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 전문사이트 페트로넷(www.petronet.co.kr)은 최근(4월 7일) 중국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Sinopec)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Net-zero)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 시노펙, 탄소발자국 줄여 중국 최대 수소 생산기업 될 것
페트로넷에 따르면 하루 6백만 배럴 이상의 정제능력을 갖춘 정유사인 시노펙은 “정유공정의 배출량 제로를 ‘최종 목표’로 삼아 저탄소 제품생산 등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시행할 것이며, 이를 통해 중국 최대 수소 생산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펙의 이번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 발표는 중국 현지 최대 에너지기업인 CNPC에 이은 두 번째이며 지난해 9월, 시진핑 주석이 목표한 2060년 탄소배출 순제로 계획보다도 10년이나 앞선 것이다.
페트로넷은 “시노펙이 청정 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여러 방안 중에서 수소가 핵심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며, 실제로 시노펙은 지난 주 공시를 통해 수소기업 전환 계획의 일환으로 향후 5년간 현재 10개인 수소 충전소를 1천 개로 확장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수소차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사용될 예정이며, 시노펙은 옌산(Yanshan) 프로젝트를 통해 이미 베이징에 하루 5백kg의 수소를 공급 중”이라고 전했다. 옌산 프로젝트는 베이징 옌산석유화학공단에 하루 3천 5백kg 규모의 그레이수소 생산이 가능한 리포밍* 및 NCC**를 건설하는 것을 말한다.
(*)리포밍(reforming) : 메탄(CH4)을 H₂와 CO₂로 전환시키는 과정으로, 이러한 리포머(reformer) 방식에서 부산물로 수소가 다량 생산되며, LNG나 LPG 등이 원료로 사용된다.
(**)NCC(Naphtha Cracking Center) : 나프타(Naphtha)를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나프타 분해과정에서 수소가 다량 생산된다.
이어 페트로넷은 “시노펙의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아직 계획 단계로 정확한 목표 생산량과 개발 시기는 불확실하나, 최근 중국의 터빈 제조기업인 쿤밍스(Cummins)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개발 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시노펙의 수소 프로젝트는 중국의 3대 메이저 정유·석유화학 공장의 수소생산시설 건설 및 대규모 정유과정으로부터의 부생수소 생산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2020년 기준 시노펙의 그레이수소 생산량은 350톤으로, 중국 그레이수소 생산의 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트로넷은 “시노펙이 2025년까지 석유·가스 생산으로 인한 메탄 배출량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중국 동부의 장쑤(Jiangsu) 지역에 탄소포집 및 저장기술(Carbon Capture and Storage, 이하 CCS) 기지를 건설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해 2025년까지 해당 시범사업의 CCS 용량을 1백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노펙 난징 케미컬(Sinopec Nanjing Chemical)은 이미 2개의 CCS 설비를 설치해 연간 10만 톤 규모의 CCS 수행능력을 보유 중이다.
이와 함께 페트로넷은 “시노펙이 숲 조성을 통해 탄소배출량을 일부 상쇄하기 위한 바이오 솔루션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중국 동부 산둥(Shandong) 지역 셍리(Shengli) 유전 1만 5천여㎡ 면적에 1백 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으며, 이는 연간 탄소배출량 5천 톤을 상쇄할 수 있는 규모로 알려졌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월 5일, 화학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합작해 설립한 중한석화가 올해 하반기까지 신규 증설하고 있는 석유화학 설비를 완공하고 전면 가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중한석화는 코로나19로 인한 힘든 경영환경 속에서도 화학제품 생산 규모를 크게 늘려, 가격급등 시장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중국 내 대표 화학기업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한석화는 2017년 10월 ▲에틸렌 30만 톤, ▲폴리에틸렌 30만 톤, ▲폴리프로필렌 30만 톤, ▲부타디엔 6만 톤 등의 석유화학 설비 확대를 위해 총 7천 4백억 원 규모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중한석화는 지난해 12월 에틸렌 설비 증설을 완료해 첫 가동에 성공했으며, 이 설비는 현재 90%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폴리프로필렌 설비와 부타디엔 설비는 올해 3월 완공해 차질 없이 가동 중이다.
특히 중한석화는 신규 증설된 폴리프로필렌 설비에서 기존 제품 대비 강도를 크게 높인 고품질, 고부가 화학제품인 ‘고결정성 폴리프로필렌(HCPP)’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폴리에틸렌 설비는 올해 6월까지 증설을 마무리 짓고 하반기부터는 100% 가동할 계획이다.
현재 증설하고 있는 석유화학 생산 설비가 전면 가동되는 올 하반기, 중한석화는 연산 에틸렌 110만 톤, 폴리에틸렌 90만 톤, 폴리프로필렌 70만 톤, 부타디엔 19만 톤 등 총 3백만 톤 규모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기존 중한석화의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인 220만 톤 보다 약 40%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