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문가 칼럼
[기고] CES 2022로 본 SK의 탄소감축 노력…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이목을 끈 이유
2022.01.21 | SKinno News

유지웅_ces기고_메인_1340

▲ SK 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의 1구역 그린 애비뉴(Green Avenue) – 청정(Clean) 섹션을 통해 소개된 SK온의 NCM9 배터리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2022년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주요 아젠다(Agenda)로 친환경 기술을 필두로 한 ESG* 경영이 여전히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ES 2022의 최대 화두 중 하나로도 친환경 기술이 크게 부각된 바 있다. ESG 경영을 통한 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여부는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모든 글로벌 기업의 최대 관심 분야일 수밖에 없다.

(*)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에서 얼마나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를 뜻한다.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서는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대표 기업들이 CES 2022에 참여해 최신 로드맵을 소개한 가운데, SK에선 6개 계열사가 대표로 참여해 그룹사 차원의 주제인 넷제로(Net Zero), 즉 ‘탄소 없는 삶을 향한 여정’을 주제로 단순 핵심 기술을 넘어 미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차별화를 둔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그룹은 배터리-소재-통신-반도체에 달하는 방대한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Green Forest Pavilion)’이라는 SK 전시관은 그룹사 차원에서의 탄소감축 의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사례라 볼 수 있다.

 

SK그룹에서는 SK주식회사,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E&S, SK에코플랜트 등이 함께 금번 CES에 참여했다. 각각의 회사들이 탄소감축을 위한 미래 여정을 친환경, 저전력 기술을 통해 소개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사업으로 대표되는 SK이노베이션은 NCM9**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SK그룹의 대표적인 계열사 중 하나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이 美 포드(Ford)社의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로 선정되며 10조 원이 넘는 JV(Joint Venture)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바 있기 때문이다.

(**) NCM9 : 니켈 비중이 약 90%에 달해 현존하는 리튬이온배터리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는 탄소감축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그중 가장 투자가 집중되는 곳이 바로 전기차 시장이다. 이는 자동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라는 두 거대한 진영의 협업이 이뤄져야만 투자가 가능하며, 글로벌 최대 자동차회사 중 하나인 포드社가 상위권 전기차 메이커로의 전환을 위해 택한 파트너가 바로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이다. 포드社의 경우 지난해 무려 130.7%라는 주가상승세를 기록하며 미국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기업으로 지목된 업체 중 하나인데, 이는 타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빠른 전기차 전환 전략이 가시화되며 기업가치 상승세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기차 전략 전환의 핵심 파트너가 바로 SK온이기에, CES 2022에서 SK,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이 가장 주목을 받는 업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

 

2021년 포드社의 장기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로 유럽 시장내 전기차 배터리 현지화가 발표되며, SK온이 특히 전세계 투자자와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것도 금번 CES 2022에서 SK그룹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또 하나의 주요 배경이다. 유럽 시장은 GM(제너럴모터스)도 사실상 사업을 철수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나, 중국에 이은 전세계 제2의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포드社는 무조건 사수해야 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유럽 시장에 합작사 설립이 결정된 SK온은, 바꾸어 말하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업체 진영에서 가장 전기차 전환에 적극적인 업체의 유일한 배터리 파트너이기도 한 것이다.

 

포드社의 ‘F-150 라이트닝’

▲ 2021년 6월에 열린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1’의 SK이노베이션 부스에 전시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한 포드社의 ‘F-150 라이트닝’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바로 NCM8, NCM9 배터리에서도 설명되듯이 하이 니켈(High Nickel) 기반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의 세계 최초 개발에 있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은 2023년, 2024년부터 고성능 주행성능 시현과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전기차의 대량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대응할 수 있는 배터리 업체는 SK온을 포함해 불과 몇 개의 업체들에 불과하다. 2022년 포드社의 첫 대규모 NCM9 배터리 탑재 모델은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이다. 내연기관 시장에서 포드社의 F시리즈 픽업트럭은 단일 모델 판매량으로는 미국 전체 시장에서 연간 평균 72만 대를 기록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량이다. 전기차로 전환한 후에도 여전히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즉, ‘누가 F시리즈의 배터리를 공급하는가’를 SK이노베이션의 전시 주제로 전환해도 별문제가 없을 정도인 것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美 전고체 배터리 기술업체인 솔리드파워(Solid Power)의 협력관계도 재조명되었다. 양사는 지난 10월에 SK이노베이션의 3천만 달러(한화 약 353억 원) 투자를 통해 관계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솔리드파워는 앞서 BMW, 포드社, 현대자동차 등 유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투자한 스타트업이며, SK이노베이션의 투자로 인해 양사는 전고체 배터리의 양산을 기존 배터리 공장에서도 생산할 수 있도록 개발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22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SK그룹의 탄소감축을 위한 도전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어 결국 넷제로라는 주제의 퍼즐이 맞춰진다. SK이노베이션이 발표한 2030년 목표 탄소감축량은 총 1,100만 톤에 달하는데 이 중에는 배터리와 분리막(SK아이이테크놀로지) 417만 톤, 배터리재활용 136만 톤 외에도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500만 톤 감축이 가시화된 상태이며, 이는 아시아 최초의 재생 PP(Polypropylene, 폴리프로필렌) 공장 설립을 포함한다. 그 외에도 SK E&S와 글로벌 파트너인 플러그파워(Plug Power)의 수소연료전지 파워팩, SK텔레콤의 AI 반도체 ‘사피온’ 등 높은 시장성이 담보된 사업군들도 공개되며 SK그룹 차원의 탄소감축 의지는 한층 선명하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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