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면화 가격 급등에 PX 시황도 회복세… 석유화학업계 1분기 실적 ‘청신호’
2021.03.16 | 윤진식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효자로 불리는 파라자일렌(Para-Xylene, 이하 PX)* 제품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올해 1분기 이후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대반등이 기대된다.

(*) 파라자일렌(Para-Xylene) : 원유에서 나온 중질 나프타를 정제해 만든 석유화학제품으로, 이를 원료로 사용해 PTA(고순도테레프탈산)를 만든다. PTA는 의류와 페트병 등에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터의 원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표인 천연 면화 제품가격이 높게 치솟으면서, 면화의 대체재 격인 폴리에스터(Polyester)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면섬유를 뽑아내는 데 사용되는 천연 면화의 글로벌 가격이 치솟자,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패스트패션(fast fashion) 업계에서 면섬유의 대체 품목인 폴리에스터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면화 가격 상승에 따른 폴리에스터 수요 확대는 PX 제품 및 고순도 테레프탈산(Purified Terephthalic Acid, 이하 PTA) 제품과 같이 폴리에스터의 원료가 되는 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석유화학 업계에선 큰 호재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윤재성 연구원은 2월 21일자 보고서를 통해 “최근 PTA 제품 및 PX 제품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글로벌 면화가격이 지난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글로벌 면화 가격은 지난해 9월 이후 미국의 중국산 면화 수입금지 조치에 따른 면화 공급 부족 현상과 더불어 최근 코로나19 회복 기대감에 의류 수요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상승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면화 가격은 지난해 4월, 최근 10년내 최저치를 기록한 파운드당 48센트에서 올해 2월 24일 기준 93센트까지 치솟았다.

 

 

또한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중국 내 폴리에스터 및 PTA 제품 생산 설비가 늘어나고 있기에 PTA 제품의 원료가 되는 PX 제품의 시황 개선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신규 PTA 생산능력은 1천 6백만 톤 규모이며, 올해 완공 예정인 중국 내 신규 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은 총 530만 톤 수준이다. 또한 오는 2022년은 570만 톤, 2023년은 650만 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중국發 PX 제품 공급과잉,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석유화학 제품 수요 부진 등으로 PX 제품 시황이 1년 넘게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PX 제품 가격 회복세가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2월 평균 PX 제품 가격은 톤당 약 772달러로, 지난해 월평균 최저 가격인 465달러보다 300달러 이상 상승했다. PX 제품 실적의 가늠자인 PX 스프레드(PX 제품 가격-나프타 가격)는 지난해 8월 톤당 149달러까지 떨어진 이후 올해 2월에는 평균 210달러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PX 제품 손익분기점은 2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8일에 발행한 보고서에서 “12월 PX 제품 가격은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에 6백 달러 대로 재진입했으며, PX 제품 수요는 올해부터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PX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2021년 1분기 실적 호전이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는 연간 약 1천만 톤 규모의 PX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을 통해 연산 290만 톤 규모의 PX 제품을 생산 중이다. 이는 국내 1위, 세계 6위 수준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조 속에서 SK이노베이션은 1분기부터 PX 시황 개선 등 석유제품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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