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SK이노베이션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비정유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한 것”
2019.08.01

 

증권업계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경영실적(매출액 13조 1,036억 원, 영업이익 4,975억 원)에 대해 ‘어닝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하며, 이는 비정유 사업에 대한 SK이노베이션의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한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 :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실적이 예측범위를 벗어나 투자자들을 크게 놀라게 한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어닝시즌에 발표한 기업의 영업성적이 예상치보다 훨씬 초과하였을 때를 말한다. – 출처 : NEW경제용어사전

 

올해 2분기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및 미∙중 무역 전쟁의 장기화 우려 등 국제 정세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원유 및 석유제품 수요 둔화, 정제마진 하락 등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정유 업계가 공통적으로 실적이 일제히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50% 이상 많은 영업이익 4,975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선방이 SK이노베이션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석유 사업 외에도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부문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의 선제적 투자가 빛을 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SK이노베이션의 화학 및 윤활유사업은 전체 영업이익의 약 52%인 2,627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사업에만 지난 2011년부터 4조 7천억 원 이상을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등 성장 정체 전망 등 석유 사업이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생 변수의 영향을 최소할 수 있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수립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적극적인 투자 효과는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났다. 대표 화학제품인 PX(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올해 2분기 평균 톤당 368.9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50달러를 상회하며 수익을 냈다. 즉 톤 당 얻게 되는 수익은 줄었으나, 70만 톤 이상을 육박하는 생산 시설 보유로 상대적으로 큰 수익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석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에틸렌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는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4사 중 유일하게 NCC**를 보유해 나프타(Naptha) 자체 조달이 가능하여 원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 NCC(Naphtha Cracking Center) : 나프타를 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전통 화학 설비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전진 기지인 중국에도 NCC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13년, SK이노베이션의 화학사업 자회사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합작해 중한석화를 설립했다. 이후 2017년, 7천 4백억 원을 투자해 공정 개선을 진행 중이며 설비가 완료되는 2020년에는 연간 3백만 톤의 화학제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또한, 지난 4월에는 시노펙의 우한분공사(우한 Refinery) 지분 매입에도 나서며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모색 중이다. 올해 2분기 SK이노베이션은 화학 사업을 통해서만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37%를 달성했다.

 

증권업계는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올해 하반기 저유황중유 및 경유에 대한 선사들의 테스트용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 IMO 2020 : 2020년 1월 1일 시행되는 해운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보호 규제를 말한다. 2017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마련한 규제로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크게 낮췄다.

 

▲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임차한 선박(왼쪽)이 해상 블렌딩을 위한 중유를 다른 유조선에서 수급 받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제품 수출 트레이딩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통해 해상 블랜딩 사업을 일 평균 2만 3천 배럴 수준에서 내년 9만 배럴까지 약 4배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내년 4월에 가동하는 SK 울산Complex의 VRDS****를 통해 일 평균 약 4만 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하여 총 일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할 계획이다.

(****)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 감압 증류 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 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

 

이와 관련 케이프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은 7월 29일 자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며 “올해 하반기는 공급조정 누적효과와 IMO 2020 시행으로 인한 신규 수요까지 겹치며 정제마진이 구조적으로 상승할 것이다. 또한, 2020년 VRDS 가동으로 SK이노베이션의 수혜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 밝히고 SK이노베이션을 정유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 노우호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를 45%나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며 “서프라이즈 요인 중 특히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이익 개선은 중국향 Gas Oil과 싱가포르 FO(Fuel Oil) 판매량이 각각 증가한 영향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이익 개선은 IMO 2020 시행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라 판단해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기여도는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SK이노베이션을 정유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글 | 윤진식
산업전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