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칼럼] 점점 커지고 강해지는 SKinno Man의 자부심 – SK이노베이션 Value Creation Center 김정훈 PM
2021.09.17 | SKinno News

▲ SK이노베이션 Value Creation Center 김정훈 PM

 

애틀랜타 공항에서 조지아州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I-85 번 고속도로를 타고 약 130Km를 쉴새 없이 거슬러 올라가면 도착할 수 있는 SK battery America(이하 SKBA).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미국 현장이 있는 곳이다.

 

딥체인지(Deep Change)의 일환으로 전사 구성원들의 지지 아래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발돋움해 가고 있는 배터리 사업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외연을 급속히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인 미국 조지아州에 위치한 SKBA는 가장 중요한 포스트 중 하나로 꼽힌다.

 

▲ 美 조지아州에 위치한 SK battery America

 

특히,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첫 번째 미국 생산 법인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가지는 특수성 때문에 회사는 SKBA 설립 초기부터 전사 역량을 결집시켰다. 그 결과 SKBA는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확보할 수 있었고, 나 역시 이러한 전사 차원의 의사결정에 따라 지난해 6월, SKBA에 파견을 나가게 됐다. 빠른 안정이 필요한 현지 상황을 고려해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업무와 브랜드 강화, 현지 구성원 업무 지원 등을 담당했다.

 

내가 파견됐을 당시는 그해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했던 시기로, 개인적으로도 이를 잘 예방하면서 미국 현지에 적응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건설 중인 사업장인 SKBA는 코로나19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Protocol)이 잘 정립돼 있었고, 이미 나와 있는 주재원분들과 현지 구성원분들의 도움 아래 코로나19 검사 및 예방 격리를 거쳐 임시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게 됐다.

 

▲ SKBA의 코로나19 백신 단체 접종 1호 대상자로 선정돼 현지에서 접종을 받고 있는 SK이노베이션 Value Creation Center 김정훈 PM

 

임시 사무실은 SKBA 건설 현장과 차로 약 5분 남짓한 거리에 떨어져 있었다. 지난해 말 제1 공장 공사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 현장의 임시 컨테이너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근무했고, 올해 5월 행정동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비로소 SKBA의 정식 사무 공간에 입주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1년여라는 짧은 주재 기간 동안 SKBA의 지난 모든 업무 공간을 경험해 본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 아닌가 싶다.

 

▲ 지난해 SKBA의 임시 사무실에서 바라본 가을 전경

 

| 든든한 지원군 되어준 현지 정부와 지역사회… 협업으로 만들어낸 결과물 기억에 남아

 

조지아州의 커머스市시가 대도시는 아니지만, SKBA의 임시 사무실은 특히 외딴곳에 위치해 있었다. 여기서 일했던 시기에 가장 보람을 느꼈던 업무는 역시나 미국 지역 정부 및 지역사회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업이었다.

 

클라크 힐(Clark Hill) 커머스 시장은 SKBA의 가장 든든한 우군이 돼 준 인사 중 한 분. 지난해 가을 아직 현지 정보들이 내 머릿속에 많이 입력되기 전, 조지아州 및 미국 사회에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외 커뮤니케이션을 추진하게 됐다.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있다. 클라크 힐 시장을 인터뷰이(Interviewee)로 섭외해 임시 사무실에서 영상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 (좌) SK이노베이션 Value Creation Center 김정훈 PM이 섭외/진행한 ‘클라크 힐’ 커머스 시장 인터뷰 촬영 모습 / (우) 2019년 2월, SK이노베이션 본사에 방문한 ‘클라크 힐’ 커머스 시장

 

예정된 인터뷰 시간이 되도록 클라크 힐 시장과 연락이 닿지 않아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사이, 현지 HR 담당 매니저가 클라크 힐 시장을 직접 찾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어디에 계신 줄 알고 차를 타고 직접 데리러 가자는 거지?’라는 생각에 어리둥절했지만, 곧바로 클라크 힐 시장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 매니저는 성큼성큼 걸어서 바로 아래 건물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더니 그곳의 간호사에게 ‘닥터 클라크 힐(Dr. Clark Hill)’과 선약이 있는데 안에 계신지 물었고, 오전 마지막 환자를 보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클라크 힐 시장의 본업은 의사였고, 우리와 걸어서 3분도 안 되는 거리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의사로서 환자와의 약속을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그렇게 미국을 배웠다.

 

클라크 힐 시장뿐만 아니라,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 팻 윌슨(Pat Wilson) 조지아州 경제개발부 장관을 포함한 조지아州, 잭슨카운티, 커머스市 정부 관계자들과의 협업은 늘 좋은 결과물을 가져왔다. 미국에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과 SKBA는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Freshman)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상호신뢰가 구축된 지역 정부와의 협력과 이들이 가진 역량과 연계해 적극 협업하는 것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려는 SK이노베이션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좌) 올해 4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왼쪽에서 세 번째)가 SKBA 공장을 방문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우) (왼쪽부터) SKBA 제1 공장 라인 투어 중인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팻 윌슨’ 조지아州 경제개발부 장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지동섭 대표

 

약 3조 원에 이르는 직접 투자 외에도 미국 전기차 산업의 성장과 지역 경제 발전 및 고용 창출에 미치는 SK의 영향력은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미국 사회에 전파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완전히 새롭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 정부 PR팀이나 잭슨카운티 경제개발부와 공동으로 PR 아이템을 기획, 추진함으로써 현지 진출 초창기부터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상당 부분 대외로 전달할 수 있었다.

