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HBR)는 최근(5⁄6)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T)은 기술이 아니라 인재에 대한 것이다(Digital Transformation Is About Talent, Not Technology)’라는 제목의 DT 관련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노동시장 전문가이자 ‘맨파워 그룹(Manpower Group)’의 사장인 베키 프랭키윅스(Becky Frankiewicz)와 런던대학 및 콜럼비아대학의 경영심리학 교수이자 인재과학자인 토마스 차모로-프리무지치(Tomas Chamorro-Premuzic)가 공동 작성한 이 기사는 다가올 디지털 변혁(Digital Disruption)을 미리 대비할 것을 강조하기 위해 ‘퓨처 프루핑(Future Proofing)*’을 핵심 주제로 삼았다.
(*)퓨처 프루핑(Future Proofing) :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의 부회장 겸 분석가인 대릴 플럼머(Daryl Plummer)가 한 IT 심포지엄에서 언급한 단어로 “미래에 다가올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더라도 적응 준비를 하여 대비한다”는 의미다.
두 저자는 이 기사에서 판데믹**을 야기한 코로나19와 관련해 “현재 코로나19의 가장 확실한 결과 중 하나는 ‘삶의 보다 다양한 측면에 데이터 지원 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머지않은 시간에 DT가 각 조직들의 아주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밝혔다.
(**) 판데믹(Pandemic) :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출처: 시사상식사전
이어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DT는 기술보다는 사람에 대한 것”이며, “사람들은 거의 모든 기술을 구매할 수 있지만, 디지털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은 차세대 기술 개발, 인재 공급과 수요 간의 격차 해소 및 본인과 다른 사람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미래를 대비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자들은 디지털 미래를 준비하고 디지털 세계에 공존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01 |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라(Put people first)
기술은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조합은 기술이 그것에 최적화된 사람의 능력과 짝지어질 때만 효과적이다. 기술적 파괴(technological disruption)는 자동화를 이끌었고 낡은 일자리를 없앴으며, 항상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이것이 ‘혁신’이 일반적으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로 묘사되는 이유다. 그러나 혁신의 창조적 측면은 전적으로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인간의 적응력을 활용해 인력을 재교육하고 새로운 기술을 가르칠 수 있다면 인간과 기술, 모두를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다.
우리가 그것을 사용할 만큼 충분히 숙련되지 않으면 최고 수준의 뛰어난 혁신은 남의 얘기가 될 것이고, 매우 인상적인 생각도 기술과 어우러지지 않으면 유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는 리더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생각할 때, 먼저 해당 기술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투자를 우선해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02 | 소프트 스킬에 초점을 맞춰라(Focus on soft skills)
DT가 기술보다는 사람에 관한 것처럼 핵심 기술력은 하드 스킬보다는 소프트 스킬에서 나온다. 조직을 보다 데이터 중심적이고 디지털화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최고의 적응력과 호기심이 많으며 유연한 사람들에게 선택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미래의 핵심 하드 스킬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개발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베팅하는 것이다.
인재개발에 대한 우리의 철학은 소프트 스킬의 잠재력과 하드 스킬의 지식을 결합해 내는 것이다. 기술 역량은 일시적이지만 지적 호기심은 영원해야 한다.
03 | 위에서부터 변화하라(Drive change from the top)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해야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그렇다고 해서 독재적이거나 위계적인 구조를 수용해야 한다거나, 공포를 조성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 DT에 내포되어 있는 주된 의미는 최고의 리더를 선택하고 개발하지 않는 한 조직에 큰 변화나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직 변혁의 효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는 “CEO나 회사의 최고경영자”라고 항상 똑같이 답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04 | 데이터 통찰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확인하라(Make sure you’re acting on data insights)
최근 데이터에 대한 논의 중 상당수는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같은 AI의 강력한 진화는 흥미롭지만 조직의 ‘퓨처 프루핑’을 위한 주요 차별화 수단으로는 간주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더 큰 경쟁우위는 가치 있는 데이터를 장착하고 해당 데이터를 의미 있는 통찰력으로 변환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며, 무엇보다 이러한 통찰력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그 외 회사들의 가장 큰 차이점은 데이터 과학자들의 똑똑함이나 그들이 보유한 기술의 실제 능력이 아니라 철저하고 근본적인 데이터 중심 문화에 있다. 이들은 놀랄만한 데이터 자산을 장착하고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수익을 창출할 훌륭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지만, 그들의 핵심 전략적 무기와 최고의 자산은 그들이 데이터에 따라 생활하고 숨 쉬고 행동한다는 것이다.
05 | 빨리 실패할 수 없다면, 천천히 성공하라(If you can’t fail fast, make sure you succeed slowly)
만일 빨리 실패할 수 없다면 즉, 실패한 경험으로부터 얻은 교훈이 당신을 더 강하고 똑똑하게 만들어 준다는 관점 하에 빠른 실험을 용인하는 문화가 형성돼 있지 않다면 당신은 장기적인 베팅이 잘 풀리고 있다라고 스스로 확신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빠른 실패가 어렵다면 천천히 성공하는 것이 좋다. 결국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전략일 뿐이며, 만일 다른 전략을 선택한다고 해도 괜찮다. 그저 그곳에 다다를 수 있을지 확인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에서 ‘빠른 실패’란 ‘성공에 대한 압박’과 동의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천천히 성공을 모색하는 것으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기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지난 몇 주 동안 증명되었듯 우리는 하나의 지구촌으로서 민첩하게 대응해오고 있다. 이 민첩함은 인간이 주도해왔고 기술이 지원해왔다. 지금의 역사적 위기를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소프트 스킬과 리더십을 갖고 있기 때문이든, 느린 성공이나 빠른 실패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통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든, 인류는 퓨처 프루핑의 개념에서 공통분모의 위치에 서 있다.
이 모든 것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로부터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발전시킬 책임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한다. 관건은 호기심을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