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百尺竿頭):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는 뜻으로, 위태로움이 극도에 달함
코로나19로 야기된 판데믹(Pandemic)**에 따른 수요 감소 및 新유가전쟁 등으로 인한 저유가로, 백척간두 위기에 내몰린 미국 셰일 기업들. 글로벌 석유업계에서는 이 같은 셰일 기업이 미·중 무역분쟁의 또 다른 불씨를 일으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판데믹(Pandemic) :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석유업계에선 저유가와 셰일 업계의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미국 셰일 기업들이 중국의 인수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대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대규모 에너지 자산을 보유한 ‘에너지넷(EnergyNet)’社의 ‘크리스 애서턴’ 대표는 최근 美 경제전문지인 ‘포브스(Forbes)’와의 인터뷰를 통해 “셰일 자산 가격 하락으로 중국의 자산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간 셰일 기업은 미국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이끄는 한편, ‘에너지 자립의 꿈’을 이루도록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미국 내 셰일 기업 인수를 둘러싸고, 미국이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떠올랐던 미국은 다시 원유 순수입국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서는 유가 하락 여파로 채굴 단가가 높은 미국 내 셰일 생산이 줄면서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유 수입이 늘 것이라 전망한다. 이와 관련해 美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수입한 원유가 하루 평균 약 100만 배럴이 늘어 160만 배럴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 내 원유 생산이 지난주 1,140만 배럴로 줄면서, 미국의 원유 자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견해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클레버뷰에너지 파트너스’의 게빈 북 이사는 “미국이 당분간 원유 순수출국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셰일을 비롯한 미국의 석유가스 기업들이 향후 4년간 갚아야 할 부채가 무려 860억 달러에 달하는 등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중국을 비롯한 새로운 인수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파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美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맹공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자국의 셰일 기업이 중국에 인수 당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이 미국 셰일 기업의 운영권을 인수하는 대신, 지분 투자나 JV(Joint Venture, 조인트 벤처***)를 택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중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얀타이 신차오 인더스트리’는 이러한 방식으로 美 퍼미안(Permian) 분지 내에 13억 달러 상당의 석유 자산을 매입한 바 있다.
(***)조인트 벤처 : 2인 이상의 당사자가 특정한 공동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공동으로 진행하는 공동사업체로, 이 사업체는 국적이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을 통해 작업이 수행되며, 합병회사라고도 한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업계 전문가들은 배럴당 50달러는 유지돼야 셰일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을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셰일 기업들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