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 제재 해제 영향을 짚어본 바 있습니다. (▶ 관련글 보러 바로 가기)
그동안 지속적으로 축소해 왔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이제는 정유사들이 국내수요에 맞춰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만큼,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실제 이란산 원유 수입량(통관기준)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국내 주요 정유사 및 석유화학사 중 지난해 1월부터 올 2월까지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던 업체들은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SK인천석유화학 등 3곳이었습니다. 이 중 SK인천석유화학의 증가세가 뚜렷하네요. 지난 2월에는 315만배럴을 수입해 지난해 가장 많은 수입량을 기록했던 2015년 10월 120만배럴 대비 2.6배에 이르렀습니다. 이란 국영통신사 IRNA통신도 올 2월 한국의 석유 수입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4% 증가했고, 2월까지 연간 누적 수입량도 9670만 배럴로 지난해보다 20.8% 증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산 원유 수입이 증가한 것은 한국뿐이 아닙니다. 지난 3월6일에는 이란산 원유를 선적한 유조선이 대이란 제재 해제 이후 처음으로 유럽지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약 100만배럴 규모로 이란 출발 17일만에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에 도착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수출 물량 외에도 2월에 29척의 유조선이 이란산 원유를 선적했고 이 중 3척은 루마니아, 프랑스 등 유럽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란은 대이란 제재로 이라크,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게 빼앗긴 유럽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대유럽 원유 수출량을 늘린 미국과도 경쟁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은 제재 이전에 하루 약 40만배럴의 원유를 유럽으로 수출했는데요,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올 8월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200만배럴 수준으로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란 샤나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8일에는 자바디 이란 석유부 차관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180만배럴을 기록하고 있고 2016년(이란력 기준)에는 400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샤나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도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의 공급 증가 속도가 이라크를 추월해 2021년까지 하루 394만배럴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란은 자국 석유산업 발전을 위해 2020년까지 상류부문에 850억달러, 하류부문에 100억달러, 석유화학부문 800억달러, 천연가스부문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참고자료
– 뉴시스 “韓, 2월 이란 석유수입 100%이상 증가” 이란 언론”(2016년 3월25일)
–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