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는 것보다 ‘제거’하는 게 중요한 식물이 있다?!
봄의 한강은 반짝이는 윤슬과 힘차게 돋아나는 새싹들로 많은 이가 찾는 명소다. 그러나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한강변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강유역의 생태계 파괴 위기 신호가 보인다. 바로 생태계교란 식물 때문이다.
생태계교란 식물은 외국으로부터 유입되거나, 또는 유전자변형을 통해 생겨난 생물 중 생태계 균형에 교란을 가져오거나 가져올 우려가 있는 야생식물을 뜻한다. 농업 및 관상 등 의도적으로 유입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우편이나 교통편에 붙어 오거나 식물원 등으로부터 이탈해 확산되는 사례도 있다.
이 식물들은 왕성한 번식력과 생존력으로 국내 하천, 도로변, 습지, 도시공원 등을 잠식해가고 있으며, 우리나라 자생종∙토착종의 서식을 위협하고 있다. 이로 인해 먹이사슬에 교란이 생겨 토착생물의 수가 줄어들게 돼 생물다양성이 감소한다. 또한 농업에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종에 따라 알레르기 유발 등으로 국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서울시 용산구 소재 이촌한강공원에서 생태계교란 식물 제거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한강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다. 식목일은 나무를 아끼고 잘 가꾸도록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날로, 보통 나무를 심으며 숲의 소중함을 떠올리지만 SK이노베이션은 역발상으로 ‘심는 것’보다 ‘제거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식물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한강지킴이’ 활동은 하천변에 서식 중인 생태계교란 식물 제거를 통해, 토착종을 보호하고 생태계 다양성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본 활동은 한강이 대표 시민공간이자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 도시녹화 및 생태환경 구축을 위해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서울시민정원사회’와 함께한다. 이들은 SK이노베이션 자원봉사단 교육 및 활동 인솔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생태계교란 식물 제거라는 조금 생소한 봉사활동이지만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의 관심은 대단히 뜨거웠다. 한강지킴이 1기 모집공고가 사내 게시판에 게재된 후 이틀 만에 4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 이는 당초 목표한 200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SK이노베이션은 자원봉사 문화 제고 및 활성화를 위해 올해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이에 호응하듯 구성원들의 치열한 ‘봉켓팅(봉사활동 참여를 위한 티켓팅)’이 벌어졌다. 봉사활동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과 색다른 활동이라는 흥미가 더해져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날 이촌한강공원에 모인 구성원들은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생태계교란 식물 분포현황을 비롯해 효율적인 제거 작업을 위한 교육을 먼저 받았다. 엄청난 번식력으로 토착종의 생육을 방해하고, 꽃가루를 대량으로 날려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 길가뿐 아니라 음지인 숲 속까지 파고들며 독성을 가진 잎과 줄기로 토종식물의 ‘등골’을 빼는 서양등골나물, 다른 식물을 덩굴로 덮어 생육을 방해하는 가시박과 환삼덩굴까지! 한강변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태계교란 식물의 생김새와 효과적인 제거 방법을 익히는 구성원들의 표정에는 비장함이 감돌았다.
교육을 마치고 본격적인 한강지킴이 활동이 시작됐다. 구성원들은 생태계교란 식물을 찾아내기 위해 한강변을 찬찬히 살펴보며 걸었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식물들 사이에서 생태계교란 식물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점차 익숙해지며 제거에 속도를 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활동은 4시간 동안 이어졌고, 구성원들은 생태계교란 식물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로 꼼꼼히 찾아내 제거했다. 숲에 새로운 나무를 심는 일만큼이나 현재 위험에 처한 자연을 지키는 일 또한 중요했기에, 구성원들은 한강지킴이 1기로서 소임을 다하며 의미 있는 식목일을 보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SK이노베이션 HR운영 Unit 유지혜 PM은 “식목일에는 나무를 심는다고만 생각해 왔는데, 이번과 같은 생태계교란 식물을 제거하는 봉사활동 참여는 처음이다. 새로운 생명을 심는 것만큼 자연을 해치는 생태계교란 식물을 없애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뜻깊은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SK에너지 에너지RM 김성언PM은 “평소 사무실에서만 업무를 하다 보니 구성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것을 넘어 삽과 호미로 생태계교란 식물을 제거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생태계교란 식물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시기는 4월에서 6월, 그리고 9월이다. 싹이 나는 4~6월에는 뿌리째 뽑고, 꽃이 피고 씨방이 맺히는 9월경에는 꽃을 따거나 씨방을 없애야 한다. 이를 수년간 반복해야만 생태계교란 식물의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 한강에는 농약 등 화학약품을 사용할 수 없어 일일이 사람이 손으로 제거할 수밖에 없는데, 한강공원관리 인력이 부족하고 생태계교란 식물의 번식력이 강해 자원봉사자의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 단 한 번의 제거 활동만으로는 생태계를 지켜낼 수 없다. 오랫동안 한강을 지켜온 토착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한 관심과 활동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에 SK이노베이션 계열 한강지킴이들은 4월부터 6월까지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우리 토착 식물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 또한 한강변 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SK이노베이션 계열 지역 사업장이 위치한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대해 생태계 보전에 힘쓸 예정이다.
한 번이 아닌 모두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키는 우리 생태계! SK이노베이션은 봉사활동을 기업문화의 일환으로 더욱 발전시키고자 관련 프로그램 기획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며 앞으로도 구성원들과 함께 행동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