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행을 위한 ‘행동’, CES 2023으로 보는 SK의 넷제로
2023.01.20

▲ 포항공과대학교 김무환 총장

 

CES 2023 참석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날,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에는 비가 내렸다. 겨울이라고는 해도 흔치 않은 일이라 의아하기는 했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연말부터 3주째 이어진 캘리포니아 폭풍이었다. 누적 강우량이 연평균 강우량의 3분의 1이 넘는 90조 리터에 달했고, 캘리포니아 주민 2,600만 명이 홍수 피해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하니, 그 피해를 감히 짐작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 피해가 열대 태평양 바다 위에 형성된 거대한 수증기가 대기 중에서 강물이 흐르듯 미국 서부지역으로 이동하는 ‘대기의 강(江)’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미 매년 10억 달러 규모의 홍수 피해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 현상은 지구 온난화가 강화되면서 더욱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인간 활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는 바로 우리 곁에 있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CES 2023은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 CES는 세계를 이끄는 기술을 가장 처음으로 공개하는 장이었다. 지난 2022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헬스케어가 메인 무대로 들어왔다면, 올해는 이를 더욱 확장해 인간 안보(human securit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주된 주제로 내세웠다. 특히 UN 산하 기관인 WAAS(World Academy of Art and Science)와 함께 우리의 삶을 증진시킬 기술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자 했는데, 그 대표로 꼽을 만한 곳이 바로 SK그룹이었다.

 

▲ CES 2023에서 SK전시관의 ‘Futuremarks’. 기후 변화로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르는,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긴 랜드마크를 묘사한 미디어아트

 

CES 2023에서 SK전시관은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며 시작한다. CES의 많은 부스가 기술 혁신을 통한 밝은 미래와 혁신을 소개하는 것과 달리, SK전시관은 기후 변화를 막지 않는다면 마주할 수 있을 어두운 미래를 먼저 목도하게 했다. 자유의 여신상을 비롯한 세계 각 곳의 랜드마크가 물에 잠기는 영상을 통해 탄소 없는 미래를 위한 기술이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실감하게 한다.

 

▲ SK전시관에서는 기후 위기에 맞서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 천천히 우리 앞을 밝히는 것이 있으니, ‘Together in Action’이라는 문구다. 마치 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해 이를 따라 나가면 SK와 그 친구들(Friends)이 탄소 감축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노력을 하나, 하나 소개한다. △Clean Mobility, △Zero Carbon Lifestyle, △Waste to Resources, △Air Mobility, △Green Digital Solution, △Future Energy 등 6개 코너를 학생들과 돌면서, 특히 학생들과 이곳에 방문한 것이 좋은 선택이었음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 CES 2023, SK전시관을 관람하고 있는 포항공과대학교 김무환 총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학생들

 

포스텍은 이번 CES에 2020학번 재학생 전원과 참가했는데, 학생들은 자신들이 배우는 지식이 기술로써 어떻게 응용되어 세상을 바꾸는데 활용되는지를 배우되, 한편으론 학생들 자신이 기술 혁신을 이끌어 나갈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한지를 학교에 제안하도 록 하는 것에 목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목적에 가장 부합한 것이 바로 이 SK가 아니었나 싶다. 다양한 혁신 기술이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바꾸는 것 이상으로, 세상을 어떻게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가를 고찰하는 것은 물론, 관람객의 동참 역시 강조했으니 말이다. 같이 참석했던 학생 중 한 명도 “일정을 돌아보면, 세계 그 어떤 전시관도 SK 만큼 환경을 강조한 전시관이 없었다”며 자신 역시 탄소감축과 그 활용분야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이야기할 정도다.

 

필자가 SK전시관에서 인상 깊게 느꼈던 것은 바로 “Together”다. 전시관 곳곳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 감축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탄소 감축이라는 커다란 목표는 결코 한 두 기업의 노력으로는 달성할 수 없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 공동체와 사회, 기업이 모두 함께 꾸준히 실천해야만 이뤄 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수많은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재해를 세계 곳 곳이 겪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행(2022년 SK 전시 테마)’이라는 행동(2023년 SK전시 테마)이라는 것이 더욱 진중하게 다가온다.

 

 

글 | 김무환
포항공과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