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선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넷제로(Net-zero, 탄소중립)’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후 올해 4월 22일(현지 시간), 비대면으로 열린 기후정상회의에선 오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2050년 넷제로를 향해 내달리는 가운데, 유럽과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이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 전문 사이트 페트로넷(www.petronet.co.kr)은 최근(4/27) ‘유럽과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의 다른 행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해당 내용을 소개했다.
| 미국, 석유 수요 회복 입장 견지 vs 유럽, 재생에너지 산업에 발 빠르게 진입
페트로넷에 따르면 미국의 석유 메이저인 쉐브론(Chevron) 등은 기후변화라는 이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석유 수요가 회복된다는 입장을 견고하게 유지하는 반면에 유럽의 BP, 쉘(Shell), 토탈(Total) 등은 재생에너지,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트로넷은 “지난 20년 동안 대형 석유 기업들의 경우 기업의 이익, 사회적 영향력 등을 중요시해왔고 석유 사업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고 전제하며, “그러나 지금은 미래 석유 수요와 석유 사업 전망에 대한 극명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미국의 석유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에 대해서 호기심 차원에 머물고 있는 데 비해 유럽의 주요 석유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에 더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loombergNEF)의 지속가능성 연구책임자인 조나스 루즈(Jonass Rooze)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은 재생에너지, 배터리 저장, 전기차,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 및 탈탄소화를 위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의 유럽 기업이 세계 39개의 대형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가 보유한 모든 재생에너지 자산의 51%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 석유 메이저의 사업 방향 전환, 더 많은 석유 자산 거래 야기
페트로넷은 “유럽과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의 장기적인 관점은 확연하게 다르지만, 유럽 기업도 미국 기업처럼 앞으로 10년 내에 석유 가격이 1~3회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 전했다. 또한 “유럽의 석유 기업이 현재 자산을 매도하면 상당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반대로 미래의 유가급등으로 인한 가치를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BP의 최근 분기별 업데이트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순부채 목표(350억 달러, 한화 39조 6천억 원)를 달성한 이유가 자산 매각에 기인한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0년 말 기준 순부채 규모(389억 달러, 한화 44조 원)이던 BP는 당초 2022년 1분기까지 부채목표 기준(350억 달러) 달성 계획을 세웠으나, 2021년 1분기 실적을 통해 이미 달성한 것으로 보고됐다.
페트로넷은 “만약 유럽 석유 기업들이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석유 자산을 매각한다면, 에너지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의 석유 회사들이 에너지전환을 시도하면서, 석유와 가스 사업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클린테크(Cleantech, 친환경 기술개발분야)와 배당을 지급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이들의 목표가 에너지 사업을 덴마크의 풍력에너지 사업의 선구자인 오스테드(Orsted) 수준으로 변화시키는 것이지만, 이러한 야심찬 계획은 실제로 풍력에너지 사업이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페트로넷은 “석유 수요에 대한 글로벌 주요 석유 기업들의 견해 차이는 앞으로 더욱 극명하게 나누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속적으로 유럽의 석유 기업들은 석유와 가스 자산을 석유 수요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기업에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유럽의 석유 기업은 매각으로 인한 이익 실현 외에도 석유와 가스 등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고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 SK이노베이션, “전면적/총체적 변화를 통해 ‘New SK이노베이션’으로 거듭날 것”
한편 국내 대표 에너지·화학 기업 SK이노베이션의 김준 총괄사장은 연초 신년사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 혁신의 진정성을 담아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 총괄사장은 “친환경 에너지와 소재 중심(Green Energy & Materials) 기업을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설정한 만큼, 본격적인 실행의 원년인 올해 모두의 강한 의지와 패기로 친환경(Green) 중심의 전면적/근본적 혁신으로 그린밸런스 2030*을 완성해 ‘New SK이노베이션’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 그린밸런스 2030 :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화학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정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환경 긍정 영향을 창출하는 그린 비즈니스(Green Biz.)를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환경 부정 영향을 제로(0)로, 더 나아가 플러스로 만들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신년사에서 김준 총괄사장은 “특히, 배터리 사업은 단순한 배터리 제조를 넘어 SK이노베이션의 독특한 BaaS(Battery-as-a-Service) 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추가적인 가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이 가진 자산, 역량과 그룹 내외부의 자산, 역량을 결합한 ‘친환경 Energy Solution & TTS(Total Transportation Service)’를 새로운 미래 사업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