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한국석유공사가 분석한 ‘국제유가가 오르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
2020.08.28 | 윤진식

 

국제유가가 석유재고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반등하지 못한 채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공사는 ‘페트로넷’을 통해 지난 8월 27일자로 발표한 ‘유가가 오르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란 제목의 분석 자료에서 ▲사라지지 않는 공급과잉 조짐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신재생 에너지 붐으로 인해 향후 유가가 상승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01 | 공급 과잉의 조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은 먼저 “유가의 수급을 반영하는 중요 지표가 원유재고 증감인데, 지난 4월의 유가 폭락도 급작스러운 재고증가로 인한 저장시설 부족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저장시설 부족 문제는 이후 많이 완화되면서 유가가 반등한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다”고 덧붙이면서 “문제는 현재 원유재고가 감소하는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다시 원유 재고가 증가하면서 저장시설 부족 이슈가 또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美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통계에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원유 재고는 이전 대비 1,060만 배럴 감소했으나, 그 다음 주에는 감소폭이 740만 배럴로 줄었고 최근에는 감소폭이 160만 배럴로 급감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원유재고는 증가 추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페트로넷은 “8월부터 OPEC+* 회원국이 기존 하루 970만 배럴 감산 물량을 770만 배럴로 완화키로 하면서 과잉 공급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빈살만 왕세자가 비록 명목상으로 감산 물량을 줄였지만 올해 5~6월 중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들이 8월 이후 추가 감산을 할 것이고, 이 때문에 전체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이것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한국석유공사측의 분석이다.

(*) OPEC+ : 석유수출국기구회원 OPEC의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10개로 구성된 주요 산유국 연합체

 

02 | 코로나19의 불확실성

 

다음으로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은 “수요 차원에서 현재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코로나19”라며, “현재 세계적으로 185개 팀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 중 7개 백신은 대규모 마지막 테스트 진행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전성을 최우선에 두고 백신 개발을 진행할 경우, 백신 개발은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수십에서 수백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2상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부작용이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3상에서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3상을 거쳐 시판된 후에도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프랑스 제약사인 사노피社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의 경우 2017년 시판 후 필리핀에서 부작용이 발견돼 철수했는데, 당시 필리핀에서는 70여명의 사망자 발생했다.

(**)뎅기열 :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급성 열성 바이러스 질환 –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페트로넷은 “코로나19 백신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원유 시장도 코로나19 확산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고, 현재 OPEC+도 2차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에 따라 석유 시장이 재차 침체하거나 회복이 지연될 수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03 | 신재생에너지 붐

 

세 번째로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은 “일반적으로 저유가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최근의 저유가와 에너지 수요 감소는 의외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BP와 쉘(Shell)의 대규모 자산손상 처리는 메이저 석유회사 경영진이 지금의 저유가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일부 메이저는 저유가를 ‘뉴 노멀(New Normal)***’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석유산업의 수익성 악화로 매력이 감소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뉴 노멀(New Normal)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나타난 세계경제의 특징을 통칭하는 말로, 사회적으로 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이 보편화되는 현상을 이르는 말로도 쓰인다. – 출처 : 두산백과

 

끝으로 페트로넷은 “앞서 말한 세 가지 이유들에 반해서 장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주장의 근거도 있다”면서 “그것은 현재 장기간에 걸쳐 석유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투자 감소는 장기적으로 공급을 크게 위축시켜 어느 시점에 유가가 급격히 반등하게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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