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111만 배럴의 원유를 정제해 고부가가치 석유 제품을 만들어내는 국내 최대 에너지·화학 기업인 SK이노베이션.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이 많은 원유는 어디서 어떻게 오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답은 24시간 가파르게 움직이는 원유 시장 최전방에 있는 ‘트레이더’에 있다.
2009년 입사 후 원유 운영부터 시작하여, 원유 용선*, 본사 원유 트레이더, 싱가포르 원유 트레이더까지 원유 한 길만 걸어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원유∙FO System Trading팀 소속의 이연수 과장은 SK이노베이션의 대표 원유 트레이더 중 한 명이다. 약 4년 반의 싱가포르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내달 런던 법인 원유 트레이더로 부임 예정인 이연수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용선(傭船) : 화물운송을 위하여 보수를 지급하고 남의 선박을 대절하는 일 또는 그 계약
Q1. 우선, 트레이더인 과장님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A> 제 하루 일과는 아래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싱가포르 이후 런던, 미국 장이 연이어 시작되어서 Brent, WTI 장이 끝날 때까지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미국, 런던에서 입찰 건이 있게 되면 싱가포르 현지 시간으로 새벽 2, 3시에 업무협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Q2. 트레이딩 업무에 대해 조금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원유 구매 Process를 간단히 예로 들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본사 원유 팀에서 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 유관 조직과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유종, 도착 시기, 경제성을 협의하여 시장에 나가 있는 트레이더에게 전달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트레이더는 시장에서 직접 거래를 수행하고요.
거래 이후 운영원(Operator)은 계약서 검토를 비롯해 선적일자, 선박, 선적서류 지명, 대금지급, 통관 등 일련의 절차를 담당하게 됩니다. 구매과정에서 트레이더의 외부시장에 대한 판단, View가 계획수립 및 구매협의 시 반영되며 우리의 내부정보 또한 트레이더가 시장을 판단하고 예측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됩니다.
공장에서부터 시장에 나가있는 트레이더까지 유기적으로 업무가 연결되어 있고 모두 합심하여 한 몸처럼 일에 임하고 있는 거죠.
Q3. 트레이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2009년 SK에너지에 입사하여 Trading 사업부에 지망하였고 회사에서 희망대로 배치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하였고 해외 영업을 하고 싶어 지원하였습니다.
Q4.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에서 트레이더로서의 (일반적인) Career Path는 어떻게 되나요?
A> 통상적으로 본사에서 운영업무를 3-4년 숙달하게된 이후 트레이더가 되며, 그 이후 지사에 나가 주재원으로 근무하게 될 기회를 갖게됩니다. 운영 외에 다른 업무를 하다가 트레이더 업무를 하기도 하며 회사에서는 ‘Apprentice’ 라는 제도를 통해 해외지사에서 본인의 트레이더 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타진할 기회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Q5.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기업 문화에 대해 알려 주신다면?
A>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시장 환경에 맞게 Nimble하게 또 Agile하게 변해왔습니다. Trading 환경은 어려워지지만, 우리 조직은 남들이 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하였고 차별적 경쟁력을 보유/ 추구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주재원으로서 시장의 유명한 Global Talent와도 같이 근무하는 등 다른 회사에서 갖지 못할 기회를 가졌고 개인의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Align하여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다른 업계 유수의 회사들이 생각치 못한 것을 생각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을 봐왔습니다. 앞으로도 Global 무대에서 SK 이노베이션을 대표하여 선전할 수 있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되길 기원합니다.
▲ Chevron 크리스마스 런치에 참석한 이연수 과장 (오른쪽에서 두번째)
Q6. 싱가포르에서 4년 넘게 근무하셨는데,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떠셨나요?
A> 예상했던 것보다 초반에는 훨씬 Challenging 하였습니다.
단순히 해외 파견 근무자가 아니라, 시장에서 회사를 대표하는 선수였고 제가 상대하는 트레이더들은 시장에서 20년 이상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들과 논리로 싸우고 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또 처절하게 노력했습니다.
주재원은 시장에 나와있는 첨병이고 어떠한 어려움과 역경이 있어도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도 잘 해야 되지만 네트워크 관리 또한 중요할 뿐 아니라 해외에서 건강관리, 가정관리는 기본이고요.
Q7 트레이더로서 가장 큰 자부심을 느꼈을 때는 언제인가요?
A> 미국 Condensate에 대한 Presence를 확대하고 PLATT’S Window에서 해외 Major/중국 회사들을 상대하였을 때입니다. 회사를 위해 경제적인 Value를 창출함과 동시에 회사의 Presence를 넓혔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경영층의 지원이 있어 가능하였습니다. 유수의 Trading House, Major들이 제게 연락하여 시장에 대한 View를 문의할 때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Q8. 트레이더를 꿈꾸고 있는 예비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말씀해주신다면?
A> 전공에 대한 차별은 없고 평소에 호기심이 많고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길 좋아하는 성격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하고요. 과거 대비 정보에 대한 접근이 용이해지고 시장이 투명해짐에 따라 Trading 환경은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인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9. 마지막으로 과장님이 생각하는 ‘트레이더’란?
A> 사실 ‘트레이더’ 의 사전적 정의는 원유 및 석유 제품을 거래하는 교역원을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트레이더란 ‘정보를 활용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늘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