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저유가에 중동 산유국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일본중동협력센터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매출은 브렌트유 평균 가격 35달러/배럴 기준으로 2013년 대비 3분의 1로 급감하고 있습니다.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이 기존 중동 산유국들에 재앙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OPEC 산유국 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고, 저유가를 전제로 중동 산유국들은 예산 삭감, 보조금 축소, 에너지 가격인상, 법인세 인상, 대외자산 매각 등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포괄적 재정긴축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2013년~2014년-US DOE EIZ / 이란 2013년~2014년-OPEC>
‘감산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도 다른 국가들처럼 재정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S&P는 사우디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 낮추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사우디 정부는 기존 대형 프로젝트를 소형 프로젝트로 ‘쪼개’서 발주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메카의 지하철 발주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당초 토목과 지하철 시스템 구성, 철도차량, 연계 버스망 구성 등에 총 88억달러, 구간계획 및 토지보상에 27억달러로 발주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요. 올초 발표한 입찰계획을 보면 2건의 토목공사, 철도차량 구매, 연계 버스망 구성 등 4건으로 분리 발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형 프로젝트를 일시에 발주해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을 피하고 공기에 신축성을 높여 예산 조달을 여유있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메카 메트로는 당초 2015년말 입찰이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올 1분기 중 낙찰자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기존 대형 프로젝트의 소형화와 공기 연장이 햐후 사우디 정부의 주된 프로젝트 발주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재정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민자 활용 프로젝트 발주나 민관 합동 개발 방식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알제리는 산업다각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알제리는 전체 수출의 98%를 원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저유가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1997년 이후 가장 낮은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알제리 정부는 석유산업에 대한 국가 의존도를 줄이고 산업 다각화를 위해 제약, 자동차, 철강 등을 활성화시키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노동력 효율성 개선, 30%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 낮추기, 외국인 직접투자 유도를 위한 투자환경 개선 등도 알제리 정부가 추진하는 과제입니다. 이를 통해 2020년 경제성장률 3.2%를 달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라크는 세출예산 규모를 줄이되 세원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올해 세출예산 규모는 전년보다 13% 낮아진 896억달러입니다. 이라크는 현재 자국 내 400만명에 이르는 난민구호, 이슬람국가(IS) 반군과의 전투 등 지출요인이 많지만 저유가로 인한 세원 축소로 2년 연속 세출예산 규모를 줄였습니다. 이라크의 전체 세입 예산 중 석유 수출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적자 예산인만큼 예산 마련에 힘쓰고 있는데요, 자동차(5%), 휴대전화 통신요금(20%), 주류 및 담배(10%) 등 특정 품목에 소비세를 도입한 게 대표적입니다. 바그다드 등 주요 공항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에게도 이용료를 부과하고 재외공관 파견직원을 줄이는 등 지출요인 삭감도 병행 추진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코트라(KOTRA) 글로벌윈도우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