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NEF, “2020년 전 세계 탈탄소화 투자, 5천억 달러 첫 돌파”
2021.01.26

 

지난해 전 세계 탈탄소화(decarbonization) 부문 투자가 사상 최초로 5천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탄소발자국’을 지우기 위한 행보가 전 세계적으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loombergNEF)는 1월 21일(현지 시간), 2020년 세계 탈탄소화 부문 투자가 전년 대비 9% 증가한 5,013억 달러(한화 약 551조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NEF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알버트 청(Albert Cheung)은 “우리가 발표한 수치는 전 세계가 에너지 시스템 탈탄소화를 위해 투자한 금액이 연간 5조 달러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청정 에너지 발전과 전기 수송 관련한 투자가 증가했지만 비용 하락에 따른 투자가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각 부문별로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관련 투자는 2019년 대비 2% 증가한 3,035억 달러(약 334조 원)를 기록했으며, 전기차 및 충전 인프라 관련 투자는 2019년 대비 28% 증가한 1,390억 달러(한화 약 152조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ESS(에너지저장장치) 관련 투자는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인 36억 달러(한화 약 3조9천억 원)에 머물렀으며,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기술 투자는 지난해보다 3배 증가한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를 기록했다.

 

지역 및 국가별로 보면 유럽이 1,662억 달러(한화 약 182조8천억 원)를 투자해 1위에 올랐으며, 중국이 1,348억 달러(한화 약 148조3천억 원), 미국이 853억 달러(한화 약 93조8천억 원)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NEF의 CEO인 존 무어(Jon Moore)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프로젝트가 지연됐지만 풍력 및 태양열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가 활발해졌고 전기차 판매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많은 국가와 기업이 탄소 배출 순제로(0) 목표를 약속하고, 녹색 경제 부양 프로그램의 존재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그와 관련한 정책 야심도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 2021년 글로벌 전기차 보급, 2020년 대비 60% 급증한 440만 대 예상

 

블룸버그NEF는 세계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강화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등에 힘입어 올해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보급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2021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약 60% 증가한 44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접전을 벌인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NEF는 설명했다. 또한 유럽은 올해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14~18%에 해당하는 19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의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9% 증가한 17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블룸버그NEF는 북미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5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2030년 전기차 배터리팩 단가, 기존 예상보다 증가한 70달러 가능성도

 

뿐만 아니라 블룸버그NEF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공급 중단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순도 니켈과 코발트의 공급 물량은 올해도 넉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금속 가격이 지난 2017~2018년 수준만큼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올해 반등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니켈과 코발트 가격이 2018년 최고치를 기록할 경우 2030년 배터리팩 단가는 기존 예상치인 kWh당 58달러(한화 약 6만3천 원)에서 70달러(한화 약 7만6천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금속 가격이 높은 가격을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배터리팩 평균 단가가 kWh당 100달러(한화 약 10만9천 원)에 도달하는 시점이 2년 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중동 산유국도 탈탄소화 대열 합류

 

한편, 지난 1월 17일(현지 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인 ADNOC은 자국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ADQ(舊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와 손잡고 수소에너지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는 세계적인 저탄소 기조 속에서 석유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세계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ADNOC은 이날 성명을 내고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이 적은 녹색 수소와 청색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무바달라 및 ADQ와 MOU를 체결했다”며 “세 기업은 전력과 모빌리티, 제조업 등 주요 분야에서 에너지 혁신 사업을 통해 UAE를 수소에너지 수출국으로 만들고 수소 경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에너지의 약 50%에 달하는 ‘회색 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에서 분해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 높다. 반면 녹색 수소는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 분해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 청색 수소 역시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해 탄소 배출량을 줄인 수소에너지다.

 

블룸버그는 “아부다비 정부뿐 아니라 중동의 원유 생산국들이 대체 에너지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글로벌 흐름에 맞춰 정부 차원에서 관련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미 지난해 말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자는 ADNOC 측에 “UAE를 ‘수소에너지 선도국’으로 키우겠다”며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물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글 | 윤진식
산업전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