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2020년 4월, VRDS 상업생산을 목표로 달리고 있습니다” – SK에너지 문상필 공정혁신실장 인터뷰
2018.12.03 | SKinno News

SK에너지 문상필 공정혁신실장 인터뷰

 

2016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는 환경보호 등을 위해서 2020년 1월부로 전세계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사업 자회사 SK에너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해 11월, SK 울산Complex(이하 SK 울산CLX) 내에 친환경 선박 연료유 생산설비인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감압잔사유탈황공정)를 신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건설 중에 있다.

*VRDS : 감압증류장치의 감압 잔사유(VR, Vacuum Residue)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

‘2018년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 유공자 울산시장상’을 수상한 SK에너지 문상필 공정혁신실장을 만나 SK이노베이션의 VRDS 사업에 대해 자세히 들어 보았다.

 

Q1. SK이노베이션의 VRDS 사업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A> 2016년 10월, IMO 2020** 시행이 결정되면서 해운사들은 저유황중유를 사용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유일무이 저유황중유 생산을 위한 VRDS 신설을 결정했고, 지난 해 11월 1일부터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IMO 2020 : 2년 뒤인 2020년 1월 1일 시행되는 해운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보호 규제를 말한다. 2017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마련한 규제로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크게 낮췄다.

 

IMO2020

 

SK이노베이션은 VRDS 신설을 통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SK그룹이 추구하고 있는DBL(Double Bottom Line)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가치 창출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VRDS는 정유 공장에서 나오는 감압 잔사유에 수소 첨가 반응으로 황을 제거해 황 함량을 감소시키는 설비로, 이것이 바로 공장의 핵심 시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VRDS를 통해 제거된 황은 기체 또는 액체 상태로 배출되며, 이것들을 다시 모은 뒤 황을 추가로 분리해 별도의 황 제품을 만들어 주로 중국에 수출합니다.

SK이노베이션은 VRDS 신설 사업에 약 1조 원을 투자했으며,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난 2017년 11월부터 사업을 시작해 공장을 짓기 위한 설계 등이 시작되었고 올해 9월에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공장 준공은 2020년 4월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준공 이후 약 2개월의 시운전 기간을 거쳐 2020년 6월 말에 상업 생산하는 일정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VRDS에 들어가는 원료(feed)의 양은 하루 4만 배럴이며, 이 중 0.5% LSFO(Low Sulfur Fuel Oil)가 일 3만 4천 배럴 생산되게 됩니다. 그 외에도 LPG, 나프타(Naphtha), 경유 등이 나오게 됩니다.

 

Q2. SK 울산CLX 내 VRDS 공장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요?

A> VRDS와 같은 큰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2만 5천여 평의 부지가 필요한데 SK 울산 CLX는 기존 공장들로 인해 여유 공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SK 울산CLX 내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고 VRDS를 짓게 되었습니다.

SK에너지가 유공일 때부터 40년 넘게 운영한 유조화차(철도)와 운송 설비는 과거와 달리 유조화차 수송 비중이 줄어들게 되어, 이 곳과 주변시설물을 철거 혹은 이설하고 VRDS 공장을 신설하게 되었습니다. VRDS공장 전체 면적은 8만 3천 8백m2, 2만 5천 4백평 정도 됩니다. 그래서 공장 전체 길이가 끝에서부터 끝까지 약 900미터나 되는 상당히 긴 거리가 되었죠.

 

VRDS

▲ SK 울산 CLX 내 VRDS 건설 현장

 

Q3. VRDS 신설 사업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는 건설현장이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재해로 사업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대 재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중대 재해뿐만 아니라 일반 재해까지 제로(Zero)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현재까지 무재해를 달성 중입니다.

두 번째는 IMO에 의해 황 함량이 규제되는 시점이 2020년 1월인데 저희의 상업 생산 일정은 2020년 6월 말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약 6개월 간의 차이가 생긴 거잖아요. IMO 2020 시행으로 인해 1월부터 저유황중유가 필요하게 되므로 그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일정 단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사업 전체 진척도를 100으로 잡았을 때 현재 약 30% 진행되었으며, 현재 상태로 보면 기존 목표보다 2개월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장 짓는 기간을 기존 30개월에서 28개월로, 제품 생산을 기존 32개월에서 30개월로 단축해 2020년 6월이 아닌 2020년 4월에 상업생산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죠.

