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계열의 ‘23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해이자, All Time Net Zero 실행 원년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의 공식 보도채널 SKinno News(http://skinnonews.com)가 그 선봉에 서 있는 경영층을 만나 각오를 들어봤다. SK이노베이션 계열 중 SK지오센트릭은 ‘플라스틱을 넘어선 (beyond Plastic), 세상에 아직 존재하지 않는 비즈니스’를 꿈꾸고 있다. SK지오센트릭이라는 이름에 대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나경수 사장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Q1. 기존 SK종합화학에서 ‘지구 중심적 생각’이라는 의미의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을 바꾼 지 1년반이 지났습니다. 사명을 변경한 후 지난 한 해 동안의 주요성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사명을 바꾼 후 외부 분들과 소통할 때마다 ‘SK지오센트릭’이라는 회사 이름이 독특하다며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궁금해하세요. SK종합화학이 예전 사명이었다고 말씀드리면 많이들 아시는데, 재차 ‘다들 아는 회사명을 두고 왜 사명을 바꾼거냐’는 질문이 날라와요. 가장 많이 받기도 하지만, 가장 즐거운 질문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지구중심적 생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라는 설명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질문에 모두 고개를 끄떡이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줍니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2021년, ‘Plastic & Carbon Zero’라는 목표 하에 구체적 전략과 목표를 수립했습니다. 그리고 작년은 그 목표를 현실화하기 위해 Recycle 사업 초석을 마련하고 친환경 소재 비즈니스의 규모와 외연을 확장했어요. 이를 위해 저희는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분야 글로벌 선도 기술을 가진 Loop Industries, PureCycle Technologies, Plastic Energy등 3개사와 협력하여 3대 핵심 기술을 모두 확보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대전에 기술력 준비를 위한 열분해 실증 설비(Scale-up plant)를 가동했고, 울산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 조성을 위해 부지 정지 작업 등 사전작업을 마쳤습니다. 우리는 이 단지를 ARC(Advanced Recycle Cluster)라고 명명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뿐 아니라 SUEZ社와 손잡고 리사이클 비즈니스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외에도 SK지오센트릭이 보유한 친환경 고부가 소재를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함께 확장하는 발판도 마련했어요. 글로벌 기후위기, 폐플라스틱 문제 등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세상 속에 좀 더 능동적으로 ‘지구를 생각하는’ 선두주자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큰 한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합니다.
▲ 작년 6월 프랑스 수에즈 본사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루프인더스트리 CEO 대니얼 솔로미타(Danniel Solomita), 수에즈 부사장 맥스 펠레그리니(Max Pellegrini),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
Q2. 올해 신년사에서 “SK지오센트릭은 더 이상 화학회사가 아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사장님이 생각하시는 ‘Beyond Plastic’이란 어떤 건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세상은 인간의 편리를 앞세워 사업을 해 온 우리에게 ‘인간의 편리와 함께 지구를 우선하는 사업’이라는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요. 그래서 지구를 중심에 두고 ‘Global No. 1 Recycle Material Company’가 되겠다고 선언한 만큼 남들보다 ‘더 빠르고 능동적인’, 즉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우리에겐 ‘인간의 편리’를 만들어 온 50년된 ‘업력(業力)‘인 화학기술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이 세상에 아직 없는 ‘Unique’한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존과 같이 올레핀, 아로마틱, 폴리머 등 화학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판매하는 비즈니스에서, ‘석유‘가 아닌 ‘Recycle Material’ 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솔루션, 즉 인간의 편리뿐 아니라 지구를 중심에 두는 Solution Provider로 거듭나려고 합니다.
제품의 소재가 되는 화학제품을 공급하던 B2B에서 범위를 확장하여 최종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B2C로 고객의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자 합니다. 또한, 우리가 잘 알고 있고 또 잘 할 수 있는 플라스틱부터 Recycle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앞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Beyond Plastic’입니다.
Q3. 새해 첫 행보로 CES 2023에 다녀오셨는데요, 현장에서 Plastic Energy社와 열분해 사업 라이선스 계약을 하고 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CES 출장이 특별하셨을 것 같은데 어떠셨나요?
