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IT 박람회이자 글로벌 기업들의 신기술 공개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장(場)인 ‘CES’의 올해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폴더블폰과 롤러블 TV 였다. 이를 구현하는 핵심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Polyimide, PI) 또한 함께 주목받게 되었는데 PI 시장에 대한 미래 성장성이 부각되며 글로벌 핵심 PI 개발 업체에 대한 가치 평가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개발을 완료한 FCW*를 이번 ‘CES 2019’에서 첫선을 보였다. 투명 PI필름은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원료로 사용되는 소재로, SK이노베이션의 제품은 일반적인 투명 PI필름에 하드코팅 및 기능성 코팅을 함께 적용한 것이 강점이다.
* FCW(Flexible Cover Window) :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유연 커버 소재 브랜드명
투명 PI필름의 실물은 CES 2019 참가업체 중 SK이노베이션만이 실물을 공개해, SK이노베이션 부스에는 직접 제품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진 바 있다. 여기에 상업화를 앞둔 국내외 폴더블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FCW 시제품에 대한 구매 등 관련 문의가 이어져 미래 시장 확대 가능성이 점쳐진다.
▲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인 FCW. 여러 번 접었다가 펴도 자국이 남지 않는다.
▲ SK 부스에 전시된 SK이노베이션의 FCW가 장착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모형
SK이노베이션의 FCW가 CES에서 이처럼 눈길을 끈 것은 이 소재가 수만 번을 접었다 펼쳐도 부러지거나 접근 자국이 남지 않아야 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 하드 코팅(HC, Hard-coating) 기술은 물론 지문이나 오염방지를 위한 기능성 코팅 기술이 동시에 구현되는 SK이노베이션의 FCW 제품은 높은 수준의 접힘성(Bending)과 강도, 내(耐) 스크래치(Anti-scratch)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중 완공 예정인 데모 플랜트(Demo Plant)를 통해 최근 확인된 수요 증가에 우선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준 상업시설인 데모 플랜트를 통해 생산된 시제품은 중국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 중심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관련 업계의 미팅 콜과 제품개발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며 “데모 플랜트가 가동되면 수요처가 원하는 다양한 스펙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선도 점차 다양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 확대를 결정한 PI필름 시장 성장성은 각종 전망자료에서 증명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70만대 분에 불과했던 글로벌 폴더블폰 예상 판매량이 2022년에 2017년의 17배 수준인 5,01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투명 PI필름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기판의 세대교체를 가속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스마트폰이 고급화하면서 투명 PI필름과는 호환이 불가능한 액정표시장치(LCD) 기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달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판은 투명 PI필름과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함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생산에 적용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에 따르면 2016~2020년 사이 OLED 패널 생산 능력은 91%의 성장률을 보이며 150㎡에서 2,010만㎡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최근 폴더블 디스플레이 적용 가능성을 넓혀 투명 PI필름 시장 확대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성장성이 엿보이는 PI필름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국내외 4개 업체 가량이 경쟁에 나서고 있는 양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하반기 상업 가동을 목표로 FCW 양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 2분기 충북 증평 LiBS 공장 내 부지에 약 400억 원을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는 시장 확대를 감안해 2공장 건설 검토도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투명 PI필름 제조와 하드 코팅, 기능성 코팅까지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제공 능력이 SK이노베이션의 장점”이라며 “오랜 기간 쌓아온 차별적 경쟁력을 토대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기 시장 확대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