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노우호 연구원은 3월 16일 자 보고서에서 “美 행정부가 유가부양 목적으로 전략 비축유를 최대 수준(7억 배럴)까지 구매하겠다는 계획(구매 가능량 7천만 배럴)을 언급했다”며 “유가부양을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은 단기 유가 반등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노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연말까지 국제유가의 추세적인 반등을 전망한다”면서 “이는 정유업종의 수혜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제마진의 구조적 개선 근거는 ▲OSP* 디스카운트 지속 ▲IMO 2020** 이행률 상승 등을 바탕으로 한 하반기 수요 정상화에 기인한다”며 “현 시점이 정유업종 비중확대의 적기라 판단한다”고 강조하면서 SK이노베이션을 최선호주로 선정했다.
(*) OSP(Official Selling Price) :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정부 공시 원유 판매 가격
(**) IMO 2020 : 174개국을 회원으로 둔 국제해사기구가 올해 1월 1일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한 규제
이에 앞서 IBK투자증권 함형도 연구원은 3월 13일 자 보고서에서 “급락한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3월 중에는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셰일 리그 수의 감소가 확인되는 4월부터는 변동성 축소와 함께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함 연구원은 “유동성 공급 기조가 이어지고, 저유가는 개발국들의 수요 증가 요인”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규 확진자 수 증가폭이 둔화되는 시점에서 수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공급 측면에서는 증산 리스크가 낮다는 점과 미국 셰일업체들의 리그 수 감소가 예상돼 유가반등이 이뤄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함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의 증산 발표와 함께 산유국들의 증산 가능성이 부각되며 급락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현재 사우디와 UAE(아랍에미리트)만 증산 계획을 발표했으나 러시아를 포함한 기타 OPEC(석유수출기구) 국가들의 여유 생산능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추가적인 공급측 충격은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어 “미국 에너지 조사기관에 따르면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의 손익분기점 가격은 44.9달러”라면서 “그 중 4개월 이상 생산 중이며, 30개 이상의 유정을 보유한 단지 중 15개 단지만 손익분기점 가격이 35달러 이하에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함 연구원은 “이미 유가 급락 후 미국 셰일 업체인 다이아몬드백 에너지(Diamondback Energy)와 파슬리 에너지(Parsley Energy)는 공급량 조절에 들어갔으며 연간 투자 규모도 축소하는 등 미국 셰일 리그 수의 감소가 진행 중이며 본격적인 감소세가 확인될 4월부터 유가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김정현 연구원도 3월 12일 자 보고서에서 “최근의 유가 급락과 관련해 다소 혼재된 의견이 엇갈리지만 공히 인정되는 부분은 ‘단기적 마진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정유업종의 경우 부진한 정제마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큰 폭으로 OSP를 인하한 것은 다른 중동 산유국의 OSP 인하를 유도해 중동산 원유도입 비중이 70%에 달하는 국내 정유사에 장기적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김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유가 급락으로 단기적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크지만, 최근 사우디의 4월 OSP 인하 결정은 장기적인 실적에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3월 6일,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 회의에서 러시아 반대로 감산 합의에 실패한 사우디는 다음날 석유증산과 함께 OSP를 배럴당 6~8달러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사우디가 이날 발표한 OSP 가격 인하는 20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 OPEC+ : 석유수출국기구회원 OPEC의 14개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10개로 구성된 주요 산유국 연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