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정유업계의 다운사이클(업황 하락)이 예상되는 와중에 증권업계가 SK이노베이션을 주목하고 있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11월 12일 자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증가 폭은 일일 140만 배럴로 올해보다 소폭 감소하겠지만 중국의 대규모 증설로 일일 정제 설비 규모는 246만 배럴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이 같은 증설량은 지난해 106만 배럴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를 뛰어넘으면서 정제 마진도 배럴당 6.3달러 수준으로 올해 평균 대비 0.2달러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제마진 하락 등 부정적인 변수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 SK이노베이션의 내년도 실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SK이노베이션의 매출 다변화를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SK이노베이션은 과거 석유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비정유 사업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를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비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신규 PX(파라자일렌)* 증설이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2019년 PX 수익성 상승이 예상”되고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사업 진출과 신규수주 확대를 통해 배터리 사업의 구조적인 외형 성장이 기대”되며,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반으로 경쟁기업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을 주목한다고 밝혔다.
*PX(Paraxylene, 파라자일렌) : 원유에서 나온 중질 나프타(Naphtha)를 정제해 만든 석유화학 제품. 이를 원료로 사용해 고순도테레프탈산(PTA)을 만든다. PTA는 의류와 페트병 등에 많이 쓰이는 폴리에스터의 원료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260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춰 국내 1위, 세계 6위다.
▲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함께 설립한 SK 울산CLX ESS센터 전경
보고서에서 백 연구원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의 2019년을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신규 사업의 성장성 즉, ‘전기차 배터리 및 LiBS(Lithium-ion Battery Separator,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사업의 대규모 증설’을 꼽았다.
*LiBS(Lithium-ion Battery Separator,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 얇은 필름 모양으로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해 폭발 또는 발화와 같은 이상 작동을 막는 배터리 핵심소재.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전기차 등의 성능과 안정성을 좌우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불린다.
▲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이온전지분리막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전기차 배터리 및 LiBS 사업의 대규모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착공에 들어간 서산 배터리 제2공장이 올해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창저우 시의 배터리 공장과 헝가리 배터리 공장까지 모두 완공되는 2022년경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연간 생산량은 약 20GWh까지 확대된다.
백 연구원은 또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에 대해 “2021년부터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구조적인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