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구성원 자원봉사자들이 베트남 짜빈성 즈웬하이현 지역 일대에서 맹그로브 식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비행기로 5시간 거리에 있는

베트남에 맹그로브를 심는 이유!

나와 숲, 그리고 지구는 이어져 있다.”

| 8월 28일(월) – 날씨 맑음, 베트남 짜빈성으로 출발

아침 6시, 버스가 김해공항으로 출발했다. 호치민 공항까지 비행기로 5시간, 다시 짜빈까지 버스로 5시간, 맹그로브 나무를 심기 위해 무려 10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맹그로브는 염성 습지에서 자라는 나무다. 지구상에는 100여종의 맹그로브가 존재하며, 사람 키 정도 크기부터 물 위로 40m나 자라는 것까지 다양하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 서식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국제 맹그로브 생태계 보존의 날’이 있을 만큼, 기후위기 시대의 지구에게 중요한 나무다.

8월 28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구성원 자원봉사자들이 베트남 짜빈성으로 이동 중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짜빈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SK이노베이션의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을 함께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드림셰어링’ 이경중 담당으로부터 맹그로브의 활약상을 들으면서 짜빈까지의 고된 여정이 별 것 아닌 일이 됐다. 도착한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우리는 다음날 식수 활동을 위해 이른 취침에 들었다.

| 8월 29일(화) 오전 – 흐리고 비, 나의 첫 맹그로브

8월 29일(현지시간), 베트남 짜빈성 즈웬하이현 지역 맹그로브 식수 현장으로 이동 중인 SK에너지 전기기술 Unit 최상혁 PM(가운데)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식수지로 출발했다. 이번 식수 현장은 원래 새우 양식장이었던 곳으로, 새우 양식업은 울창하던 맹그로브숲이 파괴된 이유이기도 하다. 식수 현장에는 이미 묘목이 준비돼 있었다. 나무뿌리를 감싸고 있는 비닐을 벗겨내고 모내기를 하듯 갯벌에 묘목을 심었다. 모두 말없이 맹그로브 심기에 집중하는 사이, 악취를 풍기던 황량한 갯벌이 어느덧 맹그로브 묘목으로 가득 찼다.

8월 29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구성원 자원봉사자들이 베트남 짜빈성 즈웬하이현 지역 일대에서 맹그로브 식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 묘목들을 심으면서 ‘거울 치료’를 하는 기분이 들었다. 베트남 짜빈의 새우 양식장은 맹그로브숲을 파괴한 자리에 지어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생계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화학비료를 쏟아부으면서 수질은 더 나빠졌다. SK이노베이션이 이렇게 먼 베트남 짜빈에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 이유를 조금은 이해한 것 같다.

| 8월 29일(화) 오후 – 비, 아이들에게 한 수 배우다.

습도가 절정에 달한 오후에는 주반안 중학교(Chu Van An Middle School)에서의 일정이 예정돼 있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 고민했는데 전부 기우였다. 오히려 아이들의 마음을 듬뿍 받은 시간이었으니까.

주반안 중학교(Chu Van An Middle School) 아이들이 퀴즈 맞히기, 퍼즐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학교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곧이어 SK이노베이션이 육성 지원하는 베트남 현지 사회적기업 맹그러브(MangLub)의 홍보대사인 어린 학생이 앞으로 나와 스피치(Speech)를 시작했다.

맹그로브 나무의 이점, SK이노베이션이 지구 환경 지키기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설명까지! 똑똑하고 명쾌하게 이어나갔다. 맹그로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팀을 이뤄 퀴즈를 맞히고, 퍼즐게임을 하였고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맹그로브를 듣고 보고 만지면서 지구를 지키는 나무와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머지않아 이 사회의 주체가 될 아이들! 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는 부디 더 많은 기후위기 대응책이 실현되고 있기를 기대하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 8월 30일(수) – 맑음, 이전 식수지 탐방(feat. 탄소측정)

짜빈에서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았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맹그로브숲 복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2022년까지 4년 동안 53만 그루를 심어 총 113ha(헥타르) 규모의 숲을 되살렸다. 글자로만 접한 그 숲을 실제로 보게 된 것이다.

배를 타고 메콩강을 가로지르며 둘러본 맹그로브숲은 울창했다. 어제 내가 심은 작은 묘목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빠른 유속에 유실되는 건 아닐까? 묻어둔 걱정들을 비로소 내려놓을 수 있었다.

8월 30일(현지 시간),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구성원 자원봉사자들이 베트남 내 이전 식수지 현장을 탐방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길 어딘가에 SK이노베이션의 양묘장이 있다고 한다. 짜빈성 정부의 허가를 받아 운영되는 곳으로, 맹그로브 묘목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 아니라 동일한 환경에서 키운 묘목의 생존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하니, 일석이조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제법 성장해 부지런히 탄소를 흡수하는 맹그로브 나무들을 보며, 어제 우리가 함께한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이었는지 새삼 실감했다.

우리는 지금, 이 아름다운 자연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번 맹그로브숲 복원활동에 참여하면서 SK이노베이션 계열이 ESG 경영과 넷제로라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 일원이라는 게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