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치 급여명세서 속에 녹아 있는 삶의 흔적 – SK에너지 계기3 Unit 오세원 과장
2021.04.28

 

한 달에 한 번, 모바일 뱅킹 앱에서 계좌를 확인하는 대신 설레는 가슴을 안고 월급봉투를 열어보던 때가 있었다. SK에너지 계기3 Unit 오세원 과장이 모으고 있는 급여명세서에 찍힌 것은 숫자가 아닌 일과 땀, 삶의 지난 흔적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이하 울산CLX)의 발전과 변화의 세월도 그 속에 함께 간직돼 있다. 울산CLX와 함께 뜨겁고 치열하게 보낸 30년, 그 시간을 빠짐없이 기록해 온 오세원 과장을 만나보자.

 

Q1. 반갑습니다. 입사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급여명세서를 모아 오셨다고요?

 

네, 맞습니다. 1991년 5월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 제어부에 입사해 첫 급여를 받은 이후부터 2002년 6월까지, 10년 넘게 지류 급여명세서를 모아왔어요.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뀌고 난 후에도 매달 월급날이 돌아오면 급여명세서를 따로 출력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30년이 됐네요.

 

▲ SK에너지 계기3 Unit 오세원 과장이 30년간 모아온 지류 급여명세서 일부

 

Q2. 급여명세서를 모으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첫 월급을 받던 순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당시 계장님이 파란색 표지의 급여명세서를 건네줬고, 떨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열어보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 성취감, 그동안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 받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그 두근거림을 간직하고 싶어 매달 급여명세서를 모으기 시작했죠. 한 장 두 장 차곡차곡 쌓이는 급여명세서를 볼 때마다 보람도 커졌습니다. 점차 늘어난 급여액을 통해 회사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준 것 같아 뿌듯함도 더해졌고요. 지금도 가끔 꺼내 들춰보곤 합니다.

 

Q3. 급여명세서를 모으면서 느꼈던 보람은?

 

요즘엔 회사 온라인 시스템에서 급여를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고, 월급날에 계좌로 자동이체 되잖아요. 편리하긴 한데 뭔가 감흥이 덜하죠. 지류로 된 급여명세서는 일상을 감사히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습니다. 결혼 후엔 설렘을 아내와 공유하고 싶어서, 제가 먼저 열어보지 않고 아내에게 주고 확인하게 했어요. “고생했다”는 아내의 말 한 마디에 가장으로서의 뿌듯함과 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삶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죠. 지금도 급여명세서가 발급되면 출력해서 아내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Q4. 지난 30년 중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시기가 있다면?

 

아무래도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때겠죠. 입사한 후에 처음으로 회사의 상황이 어렵다고 느낀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때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급여는 변함이 없었어요. 회사가 모든 구성원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 작업노트를 작성 중인 SK에너지 계기3 Unit 오세원 과장

 

Q5. 이러한 일상 습관이 업무에도 영향을 주었는지요?

 

모으고 보관하는 것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 저는 No.3 CDU(Crude Distillation Unit),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정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했고, 지금은 계기3 Unit에서 NEP(New Ethylene Plant) 공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과거엔 다이어리에 작업 관련 내용을 메모하며 기록했고, NEP 계기정비 업무를 맡은 다음부터는 아예 작업노트를 따로 만들어 보관했어요. 현장에서 겪은 내용과 중요 자료를 기록한 노트인데, 나중에 유사 업무를 할 때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 시작했죠. 작업일지에 미처 담지 못하는 세세한 부분과 NEP 全 공정의 중요 작업 이력까지 담았어요.

 

▲ SK에너지 계기3 Unit 오세원 과장이 20년 넘게 꾸준히 기록해 온 작업노트

 

현재 계기3 Unit원들이 현장 업무에 이 작업노트를 활용한다고 하니, 제가 의미 있는 자료를 남겼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계기3 Unit 반장을 맡으면서부터는 인수인계서 형태의 업무노트도 작성하고 있어요. 작업노트와 업무노트에 한 글자 한 글자 기록한 제 경험이 후배들의 역량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이를 통해 성공적인 울산CLX 세대교체가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이 큽니다.

 

Q6.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계속 급여명세서를 모으시겠죠?

 

이번 인터뷰를 앞두고 급여명세서를 다시 꺼내 하나하나 펼쳐봤는데요. 제가 거쳐온 부서, 함께 근무한 동료들이 떠오르면서 ‘아, 이런 일이 있었지. 그때 그런 적이 있었지’ 하며 지난 30년 동안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성장하고 인정 받으며 보람 속에서 일하게 해 준 회사와 지난 시간이 감사합니다. 첫 급여명세서를 받던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울산CLX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 SKinn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