서 재생수지를 더 품질 좋게 만드는 기술과 함께 적합한 용도별 레시피(Recipe)를 개발 중이다.
이렇게 해서도 재활용이 안되는 폐플라스틱을 위해 열분해 기술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열분해 기술은 폐플라스틱/폐비닐을 다시 플라스틱 생산공정에 투입함으로써 플라스틱의 선형(Linear) 소비구조를 순환(Circular) 구조로 완성하는 근본적인 기술이다. 현재 SK종합화학은 플라스틱 생태계 전반의 선순환체계 구축을 위해서 여러 분야에서 총 9건의 MOU를 체결하여 협력체계를 본격 가동 중에 있다.
SK그룹의 화두인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우리 회사는 ‘Green for Better Life’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Biz.로의 딥 체인지로 해석하여 사업 전반으로 확장하였다. 플라스틱은 더 잘 사용하고 제대로 재활용만 한다면 나무(종이)보다 탄소배출 관점에서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Better Life를 위해 플라스틱을 Greener하게 만들고자 하며, 플라스틱의 재활용에 책임을 지고 기술역량을 집중, 쓰레기를 자원화하여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앞으로 생태계 내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술개발에 투자를 지속하여, 플라스틱의 자원순환을 위한 재활용 클러스터(Recycle Cluster) 구축에 앞장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