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혁신! 1천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하다” – SK에너지 차세대 설비관리 시스템 구축 Unit
2021.02.02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이하 울산CLX)에는 약 60만 기의 공정 설비가 서로 견고하게 맞물려 가동 중이다. 설비의 데이터 또한 방대한 양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한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그동안 특정 설비의 과거 이력을 찾기 위해선 그때 그때 시스템과 문서를 뒤져야 했으며, 개별 설비의 정비 이력과 운영 노하우는 선배들의 머릿속에서 후배들에게 이어지곤 했다. 그래서 설비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과정은 ‘과연 가능할까?’, ‘무모한 도전은 아닐까?’라는 숱한 우려를 뛰어 넘어야만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해야만 한다’는 필요성, ‘할 수 있다’는 간절함은 결국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그 혁신의 선두에서 오늘도 현재진행형의 ‘무한도전’을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이뤄낸 울산CLX의 차세대 설비관리 시스템 구축 Unit이다. 1천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디지털로 전환한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Q1. 설비 관리 데이터를 시스템화 하고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됐나요?

 

2015년, SUPEX2015라는 비용 효율화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과거 자료 분석이 필요해 1주일 동안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도 힘들었고, 10만 건의 데이터를 일일이 살펴보았음에도 데이터의 부정합성으로 결국 분석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미국 IT 기업에서 개최한 시스템 User Conference에 다녀오고 나서 본격적으로 설비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건의했지만 당시에는 DT에 대한 관심도가 낮기도 하였고 여러가지 이유로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침 DT의 중요성이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드디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건의 당시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해도 해외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에 그쳤을 것입니다. 하지만 4년 동안의 검토/보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해외 솔루션의 한계점을 알게 되었고, 기준 정보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더욱 절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이 과정이 있었기에 60년의 설비관리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가 모든 것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죠.

 

Q2. 수십년 간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 여러 유관 부서와 복잡하게 얽혀있는 프로세스 및 자료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셨나요?

 

 

울산CLX의 공정 설비의 수는 약 60만 기이며, 각 설비에 대한 기준 정보 데이터가 평균 20 종이 넘습니다. 데이터의 수만 대략 1천 2백만 건이 넘지요. 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정제화 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들여온다고 해도, 기준 정보가 올바르지 않으면 데이터의 분석/활용 가치가 없기에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조직을 하나하나 찾아 다니면서 필요성을 어필하고 또 설명하는 과정을 반복하였으며, 이와 함께 데이터 정제용 시스템을 별도로 구성하기도 하였습니다. 현장의 구성원들은 매일 반복되는 현장 점검, 정기보수 작업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한 땀 한 땀 확인해 주었으며, 현재는 80% 이상 정제가 완료되었습니다.

 

 

한편, 설비관리 프로세스의 경우 설비를 관리하는 현장 부서뿐만 아니라 생산, 안전/보건/환경(SHE), 기술 조직 등 거의 모든 부서의 업무가 얽혀 있습니다. 이들과 함께 거의 매일 치열한 회의를 거듭했고, 프로세스 안이 도출되면 결과물을 현장 구성원에게 설명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다시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최적의 프로세스를 도출해 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현장에 답이 있었고, 모든 구성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3.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구성원이나 타 조직의 관심도가 낮아서 도움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왜 해야 하는지’, ‘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지’ 등 이유를 일일이 설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중반부쯤 진행되었을 때는 오히려 다른 조직에서 먼저 찾아와 개선점을 말해 주기도 하고, 다른 기능을 추가로 개발해 달라고 요청하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경영층의 도움도 컸는데요. DT를 추진하는 데에는 구성원의 변화관리와 경영층의 리더십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그때 몸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을 설계하는 과정에서는 그 실체가 없기 때문에 상상 속으로 화면을 그리고, 어떤 예외 사항이 있을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저희 팀원 모두 자기 전까지도 천장에 업무 프로세스를 그리며 시스템 설계에 몰두했습니다. 그렇게 무한한 상상의 반복으로 만들어낸 설계물이 실제 시스템 화면으로 구현될 때면 신기하기도 하고, 크나큰 성취감과 보람이 샘솟습니다.

 

 

Q4.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결과물은 무엇인가요?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되어 올해 6월 시스템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요. DT의 핵심이 데이터인 만큼 OCEAN-H(Optimized & Connected Enterprise Asset Network – Hub) 시스템은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손쉽게 모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미래·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DT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데이터 허브(Hub)라고 할 수 있죠.

