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FC 안현범 선수가 득점 후 “오지마”를 외친 이유는?
2020.09.25

 

“골 넣었는데 오지마?!”

 

지난 9월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20라운드 ‘제주유나이티드FC(이하 제주UTD)’와 ‘부천FC 1995’의 맞대결은 제주UTD가 2대 0으로 완승했다. 그런데 전반 8분, 제주UTD의 윙백을 맡고 있는 안현범 선수가 선제골을 터트린 후 진기한 풍경을 연출했다. 화려한 세리머니 대신 동료들에게 두 손을 앞으로 뻗으며 다가오지 말라는 손짓을 한 것. 중계에 잡힌 그의 입모양은 “오지마, 오지마”였다. 안현범 선수는 주먹을 맞대며 동료와의 세리머니를 대신했다. 전반 13분 추가골을 터트린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 선수 역시 똑같은 동작을 취했다.

 

01 | ‘오지마 세리머니’의 탄생 배경은?

 

경기가 끝난 뒤 제주UTD의 팬들 사이에서는 ‘상대 팀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팀원들의 체력을 빼지 않기 위해서다’ 등 일명 ‘오지마 세리머니’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하지만 ‘오지마 세리머니’는 체력을 아끼기 위해 뛰는 걸 자제한 것도 연속골을 넣어 기쁨이 반감된 것도 또, 상대 팀을 의식한 것도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에 발맞춘 세리머니였다.

 

▲지난 19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제주UTD와 부천FC 1995와의 경기에서 제주UTD 안현범 선수(좌측)가 득점 후 ‘오지마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현범 선수는 “득점이 기쁘지 않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우리부터 조심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중계를 통해 지켜볼 팬들 역시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했다”며 “많은 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어렵게 K리그가 진행됐다. 항상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다. 서로가 배려해 하루빨리 경기장에서 만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동을 겪었다. 스포츠업계도 마찬가지다. 많은 희생과 노력 덕분에 K리그가 문을 열었고 관중과 함께하는 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다시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모두의 경각심이 필요한 시기. 제주UTD 선수단은 비록 몸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축구지만 접촉을 최소화해 모두의 노고를 헛되게 하지 말자는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제주UTD는 선수단과 함께 골 세리머니 뿐만 아니라 경기 전, 후를 비롯한 모든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제주UTD 선수단 및 관계자가 경기장에 입장하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발열 체크 및 손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02 | “2위 팀 오지마” – 제주UTD의 이유있는 질주?!

 

또한 ‘오지마 세리머니’에는 다이렉트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현재 2위 팀인 ‘수원FC’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겠다는 제주UTD 선수단의 강력한 목표 의식도 담겨 있다. SK에너지 축구단인 제주UTD는 최근 9경기 연속 무패(6승 3무) 행진과 함께 12승 5무 3패 승점 41점으로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제주UTD는 최근 6경기에서 17골이 터졌으며 최전방 공격수인 주민규 선수가 4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UTD의 ‘차세대 스피드 레이서’라 불리는 측면 공격수 이동률 선수도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해 제주UTD는 K리그2 우승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됐다.

 

1위인 제주UTD가 더 무서운 이유는 바로 탄탄한 공수 균형에 있다. 제주UTD는 리그 최다 득점 2위(36골)와 리그 최소 실점 2위(19골)을 기록하고 있다. 각종 지표를 보면 제주UTD의 강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현재, 제주UTD는 공격지역 패스 최다 1위(1,612개)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비 지역 패스는 최소 1위(1,263개)에 그친다. 역습 및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볼미스 역시 최소 1위(91개)다. 즉, ‘파이널 서드(경기장을 세로로 3등분 했을 시, 가장 상대편 진영)’를 적극 공략하면서 간결하고 정확한 후방 빌드 업으로 실점의 빌미를 최소화한다.

 

특히, 제주UTD의 스리백은 공격적이다. 정우재, 안현범 선수 등 윙백들이 파이널 서드 공간으로 대거 침투하고 패스의 줄기를 다채롭게 가져가기 때문에 공격 루트가 더욱 다양해졌다. 앞서 말한 최근 6경기에서 총 17골 기록을 비롯한 선수들의 연속골 행진 등 승리의 초대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찬스를 많이 만드는 축구’를 펼치고 있는 제주UTD의 남기일 감독

 

이는 제주UTD의 남기일 감독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상했던 ‘찬스를 많이 만드는 축구’가 그대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현재 공격지역 패스 전체 1위(222개)인 정우재 선수는 “확실히 다르다”며 “우리는 항상 상대의 ‘파이널 서드’를 중심으로 도전적인 패스와 강력한 압박을 가하고 또 다른 찬스를 노린다”고 말했다.

 

 

리그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제주UTD! 2위 팀인 ‘수원FC’의 추격이 여전히 거세지만 제주UTD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오지마 세리머니’에는 2위 팀에게 다가오지 말라는 뜻도 담겨있다.

 

 

K리그2 선두를 달리며 리그 우승까지 노리고 있는 제주UTD는 다가오는 9월 28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드래곤즈’와 맞붙을 예정이다. 우승을 향한 제주UTD의 뜨거운 질주를 응원한다.

글 | SKinn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