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9월 16일 자 보고서에서 ‘IMO 2020*’과 전기차 배터리의 높은 성장성’을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을 톱픽(Top picks, 최선호 주)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 IMO 2020 : 2020년 1월 1일 시행되는 해운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보호 규제를 말한다. 2017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마련한 규제로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크게 낮췄다.
김 연구원은 “IMO 2020의 맞춤형 설비인 SK이노베이션의 VRDS**가 2020년 5월부터 가동될 예정”이라며 “이는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연간 기준 2천억 원 이상의 이익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9월 초 유럽 LSFO(Low Sulfur Fuel Oil, 저유황중유)-HSFO(High Sulfur Fuel Oil, 고유황중유) 스프레드가 배럴당 10달러, 미국 스프레드는 배럴당 16~20달러 수준”이라며 “2천억 원 이익 증대 가정의 스프레드가 배럴당 20달러 내외인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 감압 증류 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 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
김 연구원은 또한, “아직 LSFO 거래가 본격화되지 않았고 HSFO 사용이 가능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의 스프레드 확대는 더욱 고무적이다. 더구나 LSFO 생산 전용 설비는 글로벌 정유사 중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다. VRDS 증설로 인한 이익 증대 효과는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부터 IMO 2020 시행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확신한다”며“수요 대비 약 1백만 bpd(barrels per day) 부족한 LSFO 공급분은 글로벌 등∙경유 수요 3천 6백만 bpd 기준 약 3%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로 인해 등/경유 마진은 배럴당 5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글로벌 정유사들의 경우 고도화 설비의 수율 조정을 통해 등∙경유 공급을 늘리고 휘발유 공급을 줄여 4분기부터 전반적인 마진 강세가 예상된다. 또한, 중국은 WTI(West Texas Intermediate,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원유 도입 경쟁력이 크게 낮아져 지금의 낮은 가동률에도 불구하고 단기에 가동률을 높이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IMO 2020 시행으로 인한 정제마진 상승효과가 4분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 확신했다.
동일 보고서에서 김 연구원은 “전기차 배터리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심을 가지는 사람은 드물다. 전기차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고 이미 완성차 업체들이 발을 뺄 수 없을 정도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이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시장의 확장세에 맞춰 폭발적인 수주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430GWh 수준으로 지난 2017년 60GWh 대비 6~7배 이상 성장했으며, 2021년 BEP(break-even point, 손익분기점) 이후에는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