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나눔
[1% 행복나눔 Story③] 마술사에게 찾아온 마법 같은 이야기 – 관객 곁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의족 마술사 정원민씨
2019.02.25 | SKinno News

 

정원민마술사_메인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18일, 파주시에 위치한 아동양육시설 평화원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국내 유명 마술사들과 저글러가 마술 공연 봉사활동을 펼친 것. 마술사들의 공연이 펼쳐질 때마다 신기함과 호기심 가득한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이 중 한 마술사의 순서가 되었다. 아이들의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그의 얼굴이나 손끝이 아니라 남과 다르게 생긴 다리였다.

 

마술사 정원민씨는 오른쪽 다리를 의족으로 대신하고 있는 절단장애인이다.

 

 

초등학교 입학 무렵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게 된 그는 어린 나이에도 매우 의젓했다.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아버지에게 외려 회사에 가지 않고 어떻게 왔느냐라고 묻던 그였다.

하지만 그 날은 그에게 오른쪽 다리 뿐만 아니라 자신감도 앗아가 버렸다. 그러던 그에게 사람들에게 다가서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대학 시절이다.

마술 동아리에서 접하게 된 마술쇼. 자신감이 사라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하는 일도 누군가에게 박수를 받아본 적도 없던 그에게 마술은 새로운 경험을 안겨주었다.

 

절단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오랜 시간 관객들 앞에 서서 다양한 도구를 가지고 공연을 해야 하는 마술사가 된다는 것은 정말 마법 같은 얘기일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이 그런 어려움을 알기에 정원민 마술사에게 새로운 길을 모색해 보라고 할 때 그는 오히려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꿈을 좇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고민의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적인 고민이 있었다.

마술사이기는 하지만 마술로 해결할 수 없는 일. 바로 그의 오른쪽 다리를 대신하고 있는 ‘의족’이다.

직업의 특성상 의족 사용량이 많아 정기적인 수리가 필요했음에도, 비용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아 쉽사리 수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정원민 마술사에게 ‘의족’은 항상 고민거리였다. 낡은 의족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다 그에게 마법 같은 일이 생겼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1% 행복나눔기금이 전달되어 의족을 새롭게 수리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 앞에 보이기 꺼려졌던 의족은 새 것처럼 윤이 나고 활동하기에도 더 편해졌다. 오히려 마술쇼를 하면서 쇼맨십에 활용할 수도 있게 되었다.

 

 

마술공연1

 

의족을 수리 받은 정원민 마술사는 마술 공연과 마술 관련 수업 등을 활발히 진행하며 다시금 꿈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신체의 한계로 인한 포기보다는 더 큰 노력과 열정으로 마술사의 길을 당당하게 걷고 있는 정원민 씨를 만났다.

 

정원민 마술사

 

Q1. 마술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뒤늦게 시작한 대학 생활 도중 마술 동아리에 관심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할 수 있을지 한 달 가까이 고민을 했죠. 하지만 기꺼이 환영해주는 동기들에게 용기를 얻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마술을 시작한 지 2주가 막 되었을 무렵 우연찮은 기회로 축제 무대에 섰는데, 그때 처음으로 관중에게 큰 박수를 받게 됐어요. 다른 사람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던 제가 새로운 감격을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줄곧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Q2. 장애를 가지고 마술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A> 저에게는 주변의 우려가 가장 넘기 힘든 벽이었어요. 부모님은 물론 친척들까지 쉽지 않은 길을 가는 저를 크게 걱정했습니다. 저 역시 흔치 않은 진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더군다나 장애를 가졌으니 더 어려울지 모른다는 각오는 했었죠. 하지만 그럴수록 더 나은 공연, 더 멋진 마술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습니다. 대중매체 출연을 비롯해 끊임없이 자기 홍보활동을 펼치면서 주변의 인식을 바꾸려 애썼어요. 피나는 노력 끝에 지금은 부모님도 제 꿈을 지지해주시고 지인들 역시 응원을 아끼지 않는답니다.

 

Q3. SK이노베이션의 1%행복나눔기금을 통해 의족 수리 지원을 받은 전·후로 변화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요?

 

A> 우선 기금을 지원받은 경험이 처음이라 크게 기뻤습니다. 의족은 저와 생활을 함께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항상 사용하는데, 사실 수리 비용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 SK이노베이션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해 만들어져 더욱 뜻 깊은 ‘1% 행복나눔기금’을 통해, 부담 없이 의족을 수리 받게 되어 제 일상이 훨씬 편해졌어요. 하지만 일상보다 더 큰 변화는 마술 공연에 있었습니다. 사실 의족 수리를 받기 전에는 의족을 공연히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있었거든요. 수리 이후 의족이 좀 더 튼튼해진 것은 물론 반짝이는 장식도 달려 있으니 이전처럼 의족에 거부감을 느끼는 관객분들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저와 마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이들도 수리 이후의 의족을 훨씬 친근하게 여기고요. 일상에서도, 마술사로서의 쇼맨십에도, 또 장애인 인식 개선에 있어서도 의족 수리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술공연2

 

Q4. 마술공연 중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장애인 관객들 앞에서 펼쳤던 마술 공연입니다. 어린 시절 다친 다리 때문에 3년 동안 병원 생활을 하며 10번이 넘는 수술을 견뎌야 했는데, 그 시간이 제게는 너무나도 지루하고 고통스러웠어요. 그때의 저처럼 긴 시간을 견디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또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와 인연이 닿아 휠체어 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마술 공연을 펼쳤고, 진심으로 좋아하시는 장애인 관객들을 보면서 벅찬 보람을 느꼈습니다.

 

Q5. 앞으로 어떤 마술사가 되고 싶은지 목표와 계획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게 마술을 지도해주신 선생님께서 가슴에 남을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눈을 즐겁게 하는 마술도 있고, 귀를 즐겁게 하는 마술도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을 즐겁게 하는 마술이다. 그런 마술을 할 줄 아는 마술사가 되어야 한다.” 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그 말씀을 들었을 때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화려한 공연을 선보이는 마술사도 좋지만, 무엇보다 제가 가진 스토리를 바탕으로 따뜻한 메시지와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마술사가 되고 싶어요.

 

Q6.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한마디 해주세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계속 도전하고 상상하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많은 실패를 겪을 수도 있지만, 용기를 가지고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로 장애를 가졌으면서도 비보잉을 하시는 분도 있고, 화가로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분도 있으며  저처럼 무대에서 마술을 펼치는 사람도 있어요.

 

마술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마법처럼 보여주는 예술이잖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마술과 장애는 비슷한 것 같아요.
불가능해 보이지만, 계속 노력하다 보면 안 되는 일이 없어요.
열심히 꿈꾸다 보면 언젠가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직데이쇼

 

8년 차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지만, 정원민 마술사에게 마술이란 여전히 ‘도전’이다. 불가능해 보였던 무대에 서게 하고, 또한 불가능해 보였던 마술사의 꿈을 결국 이루게 한 계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이 도전을 더욱 의미 있게 빛나게 해준 또 하나의 계기로 SK이노베이션의 1% 행복나눔기금을 꼽는다.

 

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도전할 수 있도록 의족 수리를 지원해준 SK이노베이션에게 큰 감사를 전한 정원민 마술사. 앞으로도 SK이노베이션의 1% 행복나눔은 이처럼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인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나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계속할 예정이다.

 

 

관련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