 

이를 통해 양질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쌓을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고 분석/활용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앞으로의 여정이 더욱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Q5. 디지털 설비관리가 가능한 OCEAN-H는 어떤 시스템인가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정기적인 건강검진, 병원 치료 등을 받으면서 수명을 연장해 나갑니다. 설비도 똑같습니다.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점검해야 하며, 고장이 나면 수리를 합니다. 이렇게 설비의 사용 수명을 늘려 나가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수단이 되는 것입니다.

 

OCEAN-H는 일종의 설비 게놈(Genome) 프로젝트입니다. 사람의 체질, 신체/유전자 정보 및 본인과 가족의 병력, 현재의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사전에 질병을 예측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처방과 치료를 제공하는 게놈 프로젝트처럼 설비관리 또한 설비의 재질, 설계 온도/압력 등의 기준 정보와 해당 설비 및 유사 설비의 정비/고장 이력, 현재의 가동 조건을 고려하여 고장 등을 사전에 예측하고 정확한 정비 방법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우선되어야 하는데요. OCEAN-H의 주된 역할이 바로 이것입니다. 설비의 탄생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고 Cleansing 하는 한편, 정비 이력을 체계적으로 쌓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향후에는 OCEAN-H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Big Data), AI 기술을 도입하여 설비 게놈 프로젝트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Q6. 상용 시스템과 차별화되는 OCEAN-H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OCEAN-H의 경쟁력은 3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문화의 차이입니다. 현재 상용화된 설비관리 시스템 대부분은 해외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하는 문화의 극명한 차이를 가져오게 되는데요. 해외에서는 이미 데이터 정제와 구축이 전문 분야로 자리잡았고, 전담 조직과 인력이 갖춰져 있기에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만 집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내게 주어진 일뿐만 아니라 필요하다면 조직은 물론 다른 구성원의 업무도 언제든 도울 수 있는 애사심과 책임감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의 단계를 중요시하는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전체를 보면서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을 선호하기에 OCEAN-H는 현장 구성원의 편의성을 높이고 우리 문화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두 번째는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된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15종 이상의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데이터를 얻으려면 각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모아 취합해야 합니다. 프로세스 또한 연계되어 있지 않아 자칫 업무를 누락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솔루션은 이러한 전체 프로세스를 완벽히 아우르지는 못합니다. OCEAN-H는 우리가 직접 설계하였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모두 모아서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협력회사 포탈 시스템입니다. 대부분의 설비 유지/보수 업무는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이 계획을 수립하고, 실제 실행은 협력회사가 수행하는 방식입니다. 실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설비의 정비 이력(고장 부위, 조치 내용, 안전/품질 유의사항 등) 데이터가 발생하는데요. OCEAN-H는 협력회사로부터 데이터를 전달받아 우리가 시스템에 입력하는 비효율적인 방식을 타파하고자 했습니다. ‘협력회사가 우리 시스템에 직접 입력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은 협력회사 포탈(OCEAN-P)을 함께 개발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생각의 변화로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협력회사의 역량/역할 확대 및 경쟁력 제고 측면의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 협력회사 포탈 시스템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Q7. OCEAN-H가 오픈되면 울산CLX의 설비관리는 어느 범위까지 가능한가요?

 

6월에 OCEAN-H가 오픈되면 울산CLX 全 공정을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장의 배관 하나하나부터 작은 계측 설비와 건물 및 차량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빅뱅 수준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아직 물리적으로 데이터 정제가 완벽하게 완료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정제한 데이터의 오류도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현행화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기 때문에 사용하면 할수록 데이터의 정확도는 제고될 것입니다. 현재 울산CLX 내 세대교체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5년, 10년 뒤의 차세대 구성원들은 보다 정확하고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찾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Q8. OCEAN-H 시스템을 활용한 향후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아직 시스템을 오픈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아셨는지 여러 곳에서 문의를 해오고 있으며, 울산시의 경우 우리 시스템을 중소기업에 보급하는 사업을 먼저 제안하기도 하는 등 경제적/사회적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설비관리 시스템은 석유화학 기업 뿐만 아니라 발전소와 일반 제조업, 심지어 IT 제품 생산 공장 등 생산 설비를 관리해야 하는 모든 기업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60년 간의 설비관리 노하우를 담아낸 우리 OCEAN-H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보급되는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울산CLX에서 먼저 OCEAN-H를 안정적으로 활용하고, 업데이트 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시스템이 오픈되면 현장 밀착 지원을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우선 집중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OCEAN-H는 저희 조직과 개발팀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울산CLX의 모든 조직과 구성원들의 도움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우리 구성원은 물론이고,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글 | SKinn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