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분석한 ‘엑손모빌이 석유에 집중하는 이유’
2020.11.05

 

한국석유공사의 페트로넷(www.petronet.co.kr)은 최근(11/3)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 10월 28일 자(현지 시간)로 보도한 ‘경쟁사들이 친환경적인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엑손모빌이 석유에 집중하는 이유(Why ExxonMobil is sticking with oil as rivals look to a greener future)’라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 게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당 기사를 통해 유럽 메이저들이 신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엑손모빌이 석유에 집중하는 배경을 집중 분석했다.

 

| 황금기를 누리던 엑손모빌의 과거, 그리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는 “엑손모빌은 과거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회사였다. 장기간 시가총액 1위를 유지했고 회사의 주식은 매년 엄청난 돈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우량주였다”며 “경영진은 국제무대에서 각국 외교관과 경쟁했고 정보기관을 능가하는 지정학적 정보를 갖추면서 위험 지역에 과감하게 진출하며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과거의 모습일 뿐”이라며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3월에 이미 신용평가기관들은 엑손모빌의 신용등급을 낮췄고, 8월에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도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1, 2분기 연속 적자에 이어 3분기에도 손실이 예상된다”면서 “이 같은 엑손모빌의 몰락 이유는 최근 수년 간 엑손모빌이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지나치게 고위험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그것들의 상당수가 현재 실패에 가까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엑손모빌의 대규모 개발 시도와 실패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대한 근거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지난 1993년부터 2005년까지 전설적인 CEO였던 ‘리 레이몬드(Lee Raymond)’는 1999년 모빌(Mobil)을 인수함으로써 회사를 대형화 했고, 후임자였던 ‘렉스 틸러슨(Rex Tillerson)’의 재임 기간 중에는 공급 부족의 인식이 강해지면서 유가가 2008년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 때부터 엑손모빌이 세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대규모 개발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캐나다 북부에서는 계열사인 임페리얼 오일(Imperial oil)을 통해 오일샌드 개발에 뛰어들었고, 이라크에선 웨스트쿠르나(West Qurna)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또한 러시아의 국영석유기업인 로즈네프트(Rosneft)와 시베리아 북부 해양의 거대한 해양 탐사 프로그램에 서명했다.

 

이러한 대규모 개발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엑손모빌의 시도들은 현재까지 대부분 실패에 가깝다”고 평가한다. 시베리아 북부 탐사 사업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으로 인해 러시아가 제재를 받으며 사업 진행에 큰 타격을 입었으며, 이라크의 쿠르드 사업도 기대했던 생산량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어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사에서 “해외사업이 부진할 때 미국에선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하며 ‘셰일혁명’이라 불리는 호황을 맞았지만, 엑손모빌은 이를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라며, “해외 고위험 사업에 집중하느라 자국인 미국 안마당에서의 셰일 개발을 도외시했고, 그 결과 쉐브론(Chevron) 등에 비해 회사 상태가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엑손모빌의 2008년 자본수익률은 30% 이상이었으나, 2014년에는 한자리 수로 떨어졌다. 또한 15년 간의 누적 자본 지출은 3천 5백억 달러에 달했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악화된 재무 상태를 보완하기 위해 150억 달러 상당의 자산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코로나19로 자산가치가 급락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렇다 보니 엑손모빌의 주가는 지난 5년 간 60% 가까이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인 쉐브론의 약 20% 하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도 매우 큰 하락폭”이라고 강조했다.

 

| 유럽 메이저와 달리 석유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엑손모빌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엑손모빌의 CEO인 ‘대런 우즈(Darren Woods)’는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전문가 평가를 고려해볼 때 장기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엑손모빌의 물량에 대한 지속적인 요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말고 안정적인 오퍼레이션과 효율성을 높이면서 계속 투자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기사는 “엑손모빌이 예측하는 장기 전망의 핵심은 향후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 등은 필연적으로 석유 수요 증가를 가져온다고 보는 것”이라며, “인구 증가와 중산층 증가가 더 많은 석유와 가스 수요를 유발할 것이라는 엑손모빌의 믿음은 지난 20여년 간 엑손이 모빌을 인수하고, 사업을 확장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내놓는다. 하나는, 만약 엑손모빌의 예측이 맞다면 엑소모빌의 뉴멕시코(New Mexico), 가이아나(Guyana) 프로젝트 등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엑소모빌을 구원할 것이며, 미래의 승자는 유럽의 메이저가 아닌 엑슨모빌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이와는 반대로, 엑손모빌의 예측이 틀리게 된다면 엑손모빌은 존재론적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다. 기사는 “엑손모빌이 2040년의 세계 석유수요를 하루 1억 1천 1백만 배럴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수치는 2019년 대비 하루 1천 1백 만 배럴이 증가한 것으로, 이 정도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구 상에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같은 산유국이 하나 더 출현해야 한다”고 밝힌다. 현재 사우디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1천만 배럴 수준이다.

 

따라서 엑손모빌은 전 세계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충실히 따르더라도 늘어나는 석유가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석유가스 사업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기후변화협약 : 2015년 12월 12일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채택한 협정.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 출처 : 한경경제용어사전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사를 통해 “앞으로 엑손모빌의 사업에서 가이아나 심해유전과 미국 셰일사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이아나 유전은 2025년부터 하루 약 75만 배럴의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셰일산업의 경우 뉴멕시코 남부와 텍사스 서부에서 2024년까지 하루 약 1백만 배럴의 생산량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셰일의 경우 유가변동에 따라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거나 줄일 수 있어 엑손모빌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부분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올해의 경우 퍼미안 분지(Permian Basin) 투자 규모를 약 2백억 달러 줄였지만 필요한 시기에 투자 규모를 높이며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 말미에서 파이낸셜타임스는 엑손모빌에 대해 “지난 수년 간의 대형 프로젝트 투자 성과가 부진했고, 유가마저 하락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면서 “또 하나의 문제는 투자자들이 기후변화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인데 이러한 트렌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고 말한다.

 

글 | 윤진식
산업전문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