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SK이노베이션 ESG 경영 심층기획] 1. SK이노베이션의 ESG – [기고]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동, 왜 ESG인가” (SK이노베이션 정인보 SV추진단장)
2020.11.16 | SKinno News

 

2020년을 COVID19라는 단어 외에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 놓았고 삶의 터전을 앗아가기도 했다.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자유로울 수 없었다. 10년전 포춘 100대 기업 순위와 지금 기업들 순위를 굳이 비교해보지 않더라도 자본주의가 고도화 되어갈수록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어려워져 감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COVID19는 설상가상이라는 말도 부족하다.

 

‘Stakeholder Capitalism(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연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다. COVID19와 기본의 방식이 먹혀 들지 않는 기업환경을 떠올려 볼 때 이 키워드가 던지는 울림은 결코 작지 않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ESG* 경영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다. 위에 언급된 내용들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SK그룹이 올해 CEO 세미나를 통해 ‘ESG 경영’을 강조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이에 SKinno News는 SK이노베이션이 펼치고 있는 ESG 경영을 연속 기획으로 준비했다. 그 첫 번째로 SK이노베이션의 SV(Social Value, 사회적가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인보 SV추진단장이 “글로벌 시장의 중심이동, 왜 ESG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SKinno News에 보내 왔다.

 

ESG경영_정인보추진단장_칼럼_인터뷰

 

올 여름 골드만삭스는 유럽 그린딜(European Green Deal) 관련 테마주 20 종목을 추천했다. 그린딜은 EU집행위원회가 작년에 발표한 정책으로 2050년에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2030년 탄소배출 감축량을 1990년 대비 기존 40%에서 50~55%로 상향조정한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추천한 업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기존의 업을 잘하고 있는 곳들도 있지만 변신에 성공한 기업도 눈에 띈다. 특히 덴마크의 외르스테드(Orsted)라는 회사가 그렇다. 이 회사는 원래 북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던 덴마크의 최대 석유기업이었다. 사명 자체가 DONG Energy. Danish Oil & Natural Gas의 약자를 따서 지었다. 하지만 친환경 에너지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2017년 석유 사업부문을 모두 매각하고, 친환경 해상풍력 발전에 집중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사명도 덴마크를 대표하는 과학자 이름을 차용해 전격적으로 변경했다. 2016년 270크로네(약 5만 원) 안팎이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엔 3배 이상 오른 약 950크로네에 거래되고 있다.

 

운용자산 7조 3천억 달러(약 8,200조 원)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BlackRock의 필립 힐데브란트 부회장은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트렌드를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는지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승자가 되는데 핵심조건이 될 것이며 ESG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인덱스에 포함되는지가 향후 기업가치를 좌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회사의 래리 핑크 CEO는 올해 초 고객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Annual Letter)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Risk에 대해 경고하면서, “BlackRock의 모든 투자 팀은 투자 과정에서 ESG 요소를 고려하고 통합하는 방법을 명확히 했다. 2020년 말까지 모든 포트폴리오 및 자문 전략은 ESG에 완전히 통합될 것이며, 전체 수익 중 석탄 관련 비중이 25%를 차지하는 기업은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때 사회공헌활동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던 ESG 경영으로 산업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최근에는 기업의 자율적 ESG 활동을 권고하던 단계에서 ESG 성과관리를 규제하기 위한 국가별 법안도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 정보공개에 대한 제도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은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을 보유한 기업의 ESG 정보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재무 정보공개를 포괄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입법 대기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30년까지 환경긍정영향이 부정영향을 넘어서도록 사업구조를 혁신하겠다는 Green Balance 2030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어쩌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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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왼쪽부터) SK에너지 조경목 사장, 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이 ‘그린밸런스 2030’의 실행의지를 다지고 있다. (우) 부정적인 환경 영향을 축소하고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환경 긍정 효과를 적극 창출하는 SK이노베이션의 비전 ‘그린밸런스 2030’

 

블룸버그는 최근 기사에서 기업들이 투자자로부터 선택 받기 위해서라도 ESG 친화경영을 추진할 것이며 애플, 마이크로소프트부터 나이키, 메르세데스-벤츠에 이르기까지 업종을 막론하고 잇따라 탄소 배출 Zero 계획을 내놓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평가한다.

 

ESG를 기업의 위협요인으로 보는 순간 ESG라는 변화의 물결에서 낙오되고 만다. 오히려 ESG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회사의 경쟁력을 입증해 냄으로써 Financial Discount를 해소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올해 SK이노베이션은 ESG에 대한 회사 수준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ESG 프레임워크를 도출하고 본격적으로 각 영역별 개선과제를 설정해 놓고 있다. ESG 경영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분석작업 등을 통해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Green Balance 2030 등 회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이 전달하는 동시에, 이러한 노력들이 ESG 평가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20년, ESG가 스테로이드를 맞은 듯 폭증하고 있다”라고 논평한다. 여기에 한 문장을 덧붙인다면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ESG 경영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기업들에게 기회가 열릴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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