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행복나눔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이 준비된 원고를 읽지 않은 이유
2019.01.29 | SKinno News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와 모임에 참여했지만,
오늘 SK이노베이션의 1%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에 있는 이 순간이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 소중하고 가치 있는 행사에 와있다는 생각에 무척이나 기쁩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은 본인의 인사말 차례가 되자 많은 감회에 잠긴 듯 준비되어있던 원고를 도로 집어넣었다.

 

지난 1월 28일, SK 울산Complex에서는 노사합의에 따라 임직원들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출연하고 회사 매칭해 만든 재원 일부를 협력사 상생기금으로 마련해 전달하는 ‘2019 SK이노베이션 1% 행복나눔기금 전달식’이 열렸다. 연단에 선 송 시장은 “준비된 글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생각을 전하고 싶다”며 본인의 진솔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인사말에서 송 시장이 거듭 강조한 것은 ‘상생(相生)의 문화’였다. 1987년 울산 노동자 대투쟁* 때부터 노동자들을 위한 변호사로 활동해온 송 시장은, 노사문화의 해답은 상호 간의 이해와 대화, 신뢰에 기반한 ‘상생’에 있다는 철학을 지니고 있으나 송 시장은 그 길이 결코 쉽지 않음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랬기에 노사뿐 아니라 협력사까지 상생의 문화를 확대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1987년 7월부터 9월까지 민주적 노동조합을 건설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분출한 노동자들의 노동쟁의와 가두투쟁을 가리킨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울산 시민들의 SK 구하기** 운동은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오랜 세월 동안 울산 시민들과 SK이노베이션이 쌓아온 신뢰에 기반한 것이지요.


(**) 2004년 SK그룹에 대한 해외 투기자본의 적대적 M&A를 막기 위해 울산 시민들이 ‘1시민 SK1주 갖기’ 운동을 진행한 바 있음


송 시장은 SK이노베이션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상생’이라고 거듭 밝히며, 울산대공원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약 369만 m²(약 110만 평) 부지의 울산대공원은 SK그룹이 10년에 걸쳐 1,05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 후 울산 지역 사회에 기부채납한 공간이다. 울산을 기반으로 성장한 SK이노베이션이 Top-tier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울산 시민들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와 협력의 의미로 조성한 것이다. 송 시장은 2004년 SK그룹이 적대적 M&A의 위기를 겪을 당시 울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한 ‘1시민 SK 1주 갖기’ 운동을 이야기하며 SK와 울산 시민들이 조성한 상생의 문화도 강조했다.

 

▲ SK그룹이 10년에 걸쳐 1,050억 원을 투자해 조성한 울산대공원

 

사회적 가치를 기업에서 추구한다는 것


송 시장은 SK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굉장하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우리 사회에서 경제적, 물질적 풍요로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행복’이라며, 우리 사회의 행복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 가치’라는 철학을 펼쳤다. 그리고 이를 기업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SK그룹에 대해 감사를 표하며, 선진적인 기업문화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2019 SK이노베이션 협력사 상생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송철호 울산광역시장(왼쪽에서 여섯번째)


끝으로 송 시장은 SK이노베이션의 선진적인 상생문화에 대한 응원과 지지의 표현을 전하며, 행복 권리론(論)을 설파했다. “SK이노베이션 임직원 여러분,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모든 노(勞)와 사(社)와 협력사, 그리고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하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인사말 전문>


반갑습니다. 울산 광역시장 송철호, 여러분께 존경의 인사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저도 인사말이 준비되어있는데, 이정묵 노조 위원장님 인사말 하는 것을 보니 자연스럽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행사, 모임에 다녔지만 오늘이 가장 기분 좋고, 가장 소중한, 가치 있는 행사에 와있다는 그런 감회를 떨칠 수가 없습니다.


1980년대 울산에 ‘노동자 대투쟁’이라는 것이 있었고, 울산에 변호사가 그 당시 7명이었는데, 노동자들이 구속될 때 변론할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저도 사실 처음에는 하기 싫었어요.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힘은 힘대로 들고, 여러 가지가 만만치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피하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할 사람이 없으니, 떠밀리다시피 맘 약한 사람이 그 일을 맡았습니다. 그 뒤로 소위 ‘인권 변호사’라는 이름 하에 오랜 세월 노동자들을 위한 변호사로 활동을 했죠. 그렇게 살면서, 저는 늘 꿈꾸는 세상은 결국은 ‘싸워서 쟁취하는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이해하고, 서로 대화하고, 서로 신뢰하는 가운데 무엇인가 합의를 이루어내고 서로 상생하고 윈-윈한다면 그 이상의 좋은 방법은 없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많이 경험해보면, 그 뻔하고 쉬울 것 같은 그 일이 그렇게 어렵더라고요. 저는 우리 SK 여러분들이 이뤄낸 노사상생 문화에 대해서 무한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동안 여러분들이 살아온 역사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동안 여러분 모두가 이루어낸 하나의 사랑의 문화, 신뢰의 문화, 그것들의 결실로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정묵 노조 위원장님의 위대한 리더십, 조경목 사장님 같은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CEO, SK의 그룹을 이끌고 있는 분들의 마인드, 모두가 다 합쳐져서 가능했던 것이겠죠.


오늘 제가 준비된 인사말을 읽지 않으려고 한 배경에는 또 하나가 있습니다. 여러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가치는 ‘상생’입니다. (SK 임직원 여러분들은) 늘 상생을 실현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SK그룹이 울산대공원을 조성할 때, 회사가 사회와의 상생을 위해서 실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시절에 중앙에서 대담회 등을 할 때도 SK그룹을 좋은 사례로 소개한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그때,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SK그룹이 해외 투기자본에 의해서 공격적 M&A를 시도당할 때 울산 시민들이 SK구하기 (1시민 1주갖기) 운동을 진행한 것은 ‘그냥 한 것이 아니다’라고요. 그런 운동은 한 두 사람이 선동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그만큼 오랜 세월 동안 SK그룹과 임직원들이 지역 사회 시민들에게 깊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일들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TV토론에서 이런 얘기를 한 지도 벌써 10~15년이 됐네요.


참 SK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기업에서는 듣기 힘든 ‘사회적 가치’라는 것을 기업에서 추구한다는 것은 정말 굉장한 일이거든요. 이런 측면에서도 저는 여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 와보니까, 오늘 여기서 또 배우는 것 같습니다. ‘함께 행복’ 그리고 ‘행복 나눔’을 통해서 ‘행복이 단순한 가치를 넘어서, 그야말로 사람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치는 행복이구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못사는 세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물질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대열에 올랐대요. 작년에 국민 소득은 3만1천 달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사는 나라냐고 묻는다면, 명확히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이게 무얼 의미할까요. 이게 물질적 풍요로움보다 정신적 만족감, 행복이 최고의 가치로 존중받아야 하는 때가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가치를 바로 기업에서, 여러분들이 함께 추구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굉장한 경이로움과 고마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가장 선진적인 기업문화를 창출해가고 계신 분들입니다.


결론을 말씀드립니다,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자부심을 가지셔도 됩니다. 모든 노와 사와 협력사와,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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