 

| 조지아, 그리고 커머스 인사이더(Georgia & Commerce Insider)… K-배터리 대표주자 포지셔닝을 위한 노력들

 

회사가 추구하는 ‘조지아 인사이더, 커머스 인사이더(Georgia Insider, Commerce Insider)’가 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SKBA는 본연의 배터리 사업 외에도 설립 초기부터 현지에서 다양한 CSR 활동을 추진해 왔다. 특히 인재 육성을 위해 지역 교육기관에 중·장기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지역 대학 및 산하 의료기관에 도움을 주기 위한 기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소방서, 경찰서 등 관공서와 병원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도 꾸준히 기부함으로써 지역사회와 상생하겠다는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올해 8월, SK이노베이션이 美 조지아州 소재 하버샴 메디컬 센터(Habersham Medical Center)에 마스크를 기부했다. (왼쪽에서 네 번째부터 보 햇쳇(Bo Hatchett) 조지아州 상원의원, 타일러 윌리엄스(Tyler Williams) 하버샴 메디컬 센터 CEO)

 

조지아州의 청명한 날씨 속에 차 뒷좌석에 기부 패널 혹은 마스크를 싣고 주정부 청사나 소방서를 향해 길을 나서면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졌다. 미국 사회에서 기부는 규모를 떠나 기부 자체로 수혜자들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해 받는다. 미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는 SK이노베이션의 진심 역시 널리 퍼뜨려야 했기에 관련 대외 커뮤니케이션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주정부와 잭슨카운티도 힘을 보탰다. 펀딩 관련해선 매칭그랜트(Matching Grant) 형태로 나눔의 크기를 키워줬고, 공동 PR 요청에 가용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우리의 활동들을 어필해 줬다.

 

▲ (우) 지난해 5월,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美 오거스타 대학에 기부금 40만 달러를 전달했다. (앞줄 왼쪽부터 SK Battery America 황준호 대표, 오거스타 대학 브룩스 킬(Brooks A. Keel) 총장, 美 조지아州 경제개발부 팻 윌슨(Pat Wilson) 장관)

 

대한민국 대통령 방문 행사 역시 크게 기억에 남는다. 그 의미는 이미 언론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준비 과정은 상상 이상이었다. 나는 실무자로서 방문 행사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함께 했다. 짧은 준비 기간이었지만, SKBA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완벽하게 보여 주는 것이 우리의 큰 욕심이었다. 동료 주재원들과 현지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공장 내/외부 행사 셋업(Set up)에 전념했고,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상·하원 의원 등 조지아州 주요 인사들도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행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 올해 5월, 대한민국 대통령 SKBA 방문 행사를 준비 중인 김정훈 PM(오른쪽)

 

홍보 관점에서는 낯선 미국 땅에서 모두의 니즈(Needs)에 맞춰 행사장을 꾸미고 현장을 셋업 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당시 미국 송유관 해킹에 따른 물류 대란으로 행사에 필요한 설비나 가구 등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지난 일이긴 하지만, 리허설 당일까지도 행사장 준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우리는 “여기는 일을 성공시키는 사람들만 모여 있으니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행사에 대해 우려했던 사람들이 행사 직후에 남긴 “진짜 잘 해냈다. 촉박한 일정이었는데 잘 준비해줘서 너무 고맙다”는 감사 인사는 큰 보람을 느끼게 했다.

 

현재 SKBA는 제1 공장 상업생산을 앞두고 시험 가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비록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지난 1년간 현장에서 그 모든 준비 과정을 지켜보고 내 나름대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면서 비즈니스적으로나 그 외적으로나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처음 경험해 본 해외 파견 업무는 실무자 레벨의 주재원들도 VWBE(Voluntarily Willingly Brain Engagement, 자발적/의욕적 두뇌활용 극대화) 하게, 그리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일 처리를 해야 하는 환경이었다. 대한민국과의 시차가 커 급박한 상황에서 본사 선배들의 조언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각 기능 조직별 1~2명의 주재원이 그 역할을 A부터 Z까지 자기 완결적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영역(Scope) 확장과 개별 영역에 대한 전문성 강화 등 각자 업무에 대해 양적·질적으로 모두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국내에서의 업무와는 달리 SKBA에서는 브랜드 관련 업무부터 시작해 광고, 행사, 나아가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업무 등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관련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SKBA에서의 소중한 1년이 향후 직장 생활에 있어 크나큰 도움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러한 확신을 갖게 해 준 지난 1년여간의 SKBA 파견 근무 기회, 그리고 부족했을 지도 모르는 나에게 현장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 SKBA 법인장님과 동료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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