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자원의 변방에서 자원개발의 중심지 미국으로 가다
2014.05.29 | SKinno News

올해 4월,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석유생산광구 인수라는 성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해외에서는 엑손 모빌이나 BP 등 해외 메이저 기업들이 운영권을 가지고 있는 광구에 비 운영권자로 참여해온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해외 자산을 인수해 직접 운영을 하게 된 것이죠. 30년 만에 자원의 변방에서 석유개발 사업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에서 해외 메이저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이 쾌거의 중심에는 SK이노베이션의 Project 지원팀 함창우 팀장님이 있습니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열정과 패기만 있다면 우리의 역량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하는 함창우 팀장님을 만나 혁신의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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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유년시절을 보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목회자인 아버지를 따라서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되어 미국 위스콘신 주의 밀워키라는 지역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요. 아버지께서 한국 문화와 언어를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한국에 대한 책도 많이 읽고 한국어로 글도 쓰곤 했습니다.

로스쿨 졸업 후 변호사로써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컴퍼니에서도 일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되셨나요?
미국에서 한창 바쁘게 일하면서도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보탬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우연한 기회에 SK이노베이션 인터뷰를 하게 됐고, 그간 미국에서의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됐죠.

SK에서는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E&P (Exploration & Production, 석유개발)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은 대부분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요. 프로젝트 법률 자문이나 계약, 협상 과정에서 이뤄지는 Deal Souring, Deal Structuring 등 시작부터 끝까지 사업의 전반적인 지원과 운영을 담당하고 있죠.

E&P 사업에 대해 생소한 독자들을 위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E&P사업은 계약에서 시작해 계약으로 끝납니다. 사업 시작부터 계약 이슈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하고,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끊임없이 협상해야 하죠. ‘Deal Sourcing’이라는 것은 해외에서 우리가 사업할 수 있는 광구들을 찾는 것을 말합니다. 기술진들이 해외에 나가서 시찰하고 적합한 광구를 찾게 되면 그 광구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때부터 다시 협상과 계약을 진행하면서 여러 복잡한 절차들을 거치게 되는데요. 저는 사업 진행을 위한 계약들이 원만하게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M&A의 경우 두 회사가 합쳐지고 난 후 서로 합병, 통합 되게 하는 절차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존에 운영하던 것들을 인수한다는 것은 그 회사의 인력과 능력을 인수한다는 의미라서 서로의 기업 문화, 윤리관, 가치관 같은 것들을 하나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죠. 저는 그러한 과정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통하고 교류하는 중간 역할도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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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라호마와 텍사스, 이번 두 석유광구들의 인수가 우리 회사는 물론 팀장님께도 굉장히 의미 있는 프로젝트로 기억될 것 같네요.
1983년부터 SK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시작한 이래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생산광구를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더욱이 E&P사업은 150년 전에 미국에서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본고장인 미국에서 메이저 회사들과 함께 인사이더로서 우리 회사의 영향력을 키워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 지난 3년간의 여정이 험난했다고 들었습니다.
2010년 브라질 광구의 성공적인 매각 이후, 새로운 해외 자산을 찾아야 했지만 그 넓은 미국 땅에서 우리에게 적합한 광구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과제였죠. 미국 E&P사업에서 우리의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광구를 찾기 위해 3년간 많은 기술 인력들이 미국에 나가 2천 개가 넘는 회사를 검토했습니다. 광구를 인수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골드만삭스나 모건 스탠리 등 투자 회사에서 우리가 인수할만한 타깃 회사를 선정해오면, 그것을 보고 판단을 하는 것인데요. 주로 프리미엄이 높은 큰 자산인 데다가 조건도 맞지 않아 협상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찾아보자며 도전을 했습니다. 사실 미국 석유생산광구를 운영하는 회사에 대해 저희가 잘 알지 못해 작은 회사부터 큰 회사까지 살피다 보니, 거의 2천여 개가 넘은 회사들을 검토하게 됐죠.

비즈니스 문화가 다른 해외 기업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미국 남부 사람들은 굉장히 보수적이에요. 뉴욕이나 캘리포니아와는 달리 외부 인력에 대해서 배척도 강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강하고요. 그리고 석유개발 사업을 거의 100여 년 가까이 해 오면서 그들만의 내부 인맥이 구성되어 있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협상을 할 수도 없고, 사업을 성공시킬 수가 없겠다는 생각에 3년 동안 엄청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과 섞이고자 노력했는데, 좀처럼 좋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미국 내 좋은 계약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내부 인맥을 통해서 빠르게 이뤄지더라고요. 인수할 회사를 찾는 것도 어려웠지만 그 이후 이 계약이 성사되기까지의 스피드도 문제였습니다. 우리가 외국 기업이다 보니 내부 승인을 여러 차례 받아야 하고 정부 승인도 필요하고, 이런 것들을 외국에서는 기다려주지 않은 거죠. 골치 아프니 계약하기 싫다고 퇴짜를 여러 번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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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도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우리가 협상을 하면서 해외 기업들에 늘 자신 있게 이야기했던 SK의 도전정신과 패기였어요. SK는 작은 섬유회사로 시작을 해서 지금은 포춘지에서 선정한 500대 기업 안에 꼽힐 만큼 성장했고, 이러한 SK가 미국 E&P사업에 뛰어든다면 수많은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이런 의견을 피력하는 동시에 세부적인 승인 절차나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일일이 나열을 해서 그것이 끝나는 시간을 정했습니다. 시간 엄수를 철저히 하면서 단계별로 신뢰를 보여준 거죠. SK가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외국 기업이 아니라 무엇인가 가치를 높일 수 있고, 해외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는 것을 계속해서 설득했습니다.

고등학생의 두 자녀를 둔 중년의 가장이신데도 20대 청년 못지 않은 열정을 가지신 것 같아요.
제가 20대 후반 시절, 월가에서 하루 평균 18시간을 일했었어요. 거긴 워낙 치열한 분위기에서 모두가 바쁘게 일하니까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습니다. 지금도 일에 대한 열정은 그때 못지 않지만 사실 체력적으로 그게 잘 안돼요. 그래서 깨달았죠. 젊을 때 한 번쯤은 열정적으로 무엇인가에 매달려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라고. ‘성적보다 일을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평가가 진짜 평가다’ 라고 어느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시기도 했었는데요. 저는 사명감을 잃지 않고 5년, 10년 후에도 선후배들이 나를 인정해주었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서 열정과 노력을 다해 일을 계속해서 하고 싶어요. 그리고 저는 이것이 제가 가진 큰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제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스킬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준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리고 있죠

앞으로 또 어떤 비전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저희끼리 부르는 다른 명칭이 있습니다. 바로 Project Red River, 즉 붉은 강 프로젝트인데요. 미국 남부에 가면 오클라호마와 텍사스를 나누는 주 경계선을 따라 흐르고 있는 Red River라 불리는 강이 있습니다. 흙이 섞여서 실제로 붉게 보여요. 구성원들과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힘차게 흐르는 이 강을 바라보면서 붉은 열정과 패기를 잃지 말자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발판으로 더 많은 사업을 만들어내고요. 지금은 회사가 작은 자산을 인수했지만, 곧 이 플랫폼 자산을 통해서 우리 E&P사업이 넓어지고 SK이노베이션이 세계에 이름을 날릴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서 SK의 많은 후배들이 선진 기술을 습득하고 해외에 퍼져나가서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게 제 비전이고 목표입니다.

-Innovator 함창우 팀장의 이야기는 SK그룹 블로그(http://blog.sk.com/)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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