CES 참관이 거의 20년만이에요. 이번 CES의 다양한 전시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강한 니즈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특히 우리 SK그룹이 전달하고자 한 탄소감축과 Net Zero 여정에 SK지오센트릭이 “행동”으로 동행에 앞서고 있다는 걸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 보람도 있었고, 한편으로 큰 책임도 느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울산에 아시아 최대규모의 열분해 공장을 포함하여, 세계 최초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인ARC(Advanced Recycling Cluster)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뿐 아니라, 스키노뉴스(SKinno News) 독자들 모두 도시유전이라고 들어 보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간단히 다시 설명해 드리면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에서 원유를 다시 뽑아내는 컨셉입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과 버려진 비닐 등을 고온으로 가열해 만든 원유를 일컫는데, 이걸 석유화학 공정에 원유 대신 투입해 새로운 화학제품을 생산해내는 순환경제 구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Plastic Energy가 이 분야에서 선진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요. Plastic Energy와의 열분해유 라이선스 계약체결은 ARC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었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CES에서 SK지오센트릭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어 좋았고, 또 ARC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어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 SK지오센트릭과 英 플라스틱 에너지 주요 관계자들이 美 CES 2023에 전시된 SK그룹관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잉 스태튼(Ying Staton) 플라스틱 에너지 사업개발담당(Head of Corporate Development), 브루노 귀용(Bruno Guillon) 플라스틱 에너지 부사장(Chief Commercial Officer),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이종혁 SK지오센트릭 그린사업개발담당
Q4. 2023년은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착공 등 비즈니스 전환 가시화를 준비하는 중요한 해라고 생각됩니다. 그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2023년은 지난 50년의 화학사업 業力을 기반으로 ‘Beyond Plastic’이라는 새로운 業을 중심으로 Financial Story 실행력을 강화하고, 이에 기반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해야 하는 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동안 심혈을 기울인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5년 상업 가동을 목표로 계획대로 진행할 것입니다. 2025년은 EU와 미국 중심으로 환경 규제가 본격화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으로 생산하는 제품의 일정 수준 이상 재활용 플라스틱을 섞어서 만들어야 하는 시점은 다가오고 있는데, 문제는 재생 플라스틱을 원하는 수요 대비 고품질의 재생플라스틱 공급은 현저하게 적다는 것입니다.
울산 ARC는 아시아 최대규모의 열분해 공장을 포함,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기술들을 한 곳에 모은 세계 최초의 재활용 종합 단지가 될 것입니다. 올해는 그 착공부터 시작해 예정대로 건설하면서, 한편으로는 우수한 품질의 폐 플라스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게 올해의 과제입니다.
또한 SK지오센트릭의 파트너사들은 올해부터 상용화 공장을 통해 고품질의 재생 플라스틱을 생산해 낼 겁니다. SK지오센트릭이 2025년에 가동할 ARC와 동일한 품질의 재생 플라스틱을 고객들에게 먼저 선보여 우선 계약을 확보하는 등 선제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입니다. 특히, 기존 화학제품들은 B2B 사업이 대부분이었는데요. 고객의 범위를 확대해 B2C까지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플라스틱 리사이클링뿐만 아니라 SK지오센트릭의 고부가 제품도 본격화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3 EAA* #5 EAA, #2 Ionomer 공장 건설, 그리고 CES 혁신상을 받아 제품력을 인정받은 차량용 경량화소재 UD Tape 사업확장까지 다양한 친환경 프로젝트들이 본격 추진됩니다.
(*) EAA : 고부가 화학제품인 기능성 접착 수지(Adhesive Copolymer) 중의 하나로, 알루미늄 포일이나 폴리에틸렌 등 포장재(Packaging)용 접착제로 주로 활용됨
Q5.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클러스터 조성 등 막대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와 관련하여 재무 계획과 실적 전망이 궁금합니다.
작년 11월 국내 최초로 글로벌 인증기관 검증을 통해 4,75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차입’(Sustainability-Linked Loan, 이하 SLL) 조달에 성공했어요. ‘지구를 중심에 둔 친환경 혁신’이라는 방향을 담은 SK지오센트릭만의 파이낸셜 스토리와 ESG 경영에 대한 진정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작년부터 금리급등과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금융환경이었는데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자본조달을 할 수 있어 의미가 컸습니다.
SK지오센트릭에서는 SLL과의 연계목표로 플라스틱 재활용 규모증대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두 가지를 설정했는데요. 앞으로 대주단에서 설정된 목표의 달성 수준을 검증하고 이에 따라 금리도 일부 조정됩니다. 올해 2,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원이 넘는 주문을 받았어요. 이에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리기도 했는데, 시장에서 친환경 사업 추진과 사회적 책임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SK지오센트릭의 가치를 알아봐 주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화학산업은 유가, 환율 및 중국 등의 영향으로 안 좋았지만, 올해는 세계적으로 코로나 방역 완화 및 부양정책 등의 이유로 작년대비 성장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SK지오센트릭의 비즈니스 전환을 위해서 기존 화학 제품 외에 EAA나 Ionomer, 경량화 소재 등 고부가 화학 소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드는 것, 그게 저와 SK지오센트릭 구성원들이 해야 할 또 하나의 큰 일입니다.
▲ (왼쪽부터) BNP파리바은행 서종갑 기업금융대표, BNP파리바은행 필립 누와로(Philippe Noirot) 한국총괄대표, SK지오센트릭 나경수 사장, SK지오센트릭 최안섭 전략본부장이 지속가능연계차입 계약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Q6. 2023년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자 하시는 것 & 구성원들에게 하시는 약속의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SK지오센트릭은 ‘지구 중심적인 생각’을 앞세워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앞서 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저와 SK지오센트릭이 가는 길이 맞는지, 계획대로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두려움을 확신으로 바꿀 수 있는 건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과 우직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모든 선구자들이 만들어 온 역사에서 확실하게 증명된 길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SK지오센트릭 구성원들의 역량과 잠재력을 믿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모두가 해 나간다면 올해 말엔 “내가 다니는 곳은 SK지오센트릭”이라고 했을 때 모두가 동경하는 회사로 성장해 있지 않을까요? 저는 SK지오센트릭 구성원들을 믿고 구성원들과 함께 담대한 도전을 계속 해 나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