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에너지 & 소재 기업 (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 으로서, 그린을 중심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을 지속 만들어갈 SK이노베이션 계열!

‘SKinno Tech’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SK이노베이션 계열 사업의 그린 중심 제품과 기술을 쉽게 소개하고자 한다.

1편으로 2차 전지의 핵심소재인 ‘음극재’에 대해 조명한다.

친환경, ESG 트렌드로 2차 전지(전기차 배터리)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2차 전지 소재’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음극재 시장이 심상치 않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는 글로벌 2차 전지용 음극재 시장이 2027년 141억달러(한화 약 18조4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의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음극재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음극재는 무엇이고, 왜 지금 주목을 받는 것인지 알아보자.

(*)출처 : QYResearch Korea

01 | 2차 전지의 핵심소재 ‘음극재’

▲ 2차 전지 4대 요소인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전해질

흔히 2차 전지의 4대 요소를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이라고 말한다. 이 중에서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은 2차 전지의 전반적인 성능을 결정짓기 때문에 핵심 소재라고 할 수 있다. 2차 전지, 대표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를 이동하는 리튬이온의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어낸다. 여기에서 양극재가 배터리 전체의 용량과 전압을 결정한다면, 음극재는 양극에서 나오는 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음극재는 배터리의 충전속도와 수명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음극재의 성능에 따라 배터리의 성능이 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양극재 개발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음극재 기술 개발이 배터리 성능향상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됐다.

02 | 흑연부터 실리콘까지, 음극활물질이 중요하다!

전지에서 양극과 음극에 화학반응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을 ‘활물질’이라고 한다. 음극재 속 활물질, 즉 ‘음극활물질’의 대표주자는 가격과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을 가진 흑연이다. 음극재에 쓰이는 흑연은 크게 천연흑연과 인조흑연으로 나눌 수 있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사용된다.

먼저 천연흑연은 자연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저렴하고, 상대적으로 용량도 큰 편이다. 하지만 리튬이온이 배터리 충전 시 양극재에서 음극재로 이동할 때 흑연층 사이에 머물게 되면, 흑연 부피가 팽창해 배터리 구조 변화를 유발하는 단점이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인조흑연이다. 인조흑연은 충전속도와 출력이 뛰어나지만 인공적으로 흑연을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많이 들고, 용량이 적은 편이다.

▲ 대표적인 음극활물질, 흑연과 실리콘

전기차 성능 향상 등으로 인해 최근에는 실리콘이 차세대 음극재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QY리서치는 2027년 글로벌 음극재 소재별 시장 전망에서 인조흑연이 약 244만톤으로 전체 317만톤의 77%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압도적인 가운데, 천연흑연 비중은 축소되면서 그 자리를 실리콘 음극재가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020년 6천톤으로 음극재 시장의 1.2%에 불과했던 실리콘 음극재는 2027년에는 약 32만 톤까지 증가해 10.1%를 차지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2027년까지의 실리콘 기반 음극재 소재 연평균 성장률은 76.6%로 다른 소재(음극활물질) 대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가 약 10배 높아 배터리 용량을 늘리고 충전속도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흑연을 구성하는 탄소는 원자 6개에 리튬이온 1개를 저장할 수 있지만, 실리콘은 리튬이온과 결합해 원자 5개로 총 22개의 리튬 원자를 저장 가능하다. 실리콘 비율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가 향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실리콘에는 충·방전이 반복되면 부피가 쉽게 팽창하는 특성도 있어 비율을 무작정 높이는 것은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흑연계 음극재에 첨가할 수 있는 최대 실리콘 함량은 5~10% 정도다. 실리콘 함량을 늘리고, 안정성도 높이는 것이 향후 과제다.

03 | IRA 시행으로 새로운 기회 열린다?!

미국이 IRA를 시행하면서 국내 2차 전지 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IRA는 기후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법이지만 업계에선 전기차, 배터리 등 각종 산업에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춘다는 속뜻을 갖고 있다고 본다.

국내 기업들이 이러한 IRA에 적절히 대응한다면 글로벌 전기차/2차 전지 관련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음극재 시장의 경우 전 세계 생산의 약 85%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국내 업체들도 원료 공급망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더욱 힘쓰고 있다.

04 | 음극재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노리는 ‘SK온’

SK온 또한 IRA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북미 현지 공급망 강화를 위해 친환경 천연흑연 가공 기술을 보유한 미국 소재 업체 ‘우르빅스(Urbix)’와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협약(Joint Development Agreement · JD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우르빅스(Urbix)社의 사업장에서 직원들이 흑연 정제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우르빅스)

SK온과 우르빅스는 배터리에 특화된 친환경 고성능 음극재를 연구ㆍ개발할 계획이다. 협약에 따라 우르빅스가 정제한 흑연을 바탕으로 한 음극재를 SK온이 개발 중인 배터리에 적용한 뒤, 그 성능을 함께 연구하고 개선해 나가게 된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르빅스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우르빅스는 흑연 정제 과정에서 불산, 염화수소 사용 없이 화확물질의 70%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SK온의 ESG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은 이외에도 안정적인 음극재 원소재 수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공급망을 다원화하는 등 구매관점에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호주 시라(Syrah)社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 각서를 체결하면서 IRA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 (좌) SK온 최경환 차세대배터리 담당(오른쪽)과 김찬형 한양대 공대학장이 2022년 11월, 서울 성동구 한양대 퓨전테크센터에서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 (우) SK온 진교원 사장(최고운영책임자, COO)(오른쪽)과 박승한 연세대 연구부총장이 2022년 11월,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에서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뿐만 아니라 SK온은 대전 차세대배터리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황화물계산화물계고분자계 등의 고체 전해질 및 고용량ㆍ고효율 실리콘 음극, 리튬메탈 음극 등도 독자개발하고 있다. 주요 연구 과제는 고체 전해질과 양극 핵심소재의 설계합성을 통한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 셀 수명을 늘리기 위한 리튬 보호층 소재 개발 등이다. 특히, 현재 센터에서 연구 중인 리튬메탈 음극재는 이론상 흑연·실리콘 대비 10배 높은 에너지 밀도 향상, 1/4 수준의 경량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2차전지에 필요한 핵심소재다.

친환경 음극재부터 고용량ㆍ고효율 음극재까지! SK온이 글로벌 음극재 시장에서 만들어 나갈 새로운 발자취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