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유럽 거점인 헝가리 법인(SK Battery Hungary, 이하 SKBH) 실적 성장세가 탄력을 받고 있다. 조기 수율 안착 및 유럽 현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18일 자로 발표된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BH의 2020년 영업이익은 6억 9천만 원으로 지난 2019년(195억 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억 원에서 3,572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규모 투자 단계라 당기순손익*의 경우 적자에 머물렀지만 적자 규모는 2019년 173억 원에서 2020년 37억 원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 당기순손익 : 회계기간 동안 기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총수익에서 총비용을 뺀 금액 – 출처 : 두산백과
▲ 헝가리 코마롬市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이처럼 SKBH의 실적이 개선된 것에 대해 업계에선 2018년 3월, 첫 삽을 뜬 헝가리 북부 코마롬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제1 공장이 지난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한다. 연산 7.5GWh 규모의 헝가리 제1 공장은 2019년 4분기 완공돼 2020년 1분기 양산을 시작했으며, 연산 9.8GWh 규모의 제2 공장은 2019년 1분기에 착공해 2022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공장이 완공됐다고 해서 당장 실적 개선이 이뤄지는 게 아니며,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려면 안정적 수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조기 수율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결정적인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전체 공장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85%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현지와 국내(충남 서산), 중국 창저우 등의 생산라인을 모두 합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하며,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수율이 오르면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위치 및 연간 생산능력 규모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월, 헝가리 이반차(Iváncsa)市에 연산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제3 공장 신설 투자를 결정했다. 제 3공장은 올해 3분기 착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22억 9천만 달러(한화 약 2조 6천억 원) 투자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로는 SK이노베이션이 해외에 건설하는 단일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중 최대 규모다.
이처럼 SK이노베이션이 유럽 지역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에 대해 업계에선 유럽의 전기차 시장이 친환경 정책 등에 힘입어 글로벌 최대 시장인 중국에 버금갈 정도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를 비롯해 중국, 미국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메리츠증권 노우호·위정원 연구원은 최근(2월 1일 자) 보고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2025년까지 최대 125GWh로 확대”되며 “메리츠증권 자체 추정으로 2022년 2분기부터 분기 및 연간 첫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