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와 함께한 38년,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짜 이야기 –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
2022.08.02 | SKinno News

▲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의 2012년 초임 총반장 시절, 힐링 스테이를 마치고

 

정년퇴직을 앞두고 오랜 일터,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던 남자가 있다. 그의 뒤를 이어 일터를 지킬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일들을 하나씩 남기며 퇴직한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이다.

(*) FCC(Fluid Catalytic Cracking unit) : 유동상촉매분해설비

 

지난 1984년 10월, SK에너지에 입사해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이하 울산CLX)에서 약 38년을 몸담은 박인환 前 총반장의 소회를 들어본다.

 

Q1. 1984년 입사 이후 울산CLX와 어언 38년을 함께하셨는데, 그간의 시간을 보낸 정든 일터를 뒤로 하게 된 소감을 말씀해 주신다면?

 

인생의 절반을 울산CLX에서 보냈고, 여기서 만난 동료들과 함께했어요. 일하는 동안 힘든 날이 없지 않았을 텐데, 이상하게 좋은 기억만 떠오르네요. 특히 선후배들과 보낸 시간이 많이 그리워요. 총반장 인수인계 후 퇴직일까지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다행이었어요. 지난 시간을 찬찬히 정리할 수 있었고, 우리 Unit과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실천할 수 있었거든요.

 

Q2. 퇴직 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일’을 실천하며 보낸 날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소한 일들을 했죠. 매일 현장을 둘러보면서 청소하고, 공장 구석구석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를 뽑고는 했어요. 아침이면 혼자 조정실 옥상에 올라가 배수로를 청소하기도 했고요. 하절기 폭우가 시작되기 전에 미리 해 둬야 하거든요. 퇴직을 앞두면 마음이 남달라져요. 현장의 설비와 장치들을 둘러볼 때면, 나도 모르게 동료와 후배들의 안전을 기원하게 되더군요.

 

▲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앞줄 왼쪽에서 첫 번째)이 후배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Q3. 울산CLX 선후배 분들과 퇴직 전 특별한 시간을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네, 저에게는 울산CLX에서 만난 인연들이 아주 소중해요. 그동안의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퇴직을 앞두고 식사 대접을 하기로 마음 정했어요. 각 교대조별로 소박하게 석별의 정을 나눴습니다.

 

또한, 오랜만에 첫 근무지였던 NCC** 핫 섹션(Hot Section) 선배님들도 뵈었어요. 37년 8개월이라는 회사생활을 무사히 마치기까지 가장 큰 힘은 선배님들의 가르침과 사랑이니까, 회사를 떠나기 전 제 마음을 전하고 싶었거든요. 초대를 해놓고는 안 오시면 어쩌지 노심초사했는데, 많은 선배님이 기꺼이 응해 주셨고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습니다.

(**) NCC(Naphtha Cracking Center) : 나프타를 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전통 화학 설비

 

▲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그의 울산CLX 첫 근무처였던 NCC 핫 섹션(Hot Section) 선배들

 

Q4. 1984년의 울산CLX를 기억하는 분들이 한자리에 모이셨군요. 그동안 변한 것이 더 많겠지만, 여전히 남아 울산CLX를 지키는 가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주 많이 달라졌죠. 그때는 모든 장치를 수동으로 조작할 때니까요. 월급도 현금으로 받았고요. 월급날이 회식날이었어요. 기분 좋게 집에 들어가 아내에게 월급봉투를 건넬 때는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집들이, 돌잔치도 언제나 동료들과 함께였어요. 이번에 아재들끼리 모여 그 시절 얘기를 많이 했네요. 그런가 하면 애사심만큼은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구성원이나 올드 멤버나 같은 것 같아요. 선배님들께 여쭈니 아직도 기름은 SK에서만 넣으신다고 하더라고요. 하하!

 

Q5. 셀 수 없이 많은 일을 울산CLX에서 경험하셨어요. 그 중에는 위기도 있었을 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No.1 FCC 교대반장 시절, 리액터(Reactor) 관련 문제가 발생해 애를 먹은 일이 있었어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팀과 함께 TFT(Task Force Team)를 구성하고, 해외 출장까지 다니며 사례를 수집한 끝에 문제를 해결했어요. 그러고 나니 우리 Unit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해 있더군요. ‘위기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위기 극복 경험은 회사생활 내내 큰 힘이 될 거예요!

 

Q6. 10년 넘게 총반장으로 일하셨잖아요. 막중한 책임으로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2012년 총반장 보임 후, 정기보수를 준비하면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었어요. 충분히 준비를 했는데도 정기보수를 위한 셧다운(Shut-down) 시점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를 받았죠. 고민 끝에 팀장님과 상의를 했고, 힐링 스테이 프로그램을 추천받았어요. 거기서 “주위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자기를 바꿔라”는 강사의 말을 듣고, 뒤통수를 맞은 것 같더군요. 그렇게 제 마음을 회복한 후 무사히 정기보수를 치렀죠. 그때 찍은 사진이 아직도 제 책상 위에 있습니다.

 

Q7. 인생 제2막, 어떻게 계획하고 계시나요?

 

울산CLX에서 그동안 쌓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이런저런 구상을 하고 있어요.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활용해 안전관리자로 일해도 좋겠고, 베트남 최초의 정유공장인 BSR 파견 근무 경험을 살려 해외 기술사업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자연인이 되어 농사를 짓거나 해외에서 한 달 살기 등을 하며 유유자적한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합니다.

 

▲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후배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Q8.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답은 언제나 현장에 있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 잠깐 느껴지는 냄새로도 공정의 이상 유무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내가 담당하는 공정을 훤히 알고 있어야 해요. 인생에 대해서는, 각자가 모두 잘하고 있다고 믿어요. 다만 이제와서 보니 울산CLX가 내 인생의 큰 행운이었음을 비로소 알 것 같네요. 매 순간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말고 즐겁게 생활하기를 바랍니다!

 


 

울산CLX와 함께한 38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회사와 아쉬운 작별을 한 前 SK에너지 No.1 FCC생산2 Unit 박인환 총반장! 더욱 멋지게 펼쳐질 그의 인생 제2막을 응원한다.

 

 

관련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