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26일, 고려대학교 대표 축제인 ‘입실렌티’에서 투명 페트(PET)병 분리수거 프로젝트를 실시한 고려대학교 환경기획동아리 아이그린(IGREEN)의 동아리원들(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IGreen 회장 노서연 학생)
SK지오센트릭은 5월 30일, 환경보호에 진심인 대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한 대학생 서포터즈 ‘지오즈’(GEO‘z) 발대식을 개최했다. ‘지오즈’는 지구와 사명인 SK지오센트릭(SK Geo Centric)을 뜻하는 단어인 GEO에서 차용했으며, 플라스틱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청년들과 다방면으로 소통 중이다.
한편, 고려대학교 환경기획동아리인 아이그린(IGreen)은 자원순환과 폐기물 소재화를 이뤄내 ‘그린 입실렌티*’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SK지오센트릭과 함께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앞장섰다. 이들은 5월 26일, 고려대학교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학교 대표 축제인 입실렌티에서 동아리의 목표를 행동으로 옮겼다. 이날 축제 현장에서 그린 입실렌티를 실천한 IGreen의 회장,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노서연 학생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 입실렌티: 고려대학교 축제의 공식 명칭. 교호에서 언급되는 입실렌티, 그리스 독립운동가의 이름 알렉산드로스 입실란디스에서 온 것
Q1 IGreen이 이번 입실렌티에서 실시한 프로젝트는?
5월 26일 입실렌티 당일, IGreen은 축제 현장에 배출되는 많은 쓰레기 중 투명 페트(PET)병을 분리수거 하는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이는 고려대학교 학생들에게 분리수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직접 분리수거를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Q2 프로젝트 기획 의도가 궁금합니다.
IGreen 5기는 지금까지의 활동과 다르게 기업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해야 했고, 고민하던 중 고려대학교의 최대 축제이자 응원행사인 입실렌티가 떠올랐습니다. 입실렌티를 위해 학과가 생수를 공동구매하기 때문에 다량의 페트병 쓰레기가 매년 발생됩니다. 이전의 입실렌티에선 축제 입장 시 나눠주는 응원봉투에 모든 쓰레기를 함께 담아 일괄적으로 버렸습니다. 행사장 내부로 음식물 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깨끗한 페트병만을 모으는 게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일반쓰레기와 섞여 있어 페트병을 분리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IGreen이 약 21,000명이 모이는 입실렌티 현장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분리수거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분명 환경/경제/교육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IGreen이 앞장서서 친환경적인 축제를 만들어 보자”고 결심했고, 이 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여기저기 보냈던 작은 메일이 모여 ‘입실렌티 분리수거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Q3 SK지오센트릭과는 어떻게 연이 닿았나요?
일단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재활용해 줄 기업이 필요했어요. 폐플라스틱 재활용에 관심을 두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여러 기업을 조사하던 중, SK지오센트릭이 폐플라스틱의 가능성에 주목한다는 기사를 보게 됐고 저희와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락하게 됐습니다.
▲ SK지오센트릭과의 미팅을 진행한 IGreen 동아리원들(오른쪽에서 첫 번째가 IGreen 회장 노서연 학생)
Q4 SK지오센트릭과의 만남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쳐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나요?
프로젝트가 실제로 현장에서 진행되기까지는 약 두 달의 준비기간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매주 동아리 대면 회의와 화상 회의, 기업/응원단/학교와의 회의까지 많은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어요. 프로젝트를 위해 만든 카드뉴스 콘텐츠 내용을 비롯해 수많은 협의가 필요했습니다.
축제 바로 전 주에는 현장답사를 진행해, 행사의 세부사항과 장소들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축제 당일 학생들의 예상 이동경로라든지, 시간대별 인구 밀집 장소 등 세밀한 부분을 고려하며 프로젝트의 부족한 점들을 한 번 더 보완했습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홍보가 중요한 프로젝트였기에, SNS와 학교 단체를 통해 저희가 만든 카드뉴스를 알리고 학과 단체 채팅방에 직접 찾아가 소식을 알리기도 했어요.
▲ IGreen이 제작한 ‘입실렌티 분리수거 프로젝트’ 홍보용 카드뉴스
Q5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가장 큰 고민이 되었던 건, 프로젝트를 통해 환경을 지키는 것보다 이를 준비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게 더 클지도 모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고민 끝에 쓰레기통을 주문제작하는 대신, 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알리기 위한 효과적인 디자인을 포기했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조금 더 환경을 생각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에 위안이 됐습니다.
