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올해 들어 2분기 연속으로 5천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 반기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돌파하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지난 8월 4일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발표한 ‘2021년 2분기 경영실적(매출액 11조 1,196억 원, 영업이익 5,065억 원)’이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또한 같은 날 발표한 배터리와 E&P 사업 분할 결정이 기업의 ‘근본적 가치 및 사업 방향성(Fundamental)’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면서, SK이노베이션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KB증권 백영찬 연구원은 4일자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각각 증가했다”며 “높아진 시장 기대 수준에 부합했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실적호전의 배경은 ▲휘발유 수익성 상승 및 긍정적인 재고손익 발생, ▲배터리 사업의 영업적자가 큰 폭으로 축소, ▲유활기유 스프레드 확대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윤활유 사업은 정유사 가동률 축소 등 타이트한 기유 수급 상황으로 인해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전분기 대비 894억 원 증가한 2,26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자회사로 분할한 이후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업계에서는 윤활유 사업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신규 판매물량 확대로 매출액 6,30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매출액(3,382억 원) 대비 약 86% 증가하며,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5,236억 원에 이어 2분기 6,302억 원을 달성해 2분기 연속 5천억 원을 돌파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4분기에 1,443억 원으로 1천억 대를 넘긴 뒤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6천억 원을 기록했다.
백 연구원은 동일 보고서에서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고려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금번 물적분할은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향후 2~3년간 적극적인 배터리 증설 투자를 통해 선제적인 시장 확보가 배터리 기업가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물적분할을 통해 모회사(SK이노베이션)의 지원 아래 배터리 증설 투자를 할 수 있고,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재원 마련이 기업가치에는 충분히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1일, ‘1테라와트+α’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글로벌 Top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SK이노베이션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켜 가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최근에는 美 포드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은 다방면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박연주 연구원은 4일 자 보고서를 통해 “최근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고품질 배터리 업체가 제한적인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검증된 기술력과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보유하고 있기에 배터리 사업가치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유 및 화학 사업,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지분 가치 등을 감안할 때 SK이노베이션의 현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조현렬 연구원 또한 같은 날 보고서에서 “분할 등을 감안해도 경쟁사 대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가치는 60% 이상 할인돼 있다”면서 “극히 저평가된 사업가치는 배터리 수익성 개선을 촉매로 할인율이 해소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하이투자증권 전유진 연구원도 4일 자 보고서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현 주가는 배터리 사업가치를 전혀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하반기 좋아지는 정유 사업과 호시황이 지속될 윤활유 사업, 적자가 대폭 축소되는 배터리 사업 등 여전히 좋게 볼 요인이 많다”고 분석하며,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로 40만 원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