 

Q4. 그렇다면 사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있을까요?

A> 크게 두 가지로 말씀 드릴 수 있는데요. 먼저, 안전·환경 관련해서는 사전 Risk 관리를 하고 사업 진행을 위한 인·허가 규제를 조기에 확정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설계–구매–건설 과정에 있어 ‘패스트 트랙킹(Fast Tracking)’을 통해 일정을 단축하는 것입니다. 설계가 끝나고 자재를 사고 자재를 산 뒤에 공사를 하는 것처럼 순서대로 전체 사업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패스트 트랙킹 이란 설계를 하면서 자재도 구매하고, 중간 설계 단계에서 공사를 진행하는 등의 프로젝트 진행 기법 중 하나입니다.

사례로 말씀 드리면 VRDS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특허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의 회사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합니다. 라이선스 설계사가 공정 설계를 해 주면 그걸 받아서 국내 업체에 넘겨 기본 설계를 한 후에 상세 설계 진행이 되는데, 저희는 이미 VRDS와 유사한 형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요.

유사한 공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 라이선스 설계사가 공정 설계를 하는 동안에 저희가 갖고 있는 기존의 공정을 가지고 기본 설계에 필요한 부분을 저희가 먼저 진행하였습니다. 공정 설계사가 라이선스 설계를 끝내고 공정 설계의 결과물이 왔을 때, 이를 바탕으로 기본 설계를 단기간 내에 완료하였습니다.

기존 공장들은 공정 설계를 바탕으로 토목 공사까지 8개월이 넘는 기간이 걸렸지만, 이번 VRDS는 패스트 트랙킹을 통해 공정설계가 끝난 지 3개월 만에 공사 착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공정설계 결과물이 나오면 그것을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게 아니라, 공정설계를 하고 있는 중에 기본 설계를 SK 울산CLX에서 하고 있었던 거죠.

 

Q5. VRDS의 핵심은?

A> VRDS의 핵심은 반응기(Reactor)입니다. 그런데 이 반응기를 이탈리아에서 제작해 와야 하는데 발주하고 현장까지 들여오는 데 약 20개월 이상이 걸립니다. 반응기가 전체 사업 일정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전체 일정을 2개월 당겨 2020년 2월 공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완공 후 약 2개월 간 시운전이 필요한데 일부 공장의 온도와 압력이 굉장히 높아요. 특히, 반응기 공정 내부의 온도는 최대 400도까지 올라가게 되며, 수심 2,000미터 아래에서 받게 되는 압력이 일어납니다. 고온, 고압의 공정이기 때문에 화재나 폭발 위험이 발생하지 않게끔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운전에서 생산까지 하는데 한 2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VRDS2

▲ SK 울산CLX VRDS 반응기(Reactor) 건설 현장

 

Q6. 마지막으로, IMO 2020이 시행되면 저유황중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VRDS 설비를 통해 예상되는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A> IMO 2020 시행에 따라 해운사들은 1)배기가스 정화장치인 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2)LNG 엔진으로 교체하거나 3)연료를 저유황중유로 바꿔 이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해운사들이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지에 따라 연료 별 수요가 달라지므로, 현 시점에서 저유황중유의 수요를 정확하기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스크러버(Scrubber): 선박용 황산화물을 저감하는 장비. 해수를 이용해 선박에서 나오는 오염된 공기 속 황산화물을 정화한다

매출액 또한 국제유가 및 제품가에 따라 편차가 크나, 영업이익 기여도 측면에서 볼때 연간 2~3천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환경적 측면에서 사회적가치 창출까지 실천하는 SK이노베이션의 VRDS 신설 사업. SK에너지 문상필 공정혁신실장을 비롯한 관련 임직원들은 2020년 4월 저유황중유 상업 생산을 목표로 계속해서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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