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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한 0% 세율 적용 요구
2015.11.24 | 유희곤 기자

■ 관련 업계, 정부에게 요청하다

정유업계의 사업자 단체 ‘대한석유협회’를 비롯한 관련 업계 단체들이 최근 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고 합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데 원료값이라도 낮춰달라”는 게 주된 요구였고 그 근거는 “해외업체에 대한 국내업체 역차별”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을까요?

지난 17일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7개 사업자단체는 정부에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지 말아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1%의 할당관세를, 수입 나프타에는 0%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형평에 어긋나는 역차별일 뿐 아니라 석유화학, 섬유, 타이어, 플라스틱, 화학섬유, 부직포 등 관련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정유 및 석유화학업계의 이슈가 된 나프타란 무엇일까요?

 

■ 나프타란?

나프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 석유화학산업의 주원료가 되는 석유제품입니다.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 같은 석유제품이나 천연가스를 원료로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톨루엔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산업입니다. 기초유분은 다시 합성수지(플라스틱), 합성섬유(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원료, 합성고무, 정밀화학 중간재 등을 제조하는 데 쓰입니다. 즉 나프타도 휘발유, 경유처럼 원유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고, 원유에서 만들어진 나프타는 다시 다른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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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프타의 생산과 소비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대부분 수입 원유로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을 만들죠. 그런데 휘발유나 경유는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은 반면 나프타나 액화천연가스(LPG)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래 표를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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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

 

위에서 보는 것처럼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은 생산량이 소비량보다 많습니다. 원활한 수급이 가능하다는 거죠. 하지만 나프타의 경우 국내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더 많습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체감이 되지 않지만 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는 대부분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나프타는 석유화학산업의 가장 보편적인 원료입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부족한 나프타는 수입할 수밖에 없겠죠? 지난해 기준 나프타 소비량의 약 45%를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생산하는 나프타를 위해 도입되는 원유에는 세금을 매기고, 해외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나프타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정부는 2007년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무관세를 적용해 왔지만 올해 초부터 국내에서 생산된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관세를 붙이고, 해외에서 수입되는 나프타에는 관세가 붙지 않도록 할당관세법을 개정했습니다.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1%, 액화석유가스(LPG) 제조용 원유에 2%의 할당관세를 각각 부과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는 올해 1100억~1200억원가량의 세수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 나프타를 둘러싼 업계의 목소리

당초 6월말까지 운영한 후 계속 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정부는 올 연말까지 이와 같은 제도를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업계에서는 “더 이상은 안 된다”면서 이번달에 건의문을 낸 거죠. 위에서 보신 것처럼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구조인만큼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업계뿐 아니라 이를 원료로 사용하는 업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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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협회는 지난 주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유사물품간 세율불균형 시정,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1996년부터 약 20년간 할당관세 제도를 적용하면서 수입 나프타와 동일하게 운용해왔지만, 올해부터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만 1%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수입 나프타에 비해 국내 생산 나프타의 가격이 높아져 국산과 수입 나프타의 수급 왜곡현상이 발생함은 물론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하는 전방산업까지 연쇄적으로 가격이 올라 생산량 감소와 물가상승이 불가피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산업경쟁력 강화와 역차별 반대를 이유로 지난해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업계의 요구를 정부가 과연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글 유희곤·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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