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美 조지아州 배터리 공장 대규모 투자가 관련 후방산업에도 ‘낙수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낙수효과 (trickle-down effect) :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덩달아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 총체적으로 경기를 활성화시키게 된다는 경제 이론
ㅣSK이노베이션, 올해 상반기 중 조지아州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 시험 가동 및 2023년 초 제2 공장 양산 돌입 계획
SK이노베이션이 美 조지아州에 건설 중인 약 9.8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시험 가동에 들어가며, 내년 중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2023년 초에는 11.7GWh 규모의 제2 공장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제1, 2 공장에서 연간 총 21.5GWh 규모의 설비가 가동되면, SK이노베이션은 50kw급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약 43만 대를 만들 수 있는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게 된다.
▲ SK이노베이션이 美 조지아州 내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 조감도(좌) 및 건설 현장(우)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들의 미국 현지 진출이 잇따르며, 업계에서는 공동 성장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아州 역시 SK이노베이션의 현지 진출로 전기차 관련 산업군의 투자가 이어지는 것을 반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는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있고, 조지아州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최소 7개 회사가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차 연구개발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며, 조지아州는 전기차 클러스터를 육성하기 위해 전담 부서를 마련하는 등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ㅣ전해액업체 ‘엔캠’ 연산 2만 톤 규모 공장 설립 이어 양극재업체 ‘에코프로비엠’ 등도 美 진출 타진 중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전해액업체인 ‘엔캠’은 2019년에 미국 법인을 세운 후 2020년 초부터 조지아州에 연간 생산능력 2만 톤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 초 공장 가동에 돌입해 현지화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액은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4대 소재 중 하나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완공과 맞물려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양극재 핵심 거래처인 ‘에코프로비엠’도 지난해 11월, 조지아州에 에코프로비엠 아메리카 법인을 설립해 현지화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VAC(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덕트 제조 및 공급업체인 ‘동원테크’ 역시 지난 2020년 조지아州 홀 카운티에 70만 달러(한화 약 7억 6천만 원)를 투자해 고급 HVAC 덕트 제조 시설 및 판매소(Sales office)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동원테크는 조지아州 내 SK이노베이션이 건설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과 관련된 주요 협력사 중 한 곳이다.
이에 대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동원테크의 이번 투자로 게인즈빌(Gainesville) 지역에 40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동원테크를 비롯한 혁신 기업들과 함께 조지아州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배터리 장비업체인 ‘톱텍’은 지난 2019년 7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사업 자회사인 ‘SK battery America’에 장비를 공급했다고 전자공시 하기도 했다. CNT(Carbon Nano Tube, 탄소나노튜브) Solution 전문업체인 ‘토요 칼라(Toyo Color)’도 SK이노베이션에 CNT를 공급하기 위해 조지아州에 진출, 지난해 9월에 현지 공장을 완공했다.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업체까지도 현지화를 선언했다. ‘진테크’는 2020년 말 450만 달러(한화 약 49억 2천만 원)를 투자해 조지아州 웨스트포인트(West Point)에 공장을 설립한다. 이와 관련해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진테크 아메리카가 조지아州 웨스트포인트에 첨단 제조시설을 건설할 것이며, 이를 통해 7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테크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내장 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어 이번 미국 진출로 해외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앞서 지난해 5월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확장 중인 배터리 및 정보전자소재 사업 건설현장에 국내 중소 플랜트 전문 협력사들과 함께 진출하는 ‘협력사 상생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국내 중소 협력사 위주로 함께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ㅣ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100GWh 달성 위해 공격적 투자 진행 중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근 1~2년 사이 수주가 급증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5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중국, 헝가리 등에서 공격적으로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초 약 5GWh 수준에 머물렀던 SK이노베이션의 연간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이미 20GWh를 넘어섰으며, 대규모 투자 등으로 2023년에는 85GWh, 2025년에는 10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들은 최소 2025년까지 꾸준히 수주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