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지난 4월 25일 공시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고 평가하며, IMO 2020* 시행 및 전기차 배터리 모멘텀 등으로 인해 2분기에는 더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 IMO 2020 : 2020년 1월 1일 시행되는 해운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환경보호 규제를 말한다. 2017년 10월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가 마련한 규제로 전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크게 낮췄다.
대신증권 한상원, 김성수 연구원은 4월 26일 자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 3,311억 원(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은 시장 기대치(3,424억 원)에 부합한다”고 분석하며, SK이노베이션을 정유업종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572억 원(전 분기 대비 68.3% 증가)으로 전망한다”고 밝히며, 이 같은 실적 전망의 근거로 ▲정유사업 부문의 대규모 추가 증익(전 분기 대비 3,232억 원 증가)이 예상되고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이 유지되더라도 분기 평균 기준 마진은 상승할 것이며 ▲계절적 성수기(드라이빙 시즌) 진입을 감안하면, 2분기 정유사업 부문 재고관련 이익이 1,900억 원이라는 가정하에 지난 2018년 4분기~올해 1분기와 같은 휘발유 마진 급락세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두 연구원은 특히 “SK이노베이션의 경우 IMO 2020 시행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유 중심의 유의미한 정제마진 상승이 기대되며, 2020년 VRDS** 가동으로 규제에 대한 수혜 극대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VRDS (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 감압 증류 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 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
또한, 두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수주 잔고 급증(2017년 65GWh→2018년 325GWh→2019년 1분기 430GWh)을 확인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진행 중인 생산 설비 증설 완료 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40GWh를 달성할 예정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까지 100GWh로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BEP(손익분기점) 달성 시점이 2021~2022년 전후로 예상되나 시장 전체의 성장 속에서 수주잔고 및 생산 능력의 급격한 확대가 나타난다는 점은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케이프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가파른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 증가와 수익성 방어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정유업종 최선호주로 SK이노베이션을 추천했다.
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실적발표에서 가장 고무적이었던 부분은 전년대비 확연히 높아진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라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가 430GWh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2018년 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약 100GWh 이상 증가한 셈”이라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한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점유율 확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은 또한 ▲빠르게 증가하는 수주잔고 안에서 판매가격은 시장 평균 수준으로 추정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중장기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되며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FCW*** 등 신규 성장 동력에 더불어 최근 공급 측면에서 정유업에 우호적인 여건이 지속되고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 FCW (Flexible Cover Window,플랙서블 커버 윈도우):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개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유연 커버 소재 브랜드명
하이투자증권 원민석 연구원도 26일 자 보고서에서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향후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가치가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히며 SK이노베이션을 최선호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