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애자일(Agile) 조직의 힘!
2020.09.02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생산기지인 SK 울산Complex(이하 SK 울산CLX) 공장 내에는 전체 공정의 핵심 설비 중의 하나인 거대한 타워 형태의 리액터*가 있다.
(*) 리액터(Reactor, 반응기) : SK 울산 CLX 내에 위치한 리액터는 원료유에 수소(촉매)를 첨가해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말한다.
셧-다운(Shut-down)으로 열기를 식힌 리액터 내부에는 돌덩이처럼 단단하게 굳은 촉매 찌꺼기만 남는다. 이를 완벽하게 제거하려면 약 30미터 깊이의 리액터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그 어둡고 고독한 작업에 한 줄기 빛을 비추기 위해 SK 울산CLX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CCTV TF’가 만들어졌다.
Step 1 | 안전사고, 남의 일이 아니다!
발단은 타사에서 일어난 사고였다. 리액터 내부 작업을 마치고 로프에 의지해 올라오던 타사의 협력회사 작업자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중대사고임에도 불구하고 경위는 불분명했다. 아무도 리액터 내부에서 일어난 일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질유 리액터의 깊이는 30미터 내외로 깊을뿐 아니라, 조명에 의지해 작업을 하기 때문에 시야 확보가 제한되어 있다. 작업지시와 수행은 대개 무전기와 수신호에 의지해 진행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확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SK 울산CLX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Step 2 | 안전확보를 위해 리액터 내부에 CCTV를 설치하자!
보이지 않아 일어난 사고이므로 해답은 ‘보게 하는 설비’에 있는 것이 분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의에서 리액터 내부에 CCTV 카메라를 달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SK에너지의 CCTV 업무를 담당하는 계기2 Unit의 윤형노 PL과 도기일 선임대리, 리액터 내 촉매작업을 담당하는 장치2 Unit의 윤보성 PL과 정광재 선임대리가 머리를 맞대고, 그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리액터 안 CCTV 설치, 그리고 이를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다.
리액터 내부의 가스, 분진 등은 CCTV 카메라 오작동의 원인이 됐다. 첫 시도였던 ‘No.2 FCC**’에서 카메라가 빈번하게 꺼지는 경험을 한 후, SK에너지 계기기술 Unit의 최수학 과장이 TF에 투입돼 모든 카메라를 ‘방폭분진’ 기준 제품으로 교체했다. 또한, 계기2 Unit은 금속 케이스(Case)로 카메라의 렌즈를 보호하는 역량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초경량 카메라를 선택하고 브래킷과 호스의 이중 고정장치로 혹시 발생할지도 모를 CCTV 설치에 의한 위험요인을 제거해 안전을 확보했다.
(**) FCC(Fluidized Catalytic Cracking) : 중질유 촉매분해공정
Step 3 | CCTV 설치로 안전확보는 물론 작업 시간 단축까지
TF는 지난해 9월, CCTV 설치 아이디어가 나온 이후 No.2 FCC에서의 첫 시도를 거쳐 단계적으로 리액터 내부에 CCTV를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올해 2월에는 설비 전면 리뉴얼을 진행했으며, 마침내 지난 6월에는 No.1 FCC에도 적용함으로써 모든 중질유 공장의 리액터에 CCTV를 설치하게 돼 작업자의 안전을 확보하였다.
30 미터 깊이의 리액터 안에 CCTV를 설치하겠다는 대담한 발상은 ▲사람을 구하는 시스템 ▲촉매 로딩 품질 확인 ▲SK 울산CLX 공동 안전망 구축이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 사람을 구하는 시스템
모니터링 시스템의 핵심은 정확성! 2K 카메라의 초고화질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업 현장 상황을 관리감독자에게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는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인한 사고방지, 사고 시 빠르고 적절한 대처를 취하는 데 있어서도 꼭 필요하다. 또한, 작업자들도 누군가로부터 보호 받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돼 좀 더 편하게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게 되었다.
| 촉매 로딩 품질 확인
그간 사람이 리액터 안에 들어가서 했던 촉매 로딩/언로딩(loading/unloading) 상황 확인도 이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대신할 수 있다. 촉매 교체작업 전체를 저장하여 필요 시 작업 과정을 리뷰(Review)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리액터 내에 들어가 촉매 분포상태를 확인하던 과정도 대체가 가능해져 촉매 로딩 품질관리와 작업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
| SK 울산CLX 공동 안전망 구축
카메라와 금속 케이스 등으로 구성된 CCTV 설비는 분진 방폭 기준을 만족할 뿐 아니라 손쉽게 이동 가능하다. 이로 인해 향후 리액터를 비롯한 SK 울산CLX 내 모니터링이 어려운 다른 공간작업으로도 확장할 수 있어 공동 안전망 구축이 가능하다.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리액터 안에 CCTV를 설치하겠다는 생각을 실현시킨 SK 울산CLX CCTV TF! 앞으로도 SK 울산CLX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안전한 작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