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현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애자일(Agile) 조직의 힘!
2020.09.02
“매뉴얼에서 제시한 촉매 교체 주기는 1년.
당연하게 여겨지던 이 기간.
‘정말 최적일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어요”
SK종합화학이 ‘일하는 방식의 혁신(일방혁)’을 통해 생산비용 6.5억 원을 절감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업무 매뉴얼에 의구심을 갖고 개선점을 제시한 사원의 아이디어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한 SK종합화학의 Olefin생산기술 Unit. 평균 330일이었던 리액터의 촉매 사용 기간을 약 920일로 늘려 연간 2억 7천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만들어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촉매 교체 주기 330일, 늘릴 수 없을까?
2016년 입사해 SK울산Complex(이하 ‘SK울산CLX’)의 Olefin생산기술 Unit에서 근무하던 전호용 대리(당시 사원)는 2008년 도입된 시설 매뉴얼에 따라 설비를 운영하고 있었다. 해당 업무를 담당한지 3년차가 되며 업무 이해도가 높아진 시기, 전체 공정 매뉴얼을 살펴보며 궁금증이 생겼다. 원유를 다양한 설비에 넣고 나온 부산물을 니켈 성분 촉매와 반응시켜 올레핀을 뽑아내는데, 이 촉매의 수명이 1년으로 되어있던 것. ‘지금껏 해오던 대로 지나칠 수도 있지만, 촉매 수명을 늘릴 수 있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떠오른 생각이 발화점이 되었다.
| 촉매 독을 찾아라!
전호용 대리는 당시 같은 부서에서 함께 일하던 신다영 사원과 함께 매뉴얼을 분석하고 개선 가능한 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레핀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가라앉는 구리 성분이 니켈 성분 촉매와 달라붙어 수명을 떨어뜨리는 것을 발견했다. 이 때문에 1년마다 촉매를 교체하도록 명시되어 있던 것이었다.
이들은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촉매의 산성 농도를 조절해 구리 생성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pH**4.3을 유지해온 리액터 내 pH를 4.5까지 상향한 결과, 구리 유입량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연 독소는 정말 구리뿐일까?’를 한 번 더 의심했다. 이들은 실험 과정을 지속하며 촉매 성능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독소인 황 성분까지 발견해냈다. 이후 앞선 공정에서 황 성분이 넘어오지 않도록 조치해 제품의 순도를 높여 촉매 활성이 크게 좋아지게 됐다.
(**) pH: 물의 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써 수소 이온 농도의 지수
▲ SK 울산Complex 전경
| 330일에서 2년 6개월로, 운전 일수 2.5배 증가!
전호용 대리와 신다영 사원의 자발적 혁신 결과, 올해 말 해당 공정에 투입되는 수명의 기술은 기존 330일에서 2년 반으로 무려 2.5배 증가했다. 이로 인해 SK종합화학은 해당 공정에서만 투입되는 비용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 운전 일수 증가에 따른 1회성 비용 절감 효과는 약 3.8억 원이며, 부산물 절감에 따른 BDO(부탄디올, BUTANEDIOL) 추가 생산 효과 2.7억 원을 더해 지금까지 생산비용 6억 5천만 원을 절감했다. 여기에 생산물의 순도가 높아지면서 불필요해진 후처리 작업 비용은 덤! SK종합화학은 앞으로도 매년 2억 7천만 원의 절감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호용 대리는 이 혁신 뒤에는 생산부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준 SK종합화학 Olefin총반장은 SK울산CLX에서 가장 고압의 공정을 다룬다는 부담 속에서도 전호용 대리와 신다영 사원에게 “해보자!”는 의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쉼 없이 불어넣었다. 직원들이 당연시되던 업무 방식을 처음부터 뜯어보고, 해결하려는 애자일 조직이 혁신의 바탕이 된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계열이 추구하고 있는 ‘일방혁’은 업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팀원들간 원활하게 소통하고, 찾아낸 작은 해결 방안부터 실천해 나가자는 업무 방식이다. 각자 맡은 업무에서 가장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직원 개개인들이 기존의 일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 효율성을 높여,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의 ‘일방혁’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