축제 전날 차량통제 때문에 배달이 불가능해서 쓰레기통을 직접 부원들끼리 옮겨야만 했습니다. 이 또한 힘들었지만, 배달 시 사용되는 기름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량을 고려하면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고려대학교/학교 응원단, SK지오센트릭, 순환자원 스타트업 ‘수퍼빈’ 등 프로젝트와 연관된 기관 및 단체와 소통을 해야했는데, 학부생으로서는 처음 하는 경험이었기에 미숙한 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 (왼쪽) 입실렌티 개최 전날, IGreen 동아리원들이 직접 쓰레기통을 옮기고 있다. / (가운데 및 오른쪽) 축제 당일, 사전입장 후 미리 프로젝트를 준비한 IGreen 동아리원들
Q6 축제 당일, 프로젝트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필요한 물품들을 축제 전날 미리 옮겨놓고, 저희는 당일 사전입장하여 마무리 준비를 했습니다. 뜨거운 햇살만큼, IGreen 동아리원 6명은 프로젝트를 꼭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불타올랐습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일단 프로젝트 노출이 많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각 입구에 쓰레기통을 배치하고, 분리수거를 꼭 해야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피켓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입장을 위해 아주 긴 줄을 서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에 맞춰, 저희가 피켓을 들고 서 있으니 예상대로 많은 눈길을 끌 수 있었습니다. 페트병 안의 물을 다 마시지 않았는데 미리 라벨을 분리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좋은 현상이었죠!
▲ (왼쪽) IGreen 동아리원(문재혁 학생)이 프로젝트 홍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 (오른쪽)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 준비된 쓰레기통
입장 완료 후 행사장 위에서 바라본 입실렌티 현장은 한눈에 봐도 아주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습니다.
▲ 5월 26일, 고려대학교 녹지운동장에서 열린 입실렌티 축제 현장.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다.
‘학생들이 과연 참여할까?’라는 의문이 들어 두 개의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생각보다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분리수거 된 쓰레기의 양이 아주 많지는 않아서 동아리원들이 중간중간 페트병을 모아오기도 했답니다. 그 결과 정말 깨끗한 투명 페트병만 분리할 수 있었어요. 병뚜껑도 모두 분리했습니다.
▲ 입실렌티 현장에서 IGreen이 모은 투명 페트병
하지만 일이 끝까지 쉽게 풀리지만은 않았습니다. 퇴장 시에 인파가 매우 많이 몰리면서 쓰레기 적재소에 무분별하게 쓰레기들이 버려지기 시작했어요. 쓰레기통에 다 넣을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쓰레기가 모이면서, 분리수거가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 퇴장 시 급격히 몰린 인파로 인해 섞여버린 일반쓰레기와 페트병 쓰레기
결국 동아리원들끼리 일반쓰레기와 페트병을 분리하는 역할, 뒷정리를 하면서 페트병을 주워 오는 역할을 나눠 직접 분리 및 수거를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마련한 ‘마무리 정리 이벤트’ 덕에 같이 페트병을 모아 주는 학생들도 있어서 너무 힘이 되었어요. 이렇게 쉼 없이 몇 시간 동안 분리한 결과 깨끗한 페트병만 모을 수 있었어요!
▲ (왼쪽) 일반쓰레기와 페트병 쓰레기, 병뚜껑과 라벨을 분리 중인 IGreen 동아리원들 / (오른쪽) 분리 완료된 투명 페트병
뒷정리를 마치고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정말 힘들었지만 깨끗해진 학교 녹지운동장을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희 동아리원들은 이제 페트병만 보면 “우리의 소중한 자원! 얼른 주워 라벨이랑 병뚜껑을 분리해야 해”라고 자동으로 외치는 수준이 되었답니다.
▲ (왼쪽) 뒷정리 후 깨끗해진 고려대학교 녹지운동장 / (오른쪽) 뒷정리 종료 시각
Q7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5월 26일 오전 8시부터 다음날인 27일 오전 7시까지, 23시간에 걸친 사투 끝에 약 120kg의 투명 폐페트병을 모아 수퍼빈에 전달했습니다.
▲ 5월 27일 오전 6시, 수퍼빈에 전달한 페트병 쓰레기
목표량이었던 330kg보다는 적었지만, 그래도 자원 재활용에 일조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적은 수인 저희가 많은 인원을 통제하기가 너무도 어려웠지만, 모든 동아리원의 노력이 모여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되었던 것 같아요! 감동, 위기, 힘듦, 뿌듯함 정말 많은 감정이 공존했던 경험이었습니다.
▲ (왼쪽) 프로젝트를 마친 IGreen 동아리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하영, 문재혁, 노서연, 홍유진, 정세민, 조예지 학생) / (오른쪽) IGreen이 프로젝트를 마치고 귀가하는 아침 전경
앞으로도 모든 대학의 축제가 더욱 더 초록빛이 되길 바라며! 지금까지 환경을 사랑하는 동아리 IGreen 5기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 SK지오센트릭이 함께한 ‘입실렌티 분리수거 프로젝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