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포스트 코로나19의 전기차 배터리 대란… SK이노베이션은 생산능력 확충으로 대응
2020.06.08 | 윤진식

 

SK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먹거리인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예상되는 폭발적인 전기차 성장세에 발맞춰 안정적인 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방식은 글로벌 생산 공장 확대 및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 추진 등을 통해서다.

 

| “빠르면 내년… 배터리 대란 온다” 전망 나와

 

최근 업계 및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빠르면 2021년, 늦어도 2022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 부족에 따른 ‘배터리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오는 2024년을 배터리 공급 부족 시점으로 예상했지만, 업계에서는 올해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 발표 등을 고려할 때 이 시점이 3년 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실제로 유럽 EV세일즈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럽 내 지난 1~4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한 26만 982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증권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20만 대에서 오는 2025년 1,600만 대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빨라진 것에 대해,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맞춰 세계 각국의 친환경 밸류체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결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당초 예상 속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유럽 각국 정부는 자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이를 위해 수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또한 작년까지 자국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등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산업 보호 정책을 펼쳤다.

 

| 글로벌 배터리 생산기지 설립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완성차 업계의 배터리 확보전은 날로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는 배터리 업체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윈-윈(win-win)’ 전략 등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비하려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했을 때 향후에도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의 합작법인 설립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省) 창저우시(市) 금탄경제개발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인 ‘BEST(北电爱思 特(江苏)科技有限公司)’를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BEST 공장은 약 5만 평(16.8만㎡) 부지에 전극라인 2개, 조립라인 4개, 화성라인 4개의 전기차* 연산 약 15만 대 분량인 7.5GWh 규모로 건설됐다.

(*) 일반적인 50KWh 전기차 배터리 기준

 

▲ (좌측) (오른쪽에서 다섯 번째부터 왼쪽으로)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창저우시장 띵춘, 베이징자동차 쉬허이 동사장, 베이징전공 왕옌 동사장 등이 BEST 준공 기념 식수를 하고 있다. / (우측)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건설된 SK이노베이션의 첫 글로벌 배터리 셀 생산 공장 ‘BEST’

 

BEST는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에서 중국 내 톱 클래스 플레이어*들과 합작으로 현지에 생산공장을 건설했다는 점과 SK이노베이션이 첫 글로벌 배터리 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베이징자동차 : 중국 5대 자동차 기업으로 2018년 기준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 2위, 베이징전공: 중국 내 유력 전자부품 제조회사

 

뿐만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국내를 비롯한 중국, 유럽, 미국 등에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등 배터리 생산능력 증대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능력 변화 추이

 

지난 2017년, 연간 생산능력이 1.7GWh였던 SK이노베이션은 서산 공장 증설로 인해 2018년 말 생산능력이 4.7GWh로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해 말 중국과 헝가리에 각각 7.5GWh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면서 생산능력을 19.7GWh로 크게 키웠다.

 

또한, 지난 4월 말에는 이사회를 열어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건설을 위해 약 8,900억 원(7억 2,700만 달러)에 대한 출자를 결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미국 제2 공장이 완공되는 2023년에는 총 71GWh(전기차 140만대 분)로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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