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만드는 그린 이노베이션 이야기① – 자원으로 재탄생한 산업 폐기물
2020.02.27

 

1년 365일 쉬지 않고 가동되는 정유∙석유화학 공장은 보통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6년 주기로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전면적인 보수 작업 즉, 정기보수에 들어간다. 쉬는 기간 동안 공장을 개방하고 촉매, 보온재, 설비 교체 등 안정 조업을 위한 작업들이 진행된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쉬면서 건강관리를 집중적으로 받으며 체질을 개선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과정에서 폐기물들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기업들은 이 폐기물을 ‘잘 버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그런데 과연 잘 버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는 일일까.

 

01 | 늘어나는 폐기물, 버리는 게 능사일까?

 

정기보수 기간 동안 공장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폐기물은 보온재다. 보온재는 정유공장과 석유화학공장에서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배관, 탱크 등의 표면을 두르는 데 사용되며, 보통 2~4년 정도 되는 수명이 다하면 전량 폐기물로 분류돼 매립된다.

 

SK이노베이션의 주력 생산기지인 SK 울산Complex(이하 SK 울산CLX)도 50여 개의 크고 작은 정유∙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해 있다. 때문에 SK 울산CLX의 정기보수 기간 중 배출된 폐보온재의 양도 상당한 수준이다. 문제는 국내 폐기물 매립지가 이미 포화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처리 비용 또한 상승일로에 놓여있어 폐보온재 등 폐기물 처리 이슈는 SK 울산CLX 뿐만 아니라 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였다.

 

실제로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평균 폐기물 발생량이 43만 톤을 넘어섰다. 이처럼 생활 및 산업 전반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처리시설은 갈수록 줄고 있다. 국내 폐기물 소각시설은 2008년 1천 개소에서 2018년 380개소로 반 이상 감소했다.

 

 

 

02 |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된 7개월 간의 끈질긴 노력

 

“왜 폐보온재는 재활용이 안될까?”

 

지난 2018년 말, SK 울산CLX에서 환경관리 전반을 담당하는 SK에너지 환경관리 Unit은 이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정유∙석유화학 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보온재는 대부분 펄라이트(Pearlite)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펄라이트 성분의 보온재는 현행 폐기물관리법 상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재활용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법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법규 개정이지만 시일이 얼마나 소요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환경부에 펄라이트 성분 보온재의 재활용이 가능한지도 문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어렵다”였다. 그래서 환경관리 Unit은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펄라이트 성분과 유사한 물질을 찾자!”

 

환경관리 Unit은 재활용이 가능한 펄라이트 성분과 유사한 물질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내 건축물 단열재로 쓰이는 ‘석고보드’가 펄라이트 성분 보온재와 유사할 뿐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로 분류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를 근거로 환경관리 Unit은 지난 2018년 12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재활용환경성평가, 유독성 우려라는 수많은 벽을 넘었다. 마지막으로 정부 관련 부처에서는 ‘인허가 기관과 협의하라’는 결과를 내렸고, 즉시 울산광역시 남구청에 신청해 펄라이트 보온재가 재활용 처리 가능한 물질임을 인정받았다. 7개월간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였다.

 

이후 석고보드를 처리해 시멘트 원료로 제공해온 업체와 함께 정기보수 현장에서 수거한 폐보온재를 테스트했고,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좌) SK 울산CLX 공장의 파이프 표면에서 기존 보온재를 뜯어내고 있다. / (우) 뜯어낸 보온재 중 깨끗한 것만 분류해 모아 전문 가공 업체로 보내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남은 일은 실천이었다. 이때부터 SK이노베이션이 도입한 애자일(Agile) 조직의 힘이 드러났다. 누구나 프로젝트 리더가 될 수 있는 애자일 조직 운영 방침에 따라 프로젝트를 주도한 SK에너지 환경관리 Unit의 황범수 선임대리와 SK루브리컨츠 SHE그룹 이정희 과장(프로젝트 당시 SK에너지 환경관리 Unit 소속)은 SK 울산CLX 모든 조직에 ‘폐기물 발생 단계부터 잘 관리해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보냈다.

 

이들은 ▲폐기가 필요한 폐보온재는 별도 분리 배출해 유리솜을 비롯한 재활용 금지 보온재와 섞이지 않도록 할 것 ▲배출 과정에서 기름 등 이물질이 묻지 않도록 관리할 것 등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폐보온재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으며 생산, 장치, 동력, 운영 등 SK 울산CLX의 전 조직이 동참했다. 이로써 SK 울산CLX는 매년 수백 톤의 산업 폐기물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은 SK이노베이션이 추구하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실천에 옮긴 것이자, ‘폐기물은 버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환경관리 Unit의 계속된 도전의 결과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과 성과들은 SK이노베이션의 비전인 ‘그린밸런스 2030’(*)을 더욱 앞당기는 초석이 될 것이다.

(*) 그린밸런스 2030 :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기존 사업의 환경 부정 영향을 축소하고, 친환경 사업 모델 개발을 통해 환경 마이너스 가치를 상쇄하는 ‘그린밸런스 2030’ 전략을 통해 2030년까지 환경부정영향을 0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음

 

SK에너지 환경관리 Unit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폐보온재 재활용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재활용 처리 업체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폐기물 관리 규정을 정비하는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또한, 개발한 솔루션을 향후 국내 정유∙석유화학 공장과 공유해 환경분야 사회적가치 창출 확대에 앞장설 계획이다.

 

글 | SKinn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